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지난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를 승리로 마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
KIA는 지난 23일부터 이어진 키움과의 3연전에서 1승 1무 1패, 이어진 주말 LG전에서는 위닝 시리즈를 기록하며 6월 한달간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 2일 기준 27승 28패 1무(승률 0.491)로 7위에 머물렀던 KIA는 약 한 달 만에 41승 3무 35패(승률 0.539)로 단독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위 팀과의 격차도 7경기에서 3.5경기로 좁혔다.
무엇보다 6월 성적은 리그 최고다. 15승 2무 7패(승률 0.682)로 전체 1위를 기록하며, 전반기 마지막 9경기를 잘 마무리할 경우 선두권 싸움에도 본격 가세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사실 시즌 초 KIA의 6월은 ‘버티기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주전 10명 이상이 이탈한 상황에서 6월 중 복귀 예정인 선수는 외국인 타자 위즈덤과 외야수 이창진 정도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7위까지 떨어졌던 KIA는 ‘함평 타이거즈’의 반란으로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오선우는 2019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1군에서 200타석 이상을 소화하며 타율 0.297을 기록, 중심타선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수비 전용’으로 평가받던 김호령도 6월 한 달간 타율 0.271로 공수 겸장을 입증했고, 고종욱은 타율 0.375로 결정적 순간마다 안타를 생산했다. 박민도 역시 안정된 수비로 공백을 메웠다.
투수진도 예상 밖 활약이 이어졌다. 성영탁은 올해 1군 데뷔 이후 13경기 15.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 1.17을 기록했고, 데뷔 후 17.1이닝 연속 무실점이라는 구단 신인 최다 무실점 이닝 기록을 새로 썼다.
KIA는 7월 1일부터 SSG와, 4일부터 롯데와 맞붙는다. SSG는 39승 3무 36패(승률 0.520)로 KIA와 1.5경기 차 5위다. 최근 10경기 기준 타율 0.294, 평균자책점 2.93으로 KIA(타율 0.285, 평균자책 3.72)보다 전체적으로 앞서지만, 양 팀이 마지막으로 맞붙은 지난 21·22일 경기에서는 KIA가 1승 1무로 앞섰다.
롯데는 예년과 달리 여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팀 타율 1위(0.286)의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승수를 쌓고 있지만, 황성빈·나승엽 등 주요 타자들의 부상으로 변수는 존재한다.
이범호 감독은 최근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전략 수정을 단행했다. 주전의 체력 안배와 선발진 보호 차원에서 제임스 네일, 아담 올러를 차례로 1군에서 말소했다. 후반기 주전 대거 복귀를 고려해 체력을 비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전 투입 대비 콜업 자원의 경기력이 전반기 9경기 동안 얼마나 유지되느냐가 관건이다.
KIA가 남은 경기에서 현재 순위를 지켜내는 것은 물론, 3위 롯데를 넘고 한화·LG의 양강 체제를 위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6월 반등을 이끈 ‘함평 어벤져스’의 기세가 후반기에도 이어진다면, KIA의 진격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