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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마지막 글을 쓰게 되었다. 2019년 2월부터 4주마다 한 편의 글을 써 왔다. 쓴 횟수를 헤아려보니 이번 글까지 총 27회에 달한다. 그동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시립미술관 등에서 개최된 대형 전시들, 그리고 우리 지역 사립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에서 개최된 전시들 중, 동시대미술의 관점에서 이슈가 될 만한 전시를 선별하여 그 전시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조명해왔다. 동시대미술은 난해한 미술이 아니라 오히려 매우 상식적인 미술이다. 그런데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미술 전문가들도 동시대미술에 대해 어렵다고 오해하고 있어서 이...
편집에디터2021.03.21 14:36류재웅-월출산-천황봉에서, 2019, 80x200cm, Oil on canvas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이라는 이름으로 G&B갤러리 이전 기념 개관 전시(2.9.~4.12.)가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과 전남도립미술관에서 풍경을 그리는 중견 작가 각각 7명씩을 추천하였다. 유화, 아크릴 등을 사용한 풍경화뿐만 아니라 전통 매체인 먹과 종이를 사용한 산수화도 함께 전시된다. 이번 기회에 오늘날 제작된 풍경화가 어떤 예술적 가치를 지닐 수 있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오늘날 우리 대부분은 아름다운 장면이나 풍경을 좋아한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 간직하고 싶은 장면을 찍고 간직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어떤 경우에는 스마트폰 앱 덕분에 실제 눈으로 본 장면보다도 훨씬 아름다운 장면이 찍혀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이런 첨단 과학 시대에 작가가 엄청난 시간과 노고를 들여서 풍...
편집에디터2021.02.07 13:49김신윤주-one heart1-전경 광주시립 하정웅미술관에서는 전시(20.12.8.~21.3.21)가 열리고 있고 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전시(20.11.20.~21.3.14)가 열리고 있다. 두 전시 모두 '생태'(ecology)를 전시 주제로 삼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상황에서 모든 생명체가 서로 공생 혹은 먹이 사슬 관계에 있다는 의미에서 '생태'는 우리 모두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전시가 생태에 관해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동시대미술 전시는 그 이전의 미술 전시와는 다르다. '순수 미술'(fine art) 개념이 형성된 이후 미술 전시는 '진리의 은유'로서 미를 보여주는 역할을 수행하였고, 세월이 흘러 낭만주의 이후에는 미술가의 천재성을 보여줌으로써 예술적 감수성 ...
편집에디터2021.01.10 13:52오지호 추경 1953 캔버스에 유채 50X60 은암미술관에서 색다른 전시회가 열렸다. 광주문화재단과 공동 주관한 한국 서양 화단의 거목, 오지호 화백의 아카이브 전시 (12.4.~12.13.)이 개최되었다. 아카이브 전시란 작가와 관련된 리플릿, 신문, 드로잉, 사진 등 보존할 가치가 있는 기록이나 자료를 수집하여 관람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작가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전시이다. 어쩌면 아카이브 전시는 동시대미술의 발전에 가장 필요한 미술 실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동시대미술에서 중요한 것은 세계를 읽는 다양한 시선을 제공하는 것인데, 아카이브 전시는 기획자가 의도한 새로운 맥락에 따라 아카이브 자료들을 재배열함으로써 해당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다른 시선으로 읽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 아카이브 전시를 계기로 한국 근현대미술의 선구자이자 광주 서양화...
편집에디터2020.12.15 14:45강운 작가-1.마음 산책(A walk through Mind)_162x130.3cm Oil on canvas 2020 오늘날 추상회화는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 하늘과 구름을 서정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 한국 대표작가로서 입지를 굳힌 강운 작가의 전(9.18~10.31)이 문화공원 김냇과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는 전에 볼 수 없었던 단색조 추상회화로 채워졌다. 그리고 예술공간 집에서는 20년 동안 추상회화에 천착해온 송유미 작가의 전(10.20.~10.29.)이 열렸다. 이 두 추상 전시를 통해 스펙터클한 미디어 작품과 설치 작품들이 대세인 오늘날 추상회화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추상회화의 시작은 그림이 유리창을 통해 보는 것처럼 대상의 실제 모습과 일치해야 한다는 생각을 포기하면서부터이다. 서구 르네상스 이후 '눈에 ...
