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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Adam)을 기억하는가. 90년대 후반에 데뷔한 국내 1호 사이버가수다. 당시 아담의 세계관(사이버 매트릭스월드)에 따르면, 인간 여성을 사랑해 사이버 세계를 떠나 현실로 왔다고 한다. 키 178cm에 몸무게 68kg, 동양인과 서양인의 얼굴 중에서 청소년이 좋아하는 부분만 따다 합성한 외모. 훈남 프로필을 가진 한 아담의 정규 앨범 1집은 무려 20만장의 앨범이 팔리며 크게 유명세를 탔다. CF광고모델로 섭외되거나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등 아담의 인기가 높아지자 사이버 여대생, 사이버 기자 등도 우후죽순 탄생했다. 그러던...
2023.05.11 18:14인간은 태어나 누구나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 변하지 않는 원칙에 의해 역사 안에서 ‘불멸의 삶’의 의미와 영생을 얻고자 하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기도, 허무맹랑하기도 했다. 대륙의 어느 국가에서는 말 그대로 늙지도, 죽지도 않고 영원히 살아 있는 것 자체를 영생이라고 여겼고, 한 종교에서는 그저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이 아닌 모든 죄로부터 해방된 구원의 자유를 영생이라고 칭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영원히 산다는 것을 추상적인 개념에 가둬 두지도, 끊임없이 노화하는 인간의 신체에 국한하지도 않게 만들었다. 인공지능(...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2023.04.13 16:33“ChatGPT로 짧은 소설 하나 써봐.” 그날도 지면 기사를 막느라 대충 ‘네네’ 하고 말았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벌써 사이버펑크 마감이다. ‘소설 쓰려고 언론사 들어온 건 아닌데요….’ 괜한 반항심 섞인 맘도 잠시, 정말 어쩌지. ChatGPT(챗GPT)가 뭔지도 모르는데. 부랴부랴 인터넷에 검색도 하고 유튜브도 찾아보니 대충 애플의 시리 같은 인공지능이라는 거다. 대신 시리보다 더 많은 데이터와 복잡한 알고리즘으로 자연어 구사부터 업무나 과제에 사용 가능한 논문, 보고서까지 응답한다는 것. 알겠는데, 도저히 기승...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03.02 16:08평소에는 온순하고 차분해도 핸들을 잡는 순간 난폭해지는 운전자는 많다. 누군가가 갑자기 끼어들거나, 본인이 끼어드려는데 옆차가 양보해주지 않는다거나, 단순히 길이 좁거나, 갑자기 뒤에서 경적을 울리거나, 반대편 차선에서 상향등을 키거나, 앞차가 급제동을 하거나 등. 도로에선 별별일이 벌어진다. 운전할 때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설문조사가 진행된다면 1위는 평행주차가 아니라 바로 ‘화내지 않기’가 될 확률이 높다. 사정없이 화를 내다가도 일순간 마음이 경건해지며 배려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은 더러 있다. 비상상황외에도 사...
최황지 기자 2023.02.02 14:53서여운 편집에디터. 한국 SF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젊은 소설가 김초엽 작가는 아득히 떨어진 머나먼 미래와 우주에서 정상성의 개념을 묻고 있다. 과학기술이 더 발전한 그곳에서는 행성 간 이동이 가능해 외계인과 교류할 수 있고, 태어나기 전부터 인간의 외모 성격, 특기를 디자인할 수 있다. 죽은 사람의 생전 기억을 데이터로 변환해 영원히 만날 수도 있으며 힘들고 위험한 일은 로봇이 대신한다. 상상만으로도 신비한 미래의 공간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마음만 먹으면, 영원히 행복해질 수 있는 그곳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아니, 그곳에도 이들이 있을까? 더 발전된 과학기술은 이들에게 차별, 소외, 억압과 같은 일을 겪지 않게 해줬을까? 어쩌면 이 물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디스토피아로 규정해야 하는가, 고민하는 그 ...
