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현대판 고려장’ 비난으로 총선 치를텐가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전남일보]사설>‘현대판 고려장’ 비난으로 총선 치를텐가
민주당 혁신위 읍참마속 해야
  • 입력 : 2023. 08.02(수) 16:22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훼’ 발언으로 민주당이 또 다시 위기다. 계파 구분 없이 당내 질타가 쏟아지면서 출범 한달 여를 맞는 민주당 혁신위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한사람에게 1표를 주는 ‘1인 1표제’는 민주주의의 근본이다. 민주주의를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추구해야 할 민주당, 그것도 민주당을 혁신하겠다며 나선 이가 누구에게나 주어진 보편적인 1표의 가치를 폄훼한 것은 묵인할 수 없는 일이다.

당장 박광온 원내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가고 하지 않겠다.”며 대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친명계 정성호 의원도 이날 “어르신들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보지만 자녀의 말을 인용함에 있어서 분명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파를 가리지 않는 쓴소리에 ‘당을 흔들 정도의 망발을 하니 계파 구분 없이 질책하고 나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재창당의 각오’를 언급하며 혁신위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1호 제안부터 사실상 거부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스스로 불러온 설화도 잇따랐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해 검찰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해명했다. 초선 의원들에게 ‘코로나 때 당선된 초선들이라 재선이나 다선들과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해 항의를 받기도 했다.

민주당 혁신위는 리더십의 위기에 처한 민주당을 살리는 중책을 맡고 있다. 민주당을 쇄신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그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그런 혁신위를 이끌어야 할 위원장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언으로 논란의 중심이 된다면 민주당의 미래는 암담하다. 안타깝지만 민주당은 더 큰 대의를 위해 혁신위를 읍참마속 해야 한다.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비난과 함께 총선을 치를 수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