편집에디터2020.11.17 14:55공성훈, 무궁화와 비행기구름 등, 2014 미술비평과 전시기획은 콘텐츠라는 점에서 볼 때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한 작품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즐거움은 다양하다. 예컨대 한 작품에서 삶의 위안을 얻는 감상자도 있고, 이와는 다르게 화면 색들의 극적인 배열에서 즐거움을 찾는 감상자도 있다. 미술비평이 한 작품의 다양한 장점 중 하나를 찾아서 하나의 논리로 작품 가치를 정당화하는 작업이라면, 전시기획은 기획자가 의도한 특정 관점에서 전시된 작품들을 읽어 달라고 요청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비평가든 전시기획자이든 자신이 주장하려는 특정한 예술적 가치가 있어야 하고 이것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있는지의 여부가 그 콘텐츠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미술비평이나 전시기획은 작품의 가치를 설명해주고, 작품들을 효과적으로 감상하게 도와주는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비평이나 전...
편집에디터2020.10.20 14:17부지현, 궁극공간-멈춤, 2020, Mixed media, 1800x1000cm 오늘날 미술비평 방식은 모더니즘 시대와는 다르다. 미술비평가를 와인 소믈리에처럼 민감한 감각의 소유자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비평가는 일반인 따라올 수 없는 예민한 눈을 가지고 작품에서 미적 가치를 찾아내는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생각이다. 오늘날은 미술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에 미술비평가의 역할도 바뀌었다. 오늘날의 비평가는 비유하자면 소믈리에보다 스마트폰 리뷰 전문가, 즉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그것의 장단점을 알려주는 얼리 어댑터(early adopter)에 가깝다. 후자와 같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감각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대한 호기심이 필요할 뿐이다. 무엇이든지 미술이 될 수 있는 시대인 것처럼 누구나 열정만 있으면 유능한 비평가...
편집에디터2020.09.15 13:25배동신 무등산 1960 종이애 수채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미술계에서는 오늘날 미술을 현대미술(modern art)라고 하지 않고 동시대미술(contemporary art)이라고 부른다. 두 미술의 차이는 작품의 외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술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에 있다. 현대미술이 미이든 추이든 시각적 충격 효과에 기반을 둔 미술이라고 한다면, 동시대미술은 이미지를 통한 소통의 미술이라고 할 수 있다. 미술에서 '담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의식하게 된 것도 동시대미술이 등장한 이후이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는 광주와 대구 시립미술관 소장품 교류전인 전(2020. 7. 16 ~ 8. 16)이 열렸다. 이 전시를 통해 미술에서 담론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지역 미술의 발전을 위해 담론 발굴이 왜 필수적인지 등에 대해 논의해보려고 한다. 담론이란 한마디로 '이유의 담론'(di...
김기중 기자2020.08.18 16:46김두원_행복이 가득한집_복합재료_2017 코로나 19로 인해 공공미술관들은 임시휴관과 개관을 거듭하고 있다. 전시를 관람하려면 전화 문의가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무안군 오승우미술관에서는 이인성, 조은솔 작가의 2인전 (20.7.4.~10.4.)가 진행되고 있고, 담양군 담빛예술창고에서는 신관 개관을 기념하여 조형물 작가 14명(팀)이 참여하는 전(20.7.10.~10.4.)이 열리고 있다. 현재 오승우미술관은 임시휴관 중이고, 담빛예술창고는 예약 관람이 가능하다. 온라인 소통이 일상화된 언택트 시대에 전통 매체라고 할 수 있는 평면 회화와 입체 조형 작품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논의해보려고 한다. 비대면 소통이 학교 교육, 비즈니스 회의 등에서 일상화되면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의 필수조건이라는 생각도 옛것이 되었다. 오늘날의 첨단 정보통신 기술...
편집에디터2020.07.21 16:37강수지_Rwflection-싱글 채널_2020 코로나19 감염증이 우리 일상을 지배한지 6개월이 다 되어간다. 다른 감염병 경우처럼 잠시 우리를 괴롭히다가 지나갈 줄 알았는데 이것은 그렇지 않다. 이 고통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은 감염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행복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코로나19 시대에 우리 일상을 위로하는 미디어아트 전시 3개가 개최되었다. 개막 순서대로 나열해보면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개최된 신도원의 개인전 (6. 15 ~ 6. 20),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린 박상화 개인전 (6. 18. ~ 7. 14), 그리고 빛고을아트스페이스에서 미디어아티스트 29명이 참가한 전(6.18 ~ 7. 8)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위로와 성찰을 주는 미디어아트 전시들 미디어아트의 장점은 여...
