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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과 시간 속에서 ‘우리가 함께 한다’는 의미는 우리에게 어떤 가치로 인식되는가? 아마도 그 답을 찾기 전, 서로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기억과 경험들이 요즘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적일 상황일 것이라 생각 된다. 이것은 2020년 코로나(covid-19)를 겪어오며 개인의 삶과 질이 마을의 공동체 보다 더욱 중요하게 된 자연스러운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금 주목하는 올해로 두 번째, 양림골목비엔날레는 ‘마을이 미술관이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위드-코로나 시대의 민간과 주민이 함...
2023.05.07 14:17이번주 제 14회 광주비엔날레 공식 개막으로 광주의 많은 전시 공간들이 분주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해외 문화기관들이 참여하는 위성전시라고 불리는 ‘파빌리온’ 국가관 전시는 역대 9개국(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캐나다, 중국, 이스라엘, 폴란드, 네덜란드, 우크라이나)의 대표 현대미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 중 2023년 대한민국-캐나다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주한 캐나다대사관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캐나다 국가관은 ‘West Baffin Eskimo Cooperative(웨스트 바핀 에스키모 쿠어퍼레이티브)’와 광주시 남구 ...
2023.04.03 12:26여성의 몸으로 시작해 종교, 신화, 우주로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예술가, 키키 스미스(KikiSmith, 독일 태생, 1954~)는 미국 페미니즘 대표 미술가이자 1960년대 미니멀 조각가였던 토니 스미스의 딸이기도 하다. 작가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터부(taboo: 금기)시 되었던 여성 신체의 사실성과 보이지 않는 체액의 분비나 배설의 측면을 집요하게 탐색의 대상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업의 주제로 삼았다. 최근 종료 된 서울시립미술관 ‘키키 스미스’의 대규모 아시아 첫 개인전 ‘자유낙하 Free Fall’는 생명의 취약함...
2023.03.12 14:392023년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이하며 쓰는 38화 칼럼의 주제를 고민하며 현대 미술의 영역에서 잠시 벗어나 ‘문화’의 정의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문화(文化, culture) ’란? 사회에서 자연의 상태를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으로 의식주를 비롯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렇듯 재능 많은 토끼의 발랄한 기운처럼 작년에 이어 코로나를...
편집에디터 2023.02.05 13:54"글씨는 미술 작품이 될 수 있을까?" 흔히 극한 감정이나 아름다움의 감탄을 표현할 때 '도저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는 말을 쓴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할 때, 추상적 개념을 가리키는 기호로서의 글과 문자가 이미지를 증폭 시키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자는 사회적 약속이자 의사전달을 위한 기호이지만, 현대에 와서는 지시적 특성 외에 조형적이고 이미지 요소 자체로 기능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조선시대 '문자도'와 같이 기호로서 약속 된 형태나 소리로 발현되기도 하였다. 문자는 청각적 경험을 유도하고, 미술은 시각적 경험을 유도한다는 관념으로 추상적 이미지와 관념적 문자는 전통적인 전제를 넘어 상호 작용적인 특성을 구현하는 작품이 되기도 한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는 기원전(B.C) 15,000여년전에 그려졌으며 인류 최초의 회화적 기록으로 벽화은 그...
편집에디터2022.12.04 17:43'저스트스톱오일' 활동가들이 반고흐 '해바라기' 작품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는 시위를 했다_2022년 최근 빈센트 반 고흐의 가 환경단체 활동가들로부터 테러를 당하고, 뒤이어 는 지난 23일 독일 포츠담의 바르베리니 미술관에서 독일 기후 환경단체 '라스트 제너레이션' 소속 일원 2명이 작품 위에 으깬 감자를 부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이 감자를 투척한 작품은 클로드 모네의 는 지난 2019년 1억1천1백만 달러(한화 약 1천5백95억 원)에 낙찰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우리는 기후 재앙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토마토 수프나 으깬 감자가 그림에 묻는 것"이라며, "과학이 2050년이면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우리는 두렵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만일 그림에 토마토 수프나 으깬 감자를 끼얹는 것으로 화석...
