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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 의회

    "첨단기업·인재 동시육성 없인 청년 이탈 못막는다"

    '청년이 머무는 광주'를 만들기 위한 광주시의 바람은 요원하다. 지역 청년들의 '탈(脫) 광주'를 막기 위해 출범한 광주글로벌모터스(이하 GGM)는 성공적인 생산라인 구축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지만 저임금을 보존하기 위한 주거·보육 등이 담긴 사회적 임금이 턱없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이끌 인재 육성에도 '지방'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윤석열 정부의 전국 대학내 반도체 학과 신설 등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반도체 관련 대기업의 계약학과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광주·전남은 2곳 뿐이고 이마저도 학생수를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오죽했으면 강기정 광주시장이 영·호남 '반도체동맹'을 통해 첨단 기술 인력 확충에 나서자고 주장하고 있다. '청년이 머물는 광주'는 강 시장이 이끄는 민선 8기의 최대현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취임 후 첫 월요일에 친환경 자동차 부품클러스터와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연달아 방문했다. GGM은 광주형일자리 1호 사업이며, 친환경 자동차 부품클러스터 등 미래차 부품 공장은 광주시가 추진중인 광주형일자리 시즌2다. 모두 광주시가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 현장이다. 그러나 광주형일자리 시즌1인 GGM의 경우 캐스퍼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반쪽 성공'이 우려된다. 완성차를 출시한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사회적 임금 완성이 여전히 요원해서다. GGM은 지난 2019년 법인 설립 후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광주시가 21%, 현대차가 19% 등의 지분을 갖고 공동 출자했다. 동종업계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광주시 등이 주거·보육·의료 부문을 지원해 실질임금을 높이는 방식이어서 '광주형일자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노사민정 합의 당시 광주시가 약속했던 복지 약속은 아직까지 완성되지 않았다. 이런 불만에 일부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타 시도로 떠나고 있다. 직장인들의 익명 어플인 '블라인드'에는 GGM에 대한 성토가 이어진다. "급여가 적고 복지도 없는 데다 워라밸이 없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회사", "복지 생각하고 온다면 오지 않는 걸 추천한다" 등의 혹평이 주를 이룬다. GGM 노동자들은 당초 최대 주 44시간 평균 연봉 3500만원에, 동종업계 임금 부족분은 사회적 임금인 약 700만원꼴로 보전 받기로 했으나, 현재 GGM 내부에서 받는 사회적 임금 부분은 1년에 약 160만원꼴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수혜자 비중이 적어 광주시가 좀 더 보편적 복지 혜택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GGM의 한 관계자는 "현재 내부엔 20~30대 노동자가 많으니까 주거비용 보전이 절실하다"며 "젊은층들은 집을 마련하는 것이 힘드니까 그런 부분에 대한 주거비 지원을 광주시가 약속했었다. 여러 이유로 주거비 지원이 불가능하면 임대주택 지원 사업도 고려하라고 요청했지만 그마저도 이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광주시가 추진중인 AI 중심도시도 미래 먹거리 산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AI 인재들은 여전히 태부족이다. 전남대, 호남대 등에 AI 관련학과가 만들어져 있지만 신설된지 얼마 안된 상황이어서 졸업생 배출은 아직이다. AI와 관련된 연계산업화를 담을 시스템 반도체학과도 절실하다. 하지만 광주·전남에서 반도체 전문학과는 전남대와 목포대뿐이다. 문제는 인재육성에만 치우칠 경우 첨단인력의 이탈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재육성과 기업유치가 동시에 이뤄져야 양질의 일자리, 청년 유입이라는 효과를 거둘수 있어서다. 실제 광주시는 현장에 즉시 투입할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해 인공지능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내 AI관련 기업이 부족하다 보니 양성인력들의 수도권 이탈현상이 뚜렷한 상황이다.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인공지능사관학교를 통해 인재육성에 나서는 것은 탁월한 전략이지만 졸업생들은 대부분 수도권으로 취업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여러 기업들이 광주에 있으면 수도권 유출도 적을 것이다"며 "기업 유치와 인재 양성은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하면 안된다.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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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군별뉴스

