지난 7일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도서관이 휴관했다. 그러자 지하상가 만남의 광장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몰려든 100여 명의 노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람이 많이 모여있다 보니 지나다니는 사람들마다 무슨 행사가 있는지 묻기도 했다. 광주시 노인복지 현장의 서글픈 현실이다. 폭염에 노년층 들이 지상의 공원이나 무더위 쉼터가 아닌 지하상가와 지하철역으로 모이고 있다. 광주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기준, 최근 3년간 65세 이상 수송인원은 2021년 32만 5476명, 2022년 36만 7371명, 2023년 37만 4316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남일보가 취재에 나선 지난 8일에도 만남의 광장에서는 30여 명의 노인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지하상가가 시원한 것은 아니다. 만남의 광장 역시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열기로 인해 온도가 올라간다...
2023.08.09 17:41지난 7일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온열환자 사망자는 총 24명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간(6명) 대비 4배에 달한다. 감시체계를 운영한 지난 5월 20일부터 누적된 온열질환자 수는 1869명으로 지난해 동기(1270명) 대비 1.5배다. 또한 60세 이상 고령층은 745명으로 전체 온열질환자의 39.9%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치단체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무더위 쉼터다. 주로 그늘 밑에 만들어진 정자로 선풍기 등을 달아 시원함을 유지하도록 했다. 그런데 전남일보 취재진이 현장을 방문해 보니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한결같이 불만이었다. 선풍기를 달아놨지만 절도 등을 우려해서 천장에 달아 놓은 탓에 바람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무더위 쉼터는 광주 전역에 2075개소(실내 1667개소·야외 408개소)가 설치돼 있다. ...
2023.08.08 17:26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7호 태풍 란의 영향으로 방향을 바꾼 카눈은 10일 오전, 전남과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이날 대전과 서울을 지나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이 공개한 예상 진로대로 라면 광주·전남은 물론이고 수도권까지 한반도 전체가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민·관·군이 하나로 힘을 모아 선제적 대응에 나설 시점이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은 이날 오후 3시 일본 가고시마 남쪽 230㎞ 해상을 지났다. 중심기압은 970 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초속 35m에 이른다. 강풍반경 또한 290㎞로 한반도 전체가 포함돼 있다. 등급은 여전히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강’을 유지하고 있다. 기상청은 카눈이 10일 오전 3시 제주 서귀포 동쪽 170㎞ 해상을 지나, 곧바로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고 있다. ...
2023.08.08 17:26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257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서명했다고 한다. 대구와 광주를 1시간 내로 연결하는 ‘달빛고속철도’는 동서화합을 위한 영·호남의 20년 숙원사업이다. 법안 제정을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을 약속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지지부진했던 달빛고속철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7일 기자들과 만나 ‘광주∼대구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하기로 서명한 국회의원의 수가 지난 4일 현재 257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109명, 민주당 145명, 정의당 1명, 무소속 2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헌정사상 법안 공동발의자 수가 200명이 넘는 사례는 총 7번이 있었다고 한다. 광주∼대구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이 이달 중 공식 발의되면 헌정사상 역대 최다 의원이...
2023.08.07 17:29전국적으로 ‘묻지마 살인’을 예고하는 글들이 폭증하고 있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27분 온라인게임 채팅방에서 ‘내일 울산 북구 A초등학교에서 칼부림 예정’이라는 게시글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즉각 수사에 들어갔다. 해당 초등학교는 방학 중이지만 돌봄교실과 병설유치원 등은 운영 중이어서 혹시 모를 사건에 대비해 이날 하루 휴교에 들어갔다. 같은 날 오후 9시7분께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내일 2시에 제주공항 폭탄테러 하러 간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와 관련해 제주경찰청은 이날 특공대를 투입해 폭발물 수색 등 조사에 나서고 있다. 광주·전남에서도 살인예고 글은 올라왔다. 6일 광산구 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 각각 흉기를 들고 찾아간다는 예고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경찰은 고등학교 게시물 작성자를 특정해 검거했고, 초등학교 협박과 관련된 범행...
