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지방공항이 최대 위기다. 무안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이번 사고를 통해 공항의 구조적 문제와 LCC(저비용 항공)의 관리 부실의 위험성이 대두됐다. 문제는 참사를 빌미로 무안공항이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엉터리 경제성 조사와 지역민원·정치논리에 의해 철새도래지에 세워진 ‘고추 말리는 공항’으로 비하됐다. 무안공항뿐 아니라 ‘지방’ 타이틀을 단 공항 모두가 도매금 비판으로 확대됐다. 만성적자라는 이유에 조류충돌, 안전장비·인력부족 등의 ‘안전 뒷전’까지 덧씌워져 천덕꾸러기 ...
2025.01.09 17:24경제학에서 해묵은 논쟁 가운데 하나가 18세기 영국에서 벌어졌던 곡물법에 대한 것이다. 산업혁명을 겪으면서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 나아가던 영국은 당시 국회를 장악했던 지주들을 중심으로 값싼 외국 곡물 수입을 규제하는 곡물법을 제정했다. 수입개방으로 곡물가격이 하락하면 국내 농업에 타격을 주고, 농민은 물론 국가경제마저 불안정해진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산업혁명으로 한창 주가가 오르던 신흥 산업층은 경쟁력 있는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국가 전체로 이익이라는 비교우위론을 내놓고 곡물법의 폐지를 주장했다. 결국 어렵게 제정됐던 곡물법은 1...
2024.12.02 17:17올해 광주시가 연간 7~8조원 사이의 예산을 4년간 맡길 시금고 선정에 나선다. 시는 최근 ‘광주광역시 금고지정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내달 7일까지 열람기간을 갖고 오는 8~9월께 광주시의회 심의, 금고지정 설명회, 시중은행 제안서 접수, 금고지정심의위원회 평가를 통해 제1·2금고를 지정하는 후속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광주시는 금고지기를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전성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시민 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등 총 5개 항...
2024.04.28 14:04지난 2017년 7월. 민선 6기 윤장현 광주시장의 고민은 크고 깊었다. 아무리 국가적인 의제라지만 과연 이 일이 가능할까. 이렇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윤 시장이 고민했던 것은 당장 눈앞에 다가온 일몰제와 민간공원 특례사업이었다. 일몰제는 개인의 땅을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한 후 20년간 보상하지 못한 장기미집행시설에 대해 그 결정이 자동으로 해제되도록 한 제도다. 그 기한이 2020년이었다. 돈이 없으면 공원부지를 해제시켜야 되고, 그렇다고 자치단체가 부지를 매입해 공원으로 만들...
2024.03.19 17:12영하까지 떨어지는 매서운 날씨였지만 광주 옛 전남도청 앞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밤 늦게까지 TV를 지켜보던 수많은 사람들이 금남로로 몰려나와 민주당의 승리를 축하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외쳤다. 노사모 회원들이 노란 손수건과 목도리를 흔들며 시작한 ‘기차놀이’는 시민들의 행렬로 끝이 보이지 않았고 민주당을 연호하는 시민들의 함성은 지축을 흔들었다. 2002년 12월 20일 새벽. 노무현이 제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광주의 풍경이다. 진보의 가치 지지했던 광주·전남 무엇이 광주·전남 시·도민을 그렇게...
2023.08.27 17:05챗지피티(ChatGPT)로 광풍을 몰고온 오픈에이아이(Open AI)의 CEO 샘 올트먼(Sam Altman)이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AI의 위력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챗지피티야 말로 신세계를 경험케 했다. 질문을 받은 후 뜸들이지 않고 바로 답을 적어내는 신동 AI에 넋을 잃고 말았다. 그의 이번 방문 목적은 챗지피티 홍보에 있었지만, 나는 그가 제시한 기본소득 플랫폼에 또 한 번 넋을 잃었다. 샘 올트먼이 기본소득에 새롭게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가 스타트업을 업시키는 산실이었던 와이 컴비네...
2023.08.02 12:31“만들어라, 그러면 팔릴 것이다.” 1991년 5월,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임직원에게 800cc급 경승용차 티코의 생산을 발표하며 ‘대우의 도약’을 선언했다. 창원 대우조선에서 생산한 티코의 판매가격은 330만 원. 불과 1년 전, 대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3000cc급 엔진을 올린 최고급 승용차 임페리얼을 출시하고 2980만 원에 판매한 것을 감안하면 국민차의 영예는 당연한 것이었다. 여기에 티코는 ‘기능은 줄이고 기본기는 튼튼하게’ 만들겠다는 김 회장의 ‘탱크주의’를 바탕으로 제작 돼 실속 있는 승용차로 인기가 높았다. ℓ당 ...
2023.06.18 17:31전남일보 사회부가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맞아 진행한 캠페인성 기획기사인 ‘5·18 43주년-학교 내 기념공간 조성하자’가 지난 24일 11회를 마지막으로 완결됐다. 매년 5월이 다가오면 광주·전남 지역 신문들은 대부분 특집을 준비한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특집 기획하기가 매우 어렵다. 40여년이 지난 사건이다보니 기록들도 애매하고 사전에 공표된 자료들은 이미 달달 외울 정도로 기사화 됐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5·18 당시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 9기와 헬기 사격을...
