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화정아이파크 전면철거 당연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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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화정아이파크 전면철거 당연한 처사다
입주민 의견 반영으로 수정
  • 입력 : 2023. 08.03(목) 16:04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공사현장에서 입주예정자와 만나 현존 건축물 8개동 상가층(지상 1~3층)을 포함한 지상층을 모두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해체계획을 공식 발표한 뒤 20여일만의 계획 수정 발표였다. 지난달 현산 관계자는 “상가층과 주거층은 구조가 다를뿐더러 상가층을 포함한 건물에 명확한 결함이 있다기 보다는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주거층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건물의 지상 1~3층을 남겨두고 주거층만 해체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지난해 5월 4일 ‘전면철거 및 재시공’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었다.

해당 부분을 집중보도한 것은 전남일보였다. 취재기자가 현산의 발표 중 ‘존치물’이라는 단어에 의구심을 품으면서 시작된 보도였다. 보도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입주자들은 크게 반발했고 전문가들도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현산은 재계획 수립에 들어갔고 20여일만에 새로운 계획을 내 놓았다. 이번엔 지난해와 동일한 ‘상가·주거층 현존 구조물 전면 철거안’이었다.

더불어 이번 논란에 대해 입주예정자 대표단에 공식 사과했다. 또 향후 세부 공사 내용과 입주 시점 단축 방안 등은 수시 협의키로 했으며, 모든 협의 과정은 문서화하고 입주예정자 동의 절차 등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에두르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해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는 가히 대한민국 최고의 대기업답다.

다만 이전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어 찜찜함은 완전히 가시지 않는다. 전면철거는 현산에서 내놓은 위기 타개 방안이었다. ‘천문학적 액수가 들더라도 제로부터 시작하겠다’는 발표에 ‘역시 현산다운 대처’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데 이를 뒤집은 계획을 발표한 것 역시 현산이고 다시 또 돌려 놓은 것도 현산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엔 ‘잘했다’는 느낌보다 ‘당연하다’는 생각 뿐이다. 의심의 씨앗을 현산이 심었으니 그 책임도 온전히 현산이 져야 한다. 지켜보는 눈들이 많아졌음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