2023.08.07 17:29이쯤 되면 ‘대환장 파티’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이야기다. 6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최다참가국가인 영국 4400여 명, 미국 1500여 명, 싱가포르 70여 명은 7일까지 새만금 영지를 벗어나기로 결정했다. 폭염과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이다. 각 스카우트 대표단 역시 향후 진행방향을 논의하는 중이다. 이번 잼버리는 세계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이다. 무엇이 문제였나. 부실하고 안일한 운영 때문이다. 대회 시작 전부터 영지 내 침수가 빈번히 발생했고, 첫날에는 중고 화장실과 배급급식 등이 비위생적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럼에도 대책마련을 해야 할 시간에 책임 넘기기에 급급했다.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3개 장관이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조직위는 “전북도가 물을 빼내기 위해 펌프를 돌리면 하루 평균 5700여만 원이 들어 못하게 한다.”고 전북에게...
2023.08.06 17:11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과 소통하라’고 했다. 최근 벌어진 ‘묻지마’ 흉악 범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 철근 누락 사태 등으로 촉발된 사회불안의 1차적 책임이 정부에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도자의 덕목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각계각층의 국민을 만나 가감 없는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국민과 소통을 위한 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박 원내대표는 6일 취임 100일을 맞아 “국민 스스로 생명과 재산을 걱정하는 상황까지 왔다”며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대한민국의 전반적 퇴행이다. 사회 불안 위기의 책임은 1차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소통하기를 바란다”며 “겸손하게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면서 국민과 대화하는 것이 사태 수습...
2023.08.06 17:11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공사현장에서 입주예정자와 만나 현존 건축물 8개동 상가층(지상 1~3층)을 포함한 지상층을 모두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해체계획을 공식 발표한 뒤 20여일만의 계획 수정 발표였다. 지난달 현산 관계자는 “상가층과 주거층은 구조가 다를뿐더러 상가층을 포함한 건물에 명확한 결함이 있다기 보다는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주거층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건물의 지상 1~3층을 남겨두고 주거층만 해체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지난해 5월 4일 ‘전면철거 및 재시공’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었다. 해당 부분을 집중보도한 것은 전남일보였다. 취재기자가 현산의 발표 중 ‘존치물’이라는 단어에 의구심을 품으면서 시작된 보도였다. 보도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입주자들은 크게 반발했고 전문가들...
2023.08.03 16:04강기정 광주시장이 유럽 방문 소회를 밝히며 ‘미래에 대한 투자, 당장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광주가 지속가능한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중교통부터 도시 디자인, 기후위기 등 현안에 대한 각 분야의 사회적 합의와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래가 불안하고 불평등이 일상이 된 도시, 교통혼잡과 대기오염이 산재한 광주의 현실을 감안하면 다행한 일이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강 시장은 스페인과 독일, 스웨덴, 덴마크 등 4개국을 둘러본 성과를 공유하며 자전거도로나 쓰레기 소각장,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사회적 합의와 과감한 혁신을 강조했다. 시민 누구나 대중교통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동차와 도로의 과감한 수요 관리 정책도 주문했다. 시내버스 어린이 무료, 청소년 월 정기할인권을 비롯해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 시범지역 조성 등 실질적인 기후행동 수단을 만들어 가야 ...
2023.08.03 16:04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훼’ 발언으로 민주당이 또 다시 위기다. 계파 구분 없이 당내 질타가 쏟아지면서 출범 한달 여를 맞는 민주당 혁신위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한사람에게 1표를 주는 ‘1인 1표제’는 민주주의의 근본이다. 민주주의를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추구해야 할 민주당, 그것도 민주당을 혁신하겠다며 나선 이가 누구에게나 주어진 보편적인 1표의 가치를 폄훼한 것은 묵인할 수 없는 일이다. 당장 박광온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가고 하지 않겠다.”며 대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친명계 정성호 의원도 이날 “어르신들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보지만 자녀의 말을 인용함에 있어서 분명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파를 가리지 않는 쓴소리에 ‘당을 흔들 정도의 ...
