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출신 유학생 엘비스 씨는 9년째 광주에 머물고 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광주는 제2의 고향”이라며 지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일자리가 없어 휴학을 결정했다”며 지역 내 외국인 취업 기회 부족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광주가 이주민들에게 어떤 도시인지, 그리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다문화 공존을 표방한 지 오래지만, 일상 속 차별과 제도의 사각지대는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겪는 폭언·체불 같은 구조적 문제는 개선의 여지가 아니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다행히도 이주민건강센터, 국제교류센터 등 지역 기반의 기관들이 이들에게 통역, 일자리, 상담 등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 행정기관이나 은행에서 업무 등을 보러 갈 때도 이들의 도움이 크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지속가능성은 행정의 의지에 달려 있다. 단발성 사업이 아니라 지역 인프라로 정착시키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다. 광주는 5·18의 정신을 품은 도시다. 인권과 정의를 외쳤던 그 목소리는 이제 국적과 언어를 넘어야 한다.
광주에 머무는 이주민들, 나아가 이곳을 사랑하고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차별과 배제로 고통받지 않도록 지역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 따뜻한 말 한마디, 일자리 하나, 권리를 위한 제도 하나가 이들에게는 광주를 ‘진짜 고향’으로 느끼게 하는 기반이 된다. 더 이상 ‘좋은 사람도 있지만 차별도 있다’는 말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상식이 현실이 되는 광주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