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부분을 집중보도한 것은 전남일보였다. 취재기자가 현산의 발표 중 ‘존치물’이라는 단어에 의구심을 품으면서 시작된 보도였다. 보도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입주자들은 크게 반발했고 전문가들도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현산은 재계획 수립에 들어갔고 20여일만에 새로운 계획을 내 놓았다. 이번엔 지난해와 동일한 ‘상가·주거층 현존 구조물 전면 철거안’이었다.
더불어 이번 논란에 대해 입주예정자 대표단에 공식 사과했다. 또 향후 세부 공사 내용과 입주 시점 단축 방안 등은 수시 협의키로 했으며, 모든 협의 과정은 문서화하고 입주예정자 동의 절차 등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에두르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해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는 가히 대한민국 최고의 대기업답다.
다만 이전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어 찜찜함은 완전히 가시지 않는다. 전면철거는 현산에서 내놓은 위기 타개 방안이었다. ‘천문학적 액수가 들더라도 제로부터 시작하겠다’는 발표에 ‘역시 현산다운 대처’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데 이를 뒤집은 계획을 발표한 것 역시 현산이고 다시 또 돌려 놓은 것도 현산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엔 ‘잘했다’는 느낌보다 ‘당연하다’는 생각 뿐이다. 의심의 씨앗을 현산이 심었으니 그 책임도 온전히 현산이 져야 한다. 지켜보는 눈들이 많아졌음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