2023.05.25 12:455월 18일 현재 133만 3123㎥. 도쿄전력이 공개한 후쿠시마 핵 폭발로 만들어진 방사능 오염수의 총량이다. 지난 2020년 12월 설치했던 137만㎥의 저장 탱크는 이미 97%가 찼다. 하지만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매일 쏟아 붓는 냉각수와 원전으로 흘러드는 지하수 등이 합쳐져 만들어진 고독성 오염수는 하루 하루 늘어가고 있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친 오염수를 담은 1028개의 저장 탱크와 27개의 스트론튬 처리수, 12개의 담수화 장치(RO) 처리수, 1개의 농축 염수 등 1068개에 이르는 거대한 저장탱...
2023.05.24 17:31이혼 도장찍을 일만 남았다. 신년 정초부터 유쾌한 일은 아니나 그렇다고 숨길일도 아니고 동네방네 흠잡힐 일이 되지 않은지도 오래됐다. 황혼이혼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니 부부로 살다 갈라지고 합치는 것이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분리 절차를 밟고 있는 광주전남연구원의 상황을 요즘 이혼 세태에 빗댄 얘기다. 광주전남연구원 이사회는 26일 원장 재공모 중지를 의결하고 분리 수순에 돌입했다. 오는 2월24일 임기만료되는 박재영 원장 후임 공모에 1명만 지원해 재공모를 한 것인데 그 절차를 스톱시키고, 독자체제를 위한 첫단추를 뀄다....
이용규 기자 2023.01.26 16:45설연휴가 시작됐다. 시절이 어려워도 사람들의 셀렘은 변하지 않는 인지상정이다. 새해에는 묵은 현안을 옭아매고 있는 모든 매듭이 풀어져 만사형통의 바람이 간절하다. 초라한 송정역을 환골탈태시킬 역세권개발이라는 멋진 청사진이 펼쳐졌으면 하는 간절함도 빼놓을 수없다. 송정역 역세권개발은 곧 광주송정역이 명실상부한 호남의 빅게이트로서 자리매김과 맞닿아있다. 광주송정역은 지난 2015년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호남의 교통·물류의 축으로서 자리잡았다. 그 이전에는 광주역이 호남 제1도시에서 가장 큰 철도역으로 지위를 누렸다.지역사회에서 많...
이용규 기자 2023.01.19 16:29광주시립미술관장 공모가 진행되고 있다. 민선 8기 강기정 시장 취임 후 진행한 1차 공모에서 적임자를 뽑지 못하고 3개월만의 재공모였는데, 전국에서 13명이 지원할 만큼 주목을 끌고 있다. 공공미술관은 지방자치단체의 필수문화기관이다. 시민 문화 향유 등 그 기능은 무궁무진하다. 최근들어 미술관이 지역발전의 공공 문화인프라로서 그 쓰임새와 가치는 더욱 커져가고 있음을 실감할수 있다. 이번에 뽑히는 광주시립미술관장은 30년 성과 위에 미래 30년, 광주시립미술관을 한단계업그레이드 시켜야 하는 막중한 미션이 그의 어깨에 ...
이용규 논설실장 2022.12.29 16:37이용규 논설실장 올해들어 시간날 때 마다 고향을 찾아 지역 문화를 답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한도, 의병도, 소리도 모두가 관심 사항이고 내 고향 함평천지를 새롭게 알아가고, 자부심을 느낀다. 지난 7월에는 '함평천지 늙은 몸이'로 시작되는 호남가 노래비를 전국 향우들과 함께 함평 엑스포공원에 세우는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최근에는 향우회지 원고 작성을 위해 함평의 구석구석을 찾아 다녔다. 태어나 자란 고향이지만 처음 가보거나 생소한 지역도 많아 "내가 너무 지역을 몰랐구나"라는 생각에 부끄러움도 들었다. 발로 뛰며 찍은 사진 한 컷이, 현장을 담은 글이 향우들에게 고향생각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들뜨기도 한다. 고향을 알아가고 조금이라도 애정을 갖는 이 것이 지역학이고, 넓게는 호남학의 첫걸음으로 여긴다. 몇 주째 고향으로 발길을 돌릴 때마다 한국학...
이용규 기자2022.11.20 16:25광주시와 대구시가 2038아시안게임 개최 논란으로 어수선하다. 광주시의회와 대구시의회가 최근 양 지자체에서 요청한 유치 동의안을 반대하고 나서서다. 1년 6개월전 양 지자체, 의회,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성대하게 공동유치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두차례 용역 등 의욕적 행보가 무색하게 스텝이 삐끗했다. 다행히 양 지자체 단체장들이 추진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공동개최 불씨는 살아날 것같다. 향후 달빛아시안게임 진행 방향이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씁쓸함은 남는다. 대구시와 광주시가 지난해 5월 영호남 교류 확대와 도시발전 차...
이용규 기자2022.10.30 16:52조선대학교가 또 다시 내홍으로 끝모를 소용돌이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재학생을 포함해 2만5000여명에 달할만큼 가지가 많다보니 바람 잘날 없음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의대생 집단 시험 커닝, 교수 채용 비리, 교수 자녀 석박사 학위 특혜, 총학 대학축제 무산 등 크고 작은 사건 사고의 연속이다. 개인의 일탈을 넘어 공동체 내부의 구조적 적폐로 밖에 볼수 없는 것들이어 상아탑의 비도덕성에 놀라울 따름이다. 최악은 이사회와 대학의 충돌이다. 대학 구성원들이 그렇게 갈망한 관선 이사체제에서 벗어나 정이사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대학과의 ...
이용규 기자2022.09.25 1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