    채소 가격 폭등에 생산자도 소비자도 '울상'

    가뭄으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가파르게 오르던 채소 가격이 장마철까지 맞물려 폭등하고 있다. 대부분의 채소가 시장경제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으로 보름동안 2배 이상 오르는 건 예삿일이다. 하지만 올해 가뭄, 일손부족에 장마까지 더해져 3배 이상 치솟아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중간소매업자 뿐 아니라 음식점에서도 채소값 인상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기준 1만5235원에 팔리던 적상추 4㎏의 도매 가격은 지난 4일 4만3360원을 기록했다. 1년 전(1만9548원)보다도 50% 이상 뛴 셈이다. 배추 10㎏의 도매가격은 평균 1만2600원으로 1개월 전(1만366원)보다 약 6%나 올랐다. 1년 전(6648원)과 비교해도 약 50%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작황의 호황으로 생산량이 증가해 가격이 폭락했던 양파(15kg 기준) 역시 1년 전(1만338원) 가격보다 60% 이상 오른 2만2540원을 웃돌고 있다. 대부분 2배 이상 상승한 채소 도매가격에도 농가들은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에 처했다. 무안군에서 상추 농사를 짓고 있는 김 모(48)씨는 "채소 가격이 오르면 파는 사람은 좋을 거라 생각 하지만 그거야 작황이 좋고 생산량이 많을 때 이야기다. 올해는 파는 사람들도 죽을 맛"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5월부터 최근까지 지속된 가뭄으로 대부분의 채소가 극심한 생육부진 현상을 보였고 이는 곧 생산량으로 이어져 평년보다 60%에 못 미치는 출하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상추 가격이야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아 매일, 매달 다르긴 하지만 올해의 경우 생산과 수확이 어렵고 코로나19로 외국인 일손까지 줄어 어느 때보다도 수확이 더디다"며 "외국인 노동자를 구해 쓴다 해도 10만원이 훌쩍 넘기 때문에 노동자 일당을 빼면 남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가뭄을 넘겼더니 이번에는 장마와 태풍이라는 장벽이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가뭄은 어찌저찌 넘겼다 치더라도 이제부터 장마라는데 겁부터 난다"며 "조금씩 내리면 다행이지만 폭우가 내리기라도 하면 사실상 올해 채소 농사는 망쳤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간 소매업자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광주 서구에서 중형마트를 운영 중인 이 모(37)씨는 "가격이 많이 오르면 파는 입장에서도, 구매하는 고객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며 "대부분 잎채소 가격이 보름 새 두 배 이상 껑충 뛰어 올랐다. 상추와 배추는 그나마 양반이다. 가격이 더 오른 열무나 치커리 등은 아예 매입할 생각을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채소 가격 폭등에 ' 쌈에 고기를 싸 먹는 게 아니라 고기에 쌈을 싸 먹어야 할 판'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고깃집 등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애가 탄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손님들의 상추 더 달라는 요청에 쓴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김승호(48)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 이제야 좀 매출이 오르나 싶었는데 이제는 원재료 값을 걱정해야 한다"며 "금(金)추라는 말은 매년 나오는 얘기지만 자영업자들이나 신경 쓰지, 손님 입장에서는 신경 쓸 일도 아니지 않나. 요즘엔 '상추 더 주세요'라는 말이 제일 무섭다"고 토로했다. 장마철이 후에도 한동안 채소 가격은 안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장마 기간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가 올여름이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관측되면서 농산물 수급 위험도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폭염이 장기화됐던 2018년에도 잎채소, 여름 과일이 화상을 입거나 병충해를 겪어 가격이 폭등한 바 있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가뭄으로 인해 여름철 주요 채소류가 공급 감소로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해당 점검팀을 통해 현장 기술 지도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며 "정부는 관계 기관과 협력해 사전 정비와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고 농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수급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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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공안경찰에 아들 죽었는데, 수사도 책임자도 없었다"

