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팰컨9이 우주 미션을 완료한 뒤 정해진 착륙지점에 수직 착륙하고 있다. 스페이스X 공식 홈페이지 "지구는 인류의 요람이죠. 하지만 요람에 영원히 머물 수는 없어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죠. 별들이 있는 우주로 나아가 인간 의식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해야 합니다. " 가상화폐 좀 투자해 봤던 사람이라면 자다가도 치를 떨 인물이지만, 우주 덕후들 사이에선 영웅 칭송을 받는 일론 머스크가 직접 한 말이다. 머스크는 우주를 향한 거대한 꿈을 담대하게 실현하고 있다. "달에 기지를 건설하고 화성에 도시를 세울 겁니다." 머스크가 입버릇처럼 되새기는 꿈이 현실로 성큼 다가온 듯 하다. 그 중심에는 머스크가 2002년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있다. 테슬라의 대주주이지만 어릴 적부터 타고난 '우주광'이었던 머스크가 페이팔을 매각하고 세운 스페이스X는 20년이 지난 현...
최황지 기자2022.05.12 11:56국사책을 펼치면 19세기말 조선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세도정치시기엔 지역차별과 삼정의 문란으로 굶주린 백성들이 많았고, 민란도 끊이질 않았다. 고종 즉위 이후 흥선대원군 섭정기엔 쇄국정치로 '고립된 나라'가 되었다. 만약 이때 나라 빗장을 열고 외국의 문명과 각종 기술을 받아들였더라면 오늘날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세계사 교과서에는 동시기 많은 기술적 발전을 이뤄낸 서구의 모습이 담겨있다.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통해 자연 선택에 의한 생물 진화를 제시했고, 1861년 루이 파스퇴르는 '자연발...
양가람 기자2022.04.14 17:09사진을 찍듯 책의 페이지 모습을 그대로 각인시키는 암기법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공부를 하는 학생, 업무를 처리하는 직장인, 연구를 거듭하는 과학자까지. "이 모든 것을 머릿속에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은 인간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상상이다. 기억이라는 것은 영원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은 가변(可變)의 존재지만, 인류는 그 기억을 저장하고 또 원할 때 꺼내볼 수 있기를 꿈꿨다. 그래서 기억을 지우고, 되찾고, 저장해 옮겨놓는 소재는 SF 장르는 물론, 모든 드라마나 영화, 소설의 단골이기도 하다. 기술 발전에 대...
곽지혜 기자2022.03.14 14:35전남일보가 새해를 맞아 독자들에게 선보인 무지개 제호 NFT. 전남일보 자료사진 전남일보가 뜨거운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시장에 뛰어들었다. 참전해 보니 NFT에 관한 여러 논란들이 실감이 됐다. NFT 시장의 들쑥날쑥한 흐름과 과열 양상, 나아가 NFT 시장이 어떤 지속가능성을 갖게 될지 짐작되는 부분이 있다. 확실한 건 전남일보 NFT 도전은 나름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전남일보가 NFT 발행을 각오하고 콘텐츠를 선택할 때, 회사 구성원들은 이론의 여지없이 무지개 제호를 꼽았다. 전남일보의 2019년 10월25일자, '빨주노초파남보'로 색칠된 무지개 제호는 신문의 얼굴인 1면을 장식했다. 광주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던 퀴어문화축제를 존중한다는 의미의 제호였다. 정론을 통한 진리추구를 상징하는 검은색 제호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제호로 1면을 장식한 것이...
최황지 기자2022.02.03 18:19영화 '어나더 어스(Another Earth, 2011)'의 한 장면 마이크 카힐 감독의 영화 '어나더 어스(Another Earth, 2011)'에는 '쌍둥이 지구(제2의 지구)'에 가고 싶어하는 여주인공 로다가 등장한다. '제2의 지구 탐사 프로젝트'에 지원한 로다는 순간의 사고로 일가족을 사망케 하고, 죄책감에 '살아남은 자' 존의 주위를 맴돈다. 양 쪽 지구가 서로를 관측할 수 있게 된 4년 전은 로다가 존의 가족에게 교통사고를 낸 시점이다. '깨진 거울 이론'에 따라 로다는 제2의 지구에서는 사고가 나지 않아 존의 가족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로다는 제2의 지구행 티켓을 손에 쥐지만, 결국 존에게 티켓을 양보하고 제1의 지구(현재)에 머문다. 그리고 허름한 옷을 입고 있는 자신과 달리, 멀끔한 옷을 차려입은 또다른 자신과 조우한다. 역사적으로...