도선인 기자2022.11.03 18:18영화 '돈룩업' 포스터. 뉴시스 "Don't Look Up"(위를 보지마) 넷플릭스 영화 '돈룩업'은 '소행성 충돌'이라는 지구의 위협 앞에 놓인 인류의 모습을 냉소와 풍자로 묘사한 작품이다. 소행성이 지구로 돌진하는 대재앙 속에서도 위험을 직시하지 않고 회피하다가 뻔한 결말을 맞이하는 인류의 모습이 과장되고 우스꽝스럽게 그려진다. 10㎞의 소행성이 6개월 뒤 지구와 충돌하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다. 이같은 끔찍한 돌발 상황을 앞두고 인류는 핵을 장착한 우주선을 지구 바깥으로 쏘아올려 소행성을 폭발시키려는 계획을 세운다. 만약 이 우주선이 목표물을 정확히 맞춰 소행성이 궤도 수정으로 지구를 비껴간다면 영화 제목은 다소 희망적인 'Look Up'이었겠지만 불행히 영화 제목은 다소 비관적이고 우울한 'Don't Look Up'이다. 소행성 충돌 시나리오는 SF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최황지 기자2022.10.06 18:05오전 7시를 알리는 생체 알람 소리에 A가 몸을 일으키고 영양캡슐을 삼켰다. 왼쪽 손목에 이식한 비접촉식 칩은 밤사이 업데이트가 끝났다. 애완로봇이 따뜻하게 데워진 커피와 충전이 완료된 태블릿을 갖다주면 쇼파에 앉아 주요 뉴스를 읽는다. '인공안구 이식으로 50년 만에 눈 뜬 시각장애인'. 'CEO의 전자지갑에 손댄 노동자 구속'. A는 몸을 일으켜 잘 다려진 정장을 입었다. 쌀쌀해진 날씨에 맞게 자동 온도 조절 기능이 작동 돼 금방 몸이 따뜻해졌다. 주차장으로 나온 A가 차량에 손목을 갖다 대자 잠금 장치가 해제됐다. "120번째...
양가람 기자2022.09.01 18:06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러브, 데스+로봇'의 시즌3이 최근 공개됐다. 에피소드들은 미스터리, 호러, SF, 전쟁, 괴수, 스팀펑크,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로 나뉘는데, 유일하게 시즌1부터 이어지는 세계관을 갖고 있는 '세 대의 로봇'이라는 에피소드에서는 멸망한 인류의 도시를 바라보는 로봇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세 대의 로봇'에서는 'K-VRC'라는 귀여운 모습의 로봇과 안드로이드형 로봇인 'X-bot 4000', 그리고 정보를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11-45-G'가 등장한다. 이들은 인간이 멸종한 디스...
곽지혜 기자2022.08.04 16:562021년 FIFA 온라인에서 부활한 30살의 스트라이커 Kiyan Prince. 세계보건기구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면서 한때 국내에서는 게임 논쟁이 일었다. 당시 방영된 '게임을 질병의 원인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한 토론방송은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지금도 회자된다.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한 패널에게 주장의 인용 근거를 묻자 "저희는 일반인이라 굳이 그 논문까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라는 원천봉쇄 성격의 논리적 오류성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상에서 어느새 풍자적 의미로 쓰이는 '일반인 드립'의 시초가 바로 한국에서 게임 논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현재 '게임 이용 장애'라는 정식 질병코드(6C51)는 도박 중독(6C50)과 같은 분류인 '중독성 행위 장애'에 등록되어 있다. 개정된 질병코드는 올해 2022년부터 적용되며 이 때문에 각국 보...
도선인 기자2022.06.30 17:07스페이스X의 팰컨9이 우주 미션을 완료한 뒤 정해진 착륙지점에 수직 착륙하고 있다. 스페이스X 공식 홈페이지 "지구는 인류의 요람이죠. 하지만 요람에 영원히 머물 수는 없어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죠. 별들이 있는 우주로 나아가 인간 의식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해야 합니다. " 가상화폐 좀 투자해 봤던 사람이라면 자다가도 치를 떨 인물이지만, 우주 덕후들 사이에선 영웅 칭송을 받는 일론 머스크가 직접 한 말이다. 머스크는 우주를 향한 거대한 꿈을 담대하게 실현하고 있다. "달에 기지를 건설하고 화성에 도시를 세울 겁니다." 머스크가 입버릇처럼 되새기는 꿈이 현실로 성큼 다가온 듯 하다. 그 중심에는 머스크가 2002년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있다. 테슬라의 대주주이지만 어릴 적부터 타고난 '우주광'이었던 머스크가 페이팔을 매각하고 세운 스페이스X는 20년이 지난 현...