    2022년 6월, 공안 경찰에 의해 가족을 잃었던 유가족들은 40여 년 만에 다시 끔찍한 기억을 되살려야 했다. 행정안전부가 이른바 '내부무 치안본부'라 불리는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이 느끼는 경찰국은 1980년 수많은 민주 투사와 죄 없는 시민들을 감옥으로 보낸 신군부 치하의 '공안 경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당 공권력에 사망… '신호수 열사' "경찰에 억울하게 누명 쓰고 끌려가고… 아들은 그들에게 죽임을 당한 거지요. 그런데 아무도 잘못했다고 인정을 안 합디다." 36년 전, 공안 경찰에 끌려간 뒤 동굴에서 발견된 여수 출신 신호수 열사의 아버지 신정학 씨는 들끓어 오르는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986년 차가워진 아들의 시신을 마주한 뒤, "한을 풀어주고 싶다"는 이유로 오랜 시간 아들의 진상 규명을 위해 싸웠다. 신 열사의 죽음은 '장흥공작'이라는 명칭의 간첩 조작 사건 때문에 발생했다. 그는 1986년 6월11일, 예전에 살던 집의 장판 밑에 '불온삐라(북한 불온선전물)'가 있었다는 이유로 서울 서부경찰서 공안 형사들의 표적이 됐다. 그러나 이 삐라는 신 열사가 방위로 근무할 당시, 포상휴가를 받기 위해 모았던 것으로 범죄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었다. 경찰은 인천에서 가스배달업체 종업원으로 일하던 신 열사를 영장 없이 연행했고, 이후 8일 만에 고향인 여수 대미산의 한 동굴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을 '자살'로 종결했다. 아버지 신씨는 그날 이후 아들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 2009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정부(경찰)가 무리하게 신호수를 간첩으로 조작하는 과정에서 가혹행위를 해 그가 숨지자 자살로 위장한 것'으로 진실 규명을 결정했다.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도 '신호수의 사망에 공권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규명했다. 의문사위 보고서에는 '해당 장소(대미산 동굴)는 변사자가 자살할 끈을 묶을 곳으로 선택했다고 보기에는 부자연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고 기록돼있다. ●"피해자 트라우마 재생산 우려된다" 아버지 신씨에게 '행안부 경찰국 신설'이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그에게는 경찰이 정부 권력에 충성하던 시절의 악몽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내 '억울한 사람이 생기면 안 되는데…'라고 되뇌이던 신씨는 "시대가 많이 흐른 만큼, 이전처럼 너 나 없이 잡아가는 일은 없을 거다. 그러나 제일 걱정되는 것은 아직까지 진상 규명되지 않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신씨는 이어 "아픔을 꺼내기 싫어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피해자들이 여전히 많다. 앞으로 이들의 억울함을 푸는 데 어려움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진실화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인권침해·조작의혹 사건 규명' 신청인 수는 2457명에 달한다. 아직도 신씨와 같은 아픔을 겪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여기에 자신의 피해 사실을 호소하지 않은 이들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부분은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기조차 두려워한다. 실제로 취재 과정 중 신군부 피해자 측 여러명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이들이 인터뷰를 거절한 가장 큰 이유는 '트라우마'였다. 보수 정권 시대에, 아울러 정부와 경찰의 연결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지난날의 아픔을 꺼내고 싶지 않다는 얘기였다. 진화위 관계자는 "실제로 많은 피해자들이 트라우마로 인해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거나 밝히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인터뷰를 꺼리는 게) 그 이유 때문이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심리 전문가는 이번 경찰국 신설 추진이 '유가족들의 트라우마를 재생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군사정권) 국가가 '데모할 것 같이 생긴' 젊은이들을 영장도 없이 매일 체포하던 시절 아닌가"라며 "'지금은 군사정권이 아니니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는 개인마다 그 지점이 다 다르기 때문에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속칭 '치안본부로 돌아간다'는 말 자체도 이미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들춰낸 '방아쇠'가 됐을지도 모른다"며 "(경찰국) 설립 이후 실생활이나 언론에서 (트라우마가) 체감된다면, 과거 정부·경찰에 인권 탄압을 당했던 피해자들이 더욱 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피해자 지원 단체는 '경찰에 정권의 입김이 작용해선 안된다'고 제언다. 단체는 "경찰의 중립·독립성이 훼손된다면 누가 믿고 자신의 피해를 말하겠나"면서 "과거 경찰 개입 사건에 대한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경찰국 설립이 우리 국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민감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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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브로커요? 전 '엄마'라 불리고 싶어요"