2023.08.02 16:22정부가 지하주차장 철근을 빠뜨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의 명단을 공개했는데 거기에 광주 선운2지구가 포함됐다. 해당 아파트는 국민임대주택과 영구임대주택 단지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LH가 가난한 이들의 집을 만들면서 부실공사를 방치 혹은 못 잡아낸 것이다. 전남일보 취재에 따르면 현재 공사 중인 광주 선운2지구의 A-2블록인 국민임대주택과 영구임대주택 단지는 무량판으로 설계된 지하주차장 기둥 121개 가운데 42개인 34.7%의 기둥 철근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에 설계오류를 저지른 건축사사무소는 물론, 감리, 시공 단계에서 철근 누락에 대한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감리는 LH에서 직접 감독을 맡았다. 그럼에도 LH는 “지역본부에서 해당 내용을 정확하게 하자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며 “논의가 필요할 ...
2023.08.02 16:21장마가 끝나고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인명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집계를 시작한 이후 광주·전남에서만 80여 명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사람은 물론이고 농작물부터 가축까지 모두를 기진맥진하게 만드는 비정상적인 무더위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한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지역 온열질환자는 광주 25명, 전남 54명 등 79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도 20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대다수는 온열질환에 취약한 고령자로 대부분 밭일을 하러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이라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이들은 대부분 어지럼증과 탈진 등 온열질환 의심 증상을 앓다, 상태가 호전된 뒤 병원을 찾아 관련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지역 환자들은 다행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무사히...
2023.08.01 16:36일제강점기 시절 국외로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이 일본과 전범기업으로부터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한 채 고령으로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 1월1일 기준 일제강제동원 피해 생존자는 2013년 1만3854명에서 2023년 1264명으로 줄었다. 최근 10년 사이에 1만명 넘게 사망한 것이다. 남은 1264명도 절반 가까이가 96~99세(623명)다. 그 다음은 91~95세(417명)로 전체의 82%가 90대다. 100세 이상(215명)은 17%, 90세 이하(9명)는 0.7%다. 이들에게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실제 최근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동원된 김재림 할머니가 끝내 한을 풀지 못하고 고된 생을 마감했다. 김 할머니는 1944년 3월 화순 능주초 졸업 직후 미쓰비시 나고야항공기제작소에 동원됐다. 김 할머니는 배고픔 속에 강제노역에 시...
2023.08.01 16:36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91개 아파트 단지 가운데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적인 건설 기술 경쟁력을 갖고 시공 능력 또한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한국의 건설 현장,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공공주택을 책임져야 할 LH가 앞장서 후진국형 부실을 부추겨 왔다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인천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으로 꼽히는 무량판 구조로 시공한 아파트 91개 단지 가운데 10개가 설계 미흡, 5개는 시공 미흡으로 철근이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에서는 분양주택 4곳, 임대주택 4곳에서 부실이 발견됐고, 지방에서는 분양주택 1곳, 임대주택 6곳에서 부실이 드러났다. 여기에 정부가 민간 발주 아파트에 대한 안전점검을 더 늘릴 경우 철근을 누락한 아파트가 더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2023.07.31 16:24교권 추락에 대한 우려가 연일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서이초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이후 열흘이 넘었고 경찰의 수사와 교육 당국의 진상조사가 이어지는 중이다. 전국의 교사들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교권 회복을 부르짖고, 정부는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고 규정하는 모양새다. 정부의 말 처럼 학생인권조례가 문제인지, 아동 학대에 대한 과도한 처벌 규정 범위때문이지, 혹은 학부모들의 뜨거운 자녀 관심에 대한 학교 측의 방어체계가 전무해서인지는 아직 알수 없다. 확실한 것은 대한민국의 교사들은 지금 위험하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취합한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공립 초·중·고 교원 100명이 극단 선택으로 숨졌다. 학교급별로 초등학교 교사가 57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교 교사 28명, 중학교 교사 15명 순이었다. 더욱이 극단 ...
2023.07.31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