편집에디터2022.10.30 17:152017년 영국의 미술 전문지 '아트 리뷰(Art review)'에서 미술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 된 미디어 아트 작가, 영화감독, 비평가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 독일 뮌헨 출생, 1966~)은 디지털 기술 기반의 데이터 사회를 성찰적 다큐멘터리 및 연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파리 퐁피두센터, 런던 서펜타인갤러리 등에서 주요 개인전 및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큐멘타에서 전시를 선보였으며 모마, 테이트 모던,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Moma), 퐁피두 센터, 노이어 베를리너 쿤스트 페어라인 등 주요 세계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었다. 〈스크린의 추방자들〉, 〈면세 미술: 지구 내전 시대의 미술〉 등 다수의 저서도 미술계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히토 슈타이얼의 작업과 저서에서 선보인 주요 개념은 '포스트 재현(Post-representati...
편집에디터2022.10.05 09:591971년 미국의 미술잡지 Artnews 1월호에 실린 에세이에는 미술사가 린다 노클린(Linda Nochlin)이 "왜 지금까지 위대한 여성 예술가가 없었는가?" 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은 당시 가히 혁명적이었다고 할 수 있었는데(사실 50여년이 흐른...) 지금도 미술사의 주 이론으로 적용되던 사고들은 현대 미술사에 권력으로 독점한 백인 남성들의 성차별적인 구조 뿐 만 아니라, 예술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로확장되어 사회적 이슈의 숙제로 남아있다. 노클린은 '예술이란 오로지 천재적 재능을 지닌 한 개인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 속에서 발생 한다.' 는 점을 지적했다. 여성 천재 미술가가 탄생할 수 없었던 근본적인 원인은 여성에게 불리한 사회 환경과 교육제도 때문이라는 것이 질문의 주요 관점이었다. 이후 '페미니즘feminism' 미술...
편집에디터2022.09.04 17:2020세기 이후 독일 미술사에서 비운의 천재 서양 현대 사상가였던 발터 벤야민(Walter Bendix Schönflies Benjamin, 1892~1940)은 제1차 세계대전 나치 정원의 야만의 문명 속에서 '문명의 역사는 새로운 몰락의 과정이다' 이자 '과거 속에서 희망의 불꽃을 점화할 재능을 요청한다. 과거를 역사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위험의 순간에 섬광처럼 스치는 어떤 기억을 붙잡는 것' 이라 말한다. 개인의 역사를 넘어 현대 미술사에 그 궤적을 남겼던 치욕적 과거 독일의 역사는 어쩌면 많은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현재까지 회개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자신의 작품 앞에서 이를 증명하는 현대 미술작가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1945년 독일)는 문화적 기억과 정체성의 다층적인 주제로 작업하는 것으로 잘 ...
편집에디터2022.07.31 17:10우리는 매일 도시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때로 이주를 하거나 지역과 도시를 이동할 때 경관과 풍경 그리고 음식으로 그 곳을 기억하기도 하고, 도시의 형상을 상징하고 기억하는데 대표적인 건축물을 손꼽기도 한다. 도시의 이미지와 인상을 좌우하게 되는 건축물과 건축 예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스페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 1852~1926)를 칼럼에서 소개한다. 안토니 가우디는 기존의 고전주의 건축 양식에서 벗어나, 나무, 하늘, 바람, 땅, 동물 등 자연의 사물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형태, 기능, 구조들을 참고해서 건축물을 설계하였다. 건축물을 살펴보면, 인위적인 직선보다 조화를 이룬 곡선들이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고 아르누보의 유행을 초월하여 근대에 살았던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을 건축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우디는 건축물에 자연을 ...
편집에디터2022.06.26 16:56민중 판화미술의 선구자 혹은 노동자와 농민 등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진실을 과장 없이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작품을 보여주었던 예술가 케테 콜비츠를 소개한다. 케테 슈미트 콜비츠(Käthe Schmidt Kollwitz, 1867~1945년) 은 독일 출신의 화가이자 판화가, 조각가이다. 그의 작품은 20세기 전반기의 인간 조건을 사실적이고, 애틋하게 묘사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불행한 사람, 가난과 전쟁의 피해자들, 노동자에게 관심이 있었고 이를 그림, 데생(drawing), 에칭(동판화, etching), 리소그래피(석판 인쇄, lithography), 목판화(woodcut) 등으로 표현하였다. 그의 초기 작업은 자연주의적 성향을 기반으로 시작하였지만, 후기 작품들은 표현주의적인 경향도 담겨져 있다. 인간의 죽음에 대한 깊은 애도와 평등, 평화, 자유를 향한 갈...