    "공감 많이 되죠. 유기가 많을 때는 아침마다 보호소 문 앞에 포대기에 싸인 아이가 있었어요. 겨울이면 추울까, 여름이면 더울까. 맘 졸였죠." 저마다 사정으로 갈 곳 없는 아이들이 짧게 3개월, 길게는 1년 넘게 잠시만 지낼 수 있는 광주영아일시보호소. 아이들은 이곳에서 새로운 가정과 만남을, 지도원 선생들은 헤어짐의 시간을 보낸다. 100% 엄마의 품과 같을 순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잠시나마 아이들은 부모의 부재를 이곳에서 잊을 수 있다. 칸 영화제에서 배우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브로커'는 가정에서 키울 형편이 안돼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를 둘러싼 이야기다. 극 중에서 송강호와 강동원은 아이의 양부모를 찾는 브로커로 등장하는데, 광주에서 영아일시보호소가 지난 1976년 개소한 이래 이러한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브로커라는 말보다 아이들 엄마로 남고 싶어요." 1990년 광주영아일시보소호에 입사한 23살의 앳된 아가씨는 셀 수도 없는 수많은 아이들의 엄마를 자처했다. 부모의 따뜻한 품을 모른채 질병을 앓는 아이들을 보며 정작 본인도 가슴을 졸이고 앓으면서 수많은 밤들을 지새웠고 어느새 원장이 됐다. 강춘심 원장은 "CCTV가 많이 생기고 인식이 바뀌면서 요즘 유기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도 "유기가 많을 때는 아침마다 문 앞에 포대기가 놓여 있었다. '꼭 데려오겠다'는 쪽지는 있지만 대부분 이곳에 맡겨지면 부모가 다시 아이를 찾는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유기 사례는 줄었지만, 이곳에 오는 아이들의 사정은 더 가슴 아픈 경우가 많다. 학대 및 방치, 결손가정, 미혼부모가정, 빈곤, 실직 등의 이유로 매년 40여명의 아이들이 이곳에 맡겨진다. 베이비박스를 둘러싼 여론은 두 가지 '최악의 선택 막는 최소한의 안전망'과 '죄책감 없이 아이를 쉽게 버린다'로 나눠 논란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논쟁은 무의미할 정도로 시급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영아는 보통 만 3세까지의 아이를 가리키는데, 5살이 될 때까지도 광주영아일시보호소를 떠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갈 곳이 없어서다. 코로나19 여파와 입양에 앞서 출생신고를 하도록 하고 입양이 법원 허가제로 바뀌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입양을 희망하는 가정도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6~2019년 600~800명 수준을 유지하던 입양 아동 수는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 492명으로 대폭 줄었다. 2021년 입양 아동 수는 415명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광주영아일시보호소를 퇴소한 38명의 아이 중에서도 입양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 퇴소 아이들은 △귀가조치 4명 △양육시설, 그룹홈 등으로 시설전원 26명 △가정위탁 3명 △기타 5명으로 조치됐다. 2017년 출생인 정은별(가명) 양도 경기도 군포시의 한 베이비박스를 통해 맡겨졌으며 인근 지역에서 수용할 곳이 없어 광주까지 오게 됐다. 발견 당시 '제대 후 꼭 찾으러 오겠다'는 쪽지가 함께 있었지만, 1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 네 살이 될 때까지 보호소에 머물렀다. 강 원장은 "데리러 오겠다는 말이 있으면 일단 임시 보호 개념으로 데리고 있어야 하는데, 결국 귀가조치가 안되면 입양을 보내거나 양육시설로 보내야 한다"며 "특히 은별이는 신장 쪽에 문제가 있어 입양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선천적으로 건강 문제가 있어 일반 양육시설로 보내기도 걱정돼 네 살이 될 때까지 돌보던 중 위탁가정 센터로 보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 중 하나는 맡겨진 아이들의 특성상 출산 여건이 안되는 상황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제대로 된 건강관리가 안 된 만큼 신생아 때부터 폐렴 증상이 있다거나 면역력이 취약하다거나 일반 가정의 아이들보다 건강이 좋지 않다. 현재 광주영아일시보호소에서 보호하고 있는 아이들 37명 중 15명이 저마다 성장에 있어 건강상 문제가 있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들어온 유하민(가명) 군은 구개골이 파열된 채로 태어나 긴급 상황에서 관내 대학병원에 입원까지 했지만, 퇴원하고 성형수술 때까지 하민이를 전문적으로 간호할 인력이 없다. 이에 대해 강 원장은 "보호소에도 지도원 선생님들과 간호사, 영양사 등 전문 인력이 있지만, 특히 중증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영양, 간호, 재활 파트에서 일대일로 전담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며 "광주에 중증장애 영아들을 일시 보호할 수 있는 전담 시설이 필요하다. 이는 일반 양육시설과 다른 개념이다"고 간절한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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