편집에디터2020.06.23 15:255월이 돌아왔다. 아직 코로나 19의 위협은 그대로다. 그러나 5.18 민주화운동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보려는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올해가 5.18 항쟁 40주년 기념의 해라는 점도 작용했지만, 디지털 혁명과 국내외 정세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지평에서 5.18정신도 다양한 방식으로 조명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지역 대부분의 공사립미술관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 글에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조선대학교 미술관, 그리고 이번에 개관한 오월미술관에서 개최된 5.18 기념 전시를 통해 동시대미술이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재현하고 있는지 논의해보자 한다. 5.18정신을 기억, 치유, 씻김굿의 서사로 형상화하다. 역사를 그려내는 동시대미술의 힘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역사를 재현한 동시대미술이 잘 만들어진...
편집에디터2020.05.26 15:45문선희_묻다299_2015 오늘날 사진작가는 프로 작가로서 전문성을 어떻게 주장할 수 있을까? 디지털 사진 기술의 발달로 품질 높은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게 되었고, 각종 SNS가 유행하게 되면서 수많은 사진 애호가들이 등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일부 미술가들은 매체의 융합을 주장하면서 사진을 오브제로서 자신의 작품에 자유롭게 편입시키고 있다. 사진작가들은 아마추어 사진 애호가들이 접근할 수 없는 특별한 점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혹은 사진 이미지를 자기 작품의 일부로 이용하는 미술작가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주장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주요 사진작가들의 작품들 보면서 동시대 사진 예술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를 고찰해볼 것이다. 사진 예술, 카메라의 눈으로 보이지 않는 존재를 잡아내다. 사진과 미술의 관계는 ...
편집에디터2020.04.28 15:58권승찬_나는나와이야기밖에할수없을것같다_네온,형광등,싸운드_2019 코로나19로 인해 공공미술관이 모두 문을 닫았다. 2월 말에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올바른 판단이었지만, 그때는 미술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를 너무 간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오늘날 미술이 우리의 힘든 삶을 위로해주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게 만들고, 스스로 세상을 통찰할 수 있게 하는 효과적인 매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번 글에서는 미술관 전시 비평 대신, 우리 시대 미술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돕는 '관전 포인트'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미술 작품의 어떤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질적으로 우수한 작품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그 정보를 제공하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젊은 미술작가들에게 도움이 되었...
편집에디터2020.03.31 15:27현재 조선대학교 김보현미술관에서는 전(2019.10.21 ~ 2020.2.28.)이 진행되고 있다. 장민한 제공 현재 조선대학교 김보현미술관에서는 전(2019.10.21 ~ 2020.2.28.)이 진행되고 있고, 광주시립미술관에서는 지난 일요일에 전(2019.11.1 ~ 2020. 2. 2)이 끝났다. 이 두 개의 회화 전시를 통해 회화 장르가 4차 산업혁명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회화는 전통적으로 모든 응용 미술의 기초이면서 동시에 미술의 꽃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이미지 복제와 합성이 자유롭고, 누구나 성능이 좋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즉각적으로 찍을 수 있는 시대에 전통 회화가 예술로서 여전히 우리에게 의미 있는 장르가 될 수 있는지 생각해보려고 한다. 서양 미술의 역사를 보면 회화의 발전은...
편집에디터2020.02.04 15:372019-12-10-검은 강 숨은 숲ⓒACI BHT02 현재 광주시립미술관에서는 전(2019.11.27 ~ 2020.2.16.),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전(2019.12.10 ~ 2020. 1. 27)이 진행 중에 있다. 이 두 전시를 통해 동시대미술이 공간 혹은 장소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19세기 사진기가 발명되기 전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생생하게 재현하는 일이 미술의 최고 목표였다. 동시대미술에 와서는 공간의 문제는 오늘날 수많은 미술 주제들 중 하나일 뿐이다. 오늘날 미술은 공간 연출을 통해 완벽한 환영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유도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지각 경험 자체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한다. 서구에서 15세기 르네상스 이래 3차원 실제 공간을 2차원의 평면에 사실적으로 재현해낼 수 있는 능력은 순수...
편집에디터2020.01.07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