최황지 기자2022.05.12 11:56국사책을 펼치면 19세기말 조선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세도정치시기엔 지역차별과 삼정의 문란으로 굶주린 백성들이 많았고, 민란도 끊이질 않았다. 고종 즉위 이후 흥선대원군 섭정기엔 쇄국정치로 '고립된 나라'가 되었다. 만약 이때 나라 빗장을 열고 외국의 문명과 각종 기술을 받아들였더라면 오늘날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세계사 교과서에는 동시기 많은 기술적 발전을 이뤄낸 서구의 모습이 담겨있다.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통해 자연 선택에 의한 생물 진화를 제시했고, 1861년 루이 파스퇴르는 '자연발...
양가람 기자2022.04.14 17:09사진을 찍듯 책의 페이지 모습을 그대로 각인시키는 암기법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공부를 하는 학생, 업무를 처리하는 직장인, 연구를 거듭하는 과학자까지. "이 모든 것을 머릿속에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은 인간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상상이다. 기억이라는 것은 영원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은 가변(可變)의 존재지만, 인류는 그 기억을 저장하고 또 원할 때 꺼내볼 수 있기를 꿈꿨다. 그래서 기억을 지우고, 되찾고, 저장해 옮겨놓는 소재는 SF 장르는 물론, 모든 드라마나 영화, 소설의 단골이기도 하다. 기술 발전에 대...
곽지혜 기자2022.03.14 14:35전남일보가 새해를 맞아 독자들에게 선보인 무지개 제호 NFT. 전남일보 자료사진 전남일보가 뜨거운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시장에 뛰어들었다. 참전해 보니 NFT에 관한 여러 논란들이 실감이 됐다. NFT 시장의 들쑥날쑥한 흐름과 과열 양상, 나아가 NFT 시장이 어떤 지속가능성을 갖게 될지 짐작되는 부분이 있다. 확실한 건 전남일보 NFT 도전은 나름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전남일보가 NFT 발행을 각오하고 콘텐츠를 선택할 때, 회사 구성원들은 이론의 여지없이 무지개 제호를 꼽았다. 전남일보의 2019년 10월25일자, '빨주노초파남보'로 색칠된 무지개 제호는 신문의 얼굴인 1면을 장식했다. 광주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던 퀴어문화축제를 존중한다는 의미의 제호였다. 정론을 통한 진리추구를 상징하는 검은색 제호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제호로 1면을 장식한 것이...
최황지 기자2022.02.03 18:19영화 '어나더 어스(Another Earth, 2011)'의 한 장면 마이크 카힐 감독의 영화 '어나더 어스(Another Earth, 2011)'에는 '쌍둥이 지구(제2의 지구)'에 가고 싶어하는 여주인공 로다가 등장한다. '제2의 지구 탐사 프로젝트'에 지원한 로다는 순간의 사고로 일가족을 사망케 하고, 죄책감에 '살아남은 자' 존의 주위를 맴돈다. 양 쪽 지구가 서로를 관측할 수 있게 된 4년 전은 로다가 존의 가족에게 교통사고를 낸 시점이다. '깨진 거울 이론'에 따라 로다는 제2의 지구에서는 사고가 나지 않아 존의 가족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로다는 제2의 지구행 티켓을 손에 쥐지만, 결국 존에게 티켓을 양보하고 제1의 지구(현재)에 머문다. 그리고 허름한 옷을 입고 있는 자신과 달리, 멀끔한 옷을 차려입은 또다른 자신과 조우한다. 역사적으로...
양가람 기자2022.01.06 17:53'오래된 미래' 웅장한 모래사막, 끝을 알 수 없는 지평선과 능선만이 시야를 가득 채우는 아라키스는 척박한 황무지다.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역설적으로 등장하는 기계 문명이 묘하게 대비되며 현 인류의 2만년 후쯤 되는 미래의 세계관을 관객들에게 파도처럼 몰아넣는다.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최근 개봉한 영화 '듄'에서는 이 사막 행성을 포함한 우주의 여러 가문과 세력이 등장한다. 각 행성의 생태계와 그 안에 구성된 신분 사회, 종교 문화, 절대적 가치를 지닌 물질과 영웅의 탄생까지, 듄의 방대한 세계관은 SF 장르 추종자들은 물론 전 세계 영화광들에게 신드롬을 일으키기 충분해 보였다. 듄은 SF 문학의 고전으로 불린 총 6권 분량 원작 소설의 방대한 세계관과 복잡한 서사 때문에 많은 감독들에게 영화상으로 구현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히면서도 쉽사리 도전할 수 없는 '독...
곽지혜 기자2021.12.02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