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한국인이라는 게 부끄러운 '세계 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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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한국인이라는 게 부끄러운 '세계 잼버리'
폭염·비위생적 환경 등 망신
  • 입력 : 2023. 08.06(일) 17:11
이쯤 되면 ‘대환장 파티’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이야기다. 6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최다참가국가인 영국 4400여 명, 미국 1500여 명, 싱가포르 70여 명은 7일까지 새만금 영지를 벗어나기로 결정했다. 폭염과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이다. 각 스카우트 대표단 역시 향후 진행방향을 논의하는 중이다.

이번 잼버리는 세계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이다. 무엇이 문제였나. 부실하고 안일한 운영 때문이다. 대회 시작 전부터 영지 내 침수가 빈번히 발생했고, 첫날에는 중고 화장실과 배급급식 등이 비위생적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럼에도 대책마련을 해야 할 시간에 책임 넘기기에 급급했다.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3개 장관이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조직위는 “전북도가 물을 빼내기 위해 펌프를 돌리면 하루 평균 5700여만 원이 들어 못하게 한다.”고 전북에게 책임을 넘겼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 행사는 전북도가 민주당 소속 전·현직 전북도지사들이 집행위원장으로서 (주도)해 왔다”며 “잼버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문 전 대통령이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얘기(했던) 부분이고, 그 이후에 일사천리로 특별법까지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전북도는 격하게 반발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지역에서 정부에 폭염 등 대책을 위해 수년간 예산증원을 요청했지만 안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역시 “여가부와 협의 과정에서 예산을 주지 않은 기획재정부도 전 정부인가. 잼버리 개영식에 참석해 ‘전폭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던 윤석열 대통령 역시 ‘전 정부 대통령’인가”라며 “지금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 있게 수습하는 것이지, 남 탓하고 책임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고 맞받아 쳤다.

한국을 동경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왔을 세계 청소년들 앞에서 이 무슨 추태인가. 지금 당장 실망하고 분노한 세계 청소년들의 마음을 달래는 것이 급선무다. 정말 ‘나라 꼴 잘 돌아간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한국인이라는 게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