양가람 기자2022.01.06 17:53'오래된 미래' 웅장한 모래사막, 끝을 알 수 없는 지평선과 능선만이 시야를 가득 채우는 아라키스는 척박한 황무지다.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역설적으로 등장하는 기계 문명이 묘하게 대비되며 현 인류의 2만년 후쯤 되는 미래의 세계관을 관객들에게 파도처럼 몰아넣는다.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최근 개봉한 영화 '듄'에서는 이 사막 행성을 포함한 우주의 여러 가문과 세력이 등장한다. 각 행성의 생태계와 그 안에 구성된 신분 사회, 종교 문화, 절대적 가치를 지닌 물질과 영웅의 탄생까지, 듄의 방대한 세계관은 SF 장르 추종자들은 물론 전 세계 영화광들에게 신드롬을 일으키기 충분해 보였다. 듄은 SF 문학의 고전으로 불린 총 6권 분량 원작 소설의 방대한 세계관과 복잡한 서사 때문에 많은 감독들에게 영화상으로 구현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히면서도 쉽사리 도전할 수 없는 '독...
곽지혜 기자2021.12.02 17:54슬픈 개구리를 아십니까 방울 같은 눈, 소시지같은 입술을 가진 개구리 페페는 인터넷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였다. 큼지막한 두눈에 눈물이 흐르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의 개구리가 됐고, 게슴츠레 뜬눈에 미소를 머금으면 세상에서 가장 음흉한 개구리가 됐다. 나의 휴대폰과 노트북에는 페페 사진첩이 따로 마련돼 있다. 페페의 기쁨, 분노, 절망이 담긴 표정들을 일일히 저장해두고 채팅방에서 써먹는게 재미였다. 페페의 얼굴은 은근히 불쌍하고 우울해보여서 유저들의 마이너한 감성들을 표현하는 데엔 제격이었다. 유저들이 자주 쓰는 슬픈 표정의 개구리는 너무나 유명한 '밈'이라 나는 해외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레어템'을 찾아나서기도 했다. 그러던 나는 내가 사용하는 페페의 사진이 모두 가짜란 사실을 알았다. 아니, 진짜 페페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나에겐 더욱 놀라웠다. 페페는 미국의 인디...
최황지 기자2021.11.04 17:28스르륵. 무언가 엄청난 속도로 내 귓바퀴를 훑고 지나갔다. 지중해를 바라보며 우아하게 와인 한 잔 넘기려던 찰나였다. 내 꿈을 방해한 저 녀석을 가만두지 않겠다, 다짐하며 눈을 번쩍 떴지만 엄청나게 시커먼 더듬이를 보자 온몸이 굳어버렸다. 한참 동안 눈싸움하던 녀석이 날 비웃듯 책상 위에 올려둔 식빵으로 돌진했다. '저건 안돼! 오늘치 내 식량이란 말이야.' 녀석보다 빨리 식빵을 쟁취해야 한다는 생각에도 식은땀만 흐를 뿐 쉽사리 손이 뻗어지지 않았다. 그 순간,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 채워졌다는 알림이 울렸다. 알라딘에게 요술램프가 ...
양가람 기자2021.09.30 18:27미국 10대들의 자해율과 자살률이 높아진 것은 소셜미디어를 활발하게 사용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라고 한다. 국내에서 역시 1990년 중반에 태어난 세대들에게 소셜미디어 활동은 중학교 때부터 일상의 한 부분이 됐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공유하거나 관심사를 표출하고 사회에 의미 있는 의견들을 나누고자 소셜미디어를 활용한다. 간혹 남들과 공유하려는 목적보다는 '일기'처럼 나의 순간을 기록하기 위함이 목적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과연 묻고 싶다.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고 싶은 내용을 굳이 SNS를 통해 기록하는 이유가 있는지. ...
곽지혜 기자2021.09.16 18:10제페토 타지마할 맵에서 셀카 기술이 만들어내는 세상은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답이 무엇이든 팩트는 우리가 가상의 세계에 살고 있단 것이다. 가상의 세상은 허구가 아닌 실존하는 현실이며 그 안에서 인간은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내고 있다. 격주 금요일마다 연재될 전남일보 칼럼 '사이버펑크_가상에 있다. 고로 존재한다.'는 기술이 만들어낸 세계관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인간과 기계의 지속가능한 공존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맨발로 구찌 매장 들어가기 제페토를 깔았다. 피노키오에 나오는 목수 할아버지의 이름이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MZ세대가 아니거나 메타버스를 모르고 있다. 휴대폰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제페토'는 전세계 2억명의 유저가 사용하는 가상세계를 말한다. 어플을 다운받으면 'MZ세대의 놀이터'라고 불리는 가상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제페토에 입장하기 ...
최황지 기자2021.09.02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