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철 기자 |
‘재심 변호사’로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는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에서 강연하며 자신의 삶을 이렇게 소개했다.
전국적 유명인이 된 그는 “요즘은 대우받는 것이 익숙해졌구나”라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학창 시절 그는 완도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방황하던 문제아였다.
어머니 장례식에서 “어린 녀석이 엄마 없이 어떻게 살까”라며 보내준 따뜻한 시선, “언젠가는 똑바로 설 거야”라고 믿어준 이웃들의 마음이 그의 삶을 바꾼 힘이었다.
결국 그는 사법시험에 도전했고, 억울한 사람을 돕는 사명감을 품게 됐다.
최근엔 고등학생 시절부터 30년째 수감 중인 인물의 재심을 맡아 “변호사님 덕분에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는 편지를 받았다. “누군가는 끝까지 믿음을 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강연에서 그는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된 ‘학교폭력 분쟁’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의 학창 시절에는 문제가 생기면 교사들이 먼저 나서서 해결하려 했고, 그래도 안 될 경우에만 법의 영역까지 넘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법으로 먼저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회가 그만큼 여유를 잃었다는 방증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렇다면 인성교육은 어디서 시작돼야 할까?
첫 번째는 가정이고, 두 번째는 공교육 현장인 학교일 것이다. 물론 가정이라는 공간은 접근이 쉽지 않은 영역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제2의 사회인 학교에서조차 마음을 돌볼 여유가 없다면, 과연 인성교육은 어디에서 가능하겠는가? 최근 스승의 날을 맞아 진행된 교사 실태조사에서 교사 10명 중 7명이 ‘극심한 소진 상태’라고 응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한 학습을 넘어 아이들의 마음까지 보듬는 교육이 가능할까?
이는 교육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일 것이다.
강연을 마치며 그는 “무감어수 감어인(無鑑於水 鑑於人)”을 강조했다. 거울 대신 사람에게 자신을 비추라는 뜻이다. 우리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결국 사람은 관심으로 변한다. 주변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여왔는지 되돌아볼 때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