편집에디터2022.05.29 17:46언제나 그렇듯, 푸르름이 짙은 5월이 시작되었다. 올해 2022년 5월은 무슨 일들이 있을지 기대가 되면서도…. 언제나 그렇듯, 광주에서 5월을 맞이한다는 것은 언제나 많은 생각이 든다. 아직도 뉴스에서는 이 시기가 되면 '5·18 민주화운동 왜곡 대응' 관련 기사를 마주하게 된다. 42년의 간극 속에서 진정한 민주주의와 자유를 향한 우리의 움직임은 어디를 향해있나 상념에 잠기곤 한다. 인도의 환경 운동가이자 작가인 '아룬다띠 로이(Arundhati Roy)' 가 무차별적인 국가의 강 유역 댐개발로 인해 매 말라가는 나르마다(Narmada) 강을 바라보며 "나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예술가가 아닌, 저 강이 원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고 했던 간절함이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시대적 상징성이자 예술(예술가)의 태도와 관점을 다양하게 응시할 수 있게 한다. 우리의 역사는 누구의 소명이...
편집에디터2022.05.01 16:57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관람객이 "현대 미술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요?"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과연 현대 미술은 어디까지 한계를 지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스물아홉번째 칼럼을 써내려간다. 우리는 어떻게 '예술(ART)'이라는 도구를 통해 개인의 의식과 사회적 변화 나아가 삶으로 연결시키며 세상을 바꾸는 노력을 시도할 수 있을까? 그러한 생각은 자신의 삶과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 미술가이자 퍼포먼스 아티스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c, b.1946~)의 작업들을 떠올렸다. 그의 부모님은 구 유고연방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유고 건국에 앞장선 군인이었던,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1960년대 유고슬라비아 예술가로 활동하였다. 이후 1970년대 유럽전역으로 예술 활동 영역을 넓혔고, 기존의 시각예술의 정형을 깨는 삶과 죽음에 ...
편집에디터2022.04.03 16:46거듭되는 고난 속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던 3월의 따뜻한 봄이 시작되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은 신학기를 맞이하여 책가방과 설레임을 안고 개학이라는 교문을 넘어섰다. 하지만 매일 하교 후, 학교에서 나눠 준 코로나 자가진단 키트로 자가진단을 하며 설레임과 동시에 얻은 불안감 또한 떨칠 수 없는 심정이 못내 안타까울 따름이다. 28번째 '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는 봄을 그토록 기다렸던 예술가이자, 세계적이고 20세기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박수근을 소개한다. 얼마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성황리에 종료되었던 대규모 회고전시(2021.11.11.~2022.03.01.) 을 돌아보며 작가의 생애와 작품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박수근_나무와 두 여인_캔버스에 유채_130×89cm_1962년_리움미술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처음 진행되었던 박수근 회고전 전시는 총 4부로 가족...
편집에디터2022.03.06 14:15새해 첫 번째 만났던 책으로 인터스텔라(시대의 인물에 대한 조명을 통해 영감을 주는 디지털 경제미디어 인터뷰 콘텐츠) 김지수 문화전문기자 저서 이었다. 시대의 지성이며 현자(賢者) 이어령 선생(1934~)의 삶의 철학 그리고 지금 죽음을 마주한 인간의 고귀하고 강인한 생각을 거침없이 던지는 질문과 대화로 기록한 책이다. 그의 '죽음은 사라지는 것이 아닌,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는 덤덤한 말 속에는 하루하루 암의 고통과 싸우고 죽음과 가까워지고 있는 연약하지만 강인한 인간이 뿜어내는 통찰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연휴가 끝난 뒤, 변위 오미크론과 선거철의 혼란스러움을 잠시 덮고, 이번 칼럼에서는 인간 원론적 삶과 죽음의 질문을 던지는 예술이야기를 끄집어내고자 폴란드 출신의 유대인으로 개념미술가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Christian...
편집에디터2022.02.06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