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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이런 특이한 정치인이 몇 이나 될까. 여당 이야기가 아니다. 야당 이야기다. 필자가 사는 곳은 광주광역시다. 필자의 직장도 광주광역시에 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이 언론이지만, 지역민심을 등지는 중립이란 되려 지역신문의 본질을 위배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지면에서 지금의 여당이자 과거 상당시간 야당이었던 민주당 관련 기사를 오랫동안 써왔다. 때로는 그들을 비난하고 때로는 아픈 기사를 쓰기도 했지만 그 기저에는 광주지역민으로서의 애정도 담겨 있었다. 부인하지는 않는다. 사회부장이 되고 나서는 정...
노병하 기자2021.06.08 16:23"저기 바다 가운데 해상풍력 발전기 보이시죠? 덴마크가 화석연료 대신 신재생에너지로 세상을 바꿔가고 있는 현장입니다." 7년 전 언론재단 공동기획 취재 차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오덴세로 가던 길에 놓여진 '그레이트 벨트 이스트 대교(스토레벨테·1624m)'를 지나던 중 가이드가 들려준 말이다. 오른쪽 바다를 보니 수 십여기의 해상풍력 발전기가 일렬로 세워져 바람개비처럼 돌아가고 있었다. 조성 당시엔 환경단체의 반대가 극심했다고 한다. 해상풍력 발전기가 들어서는 길목이 철새떼의 이동통로였고 자칫 발전기 날개에 새들이 빨려 들어가 죽을수...
박간재 기자2021.05.25 12:48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을 보면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호남 출신 정치인이 다수라는 점이다. 27일 현재 당내 대권경쟁에 나설 것이 확실한 주자는 4명이다. 이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외하고, 이낙연 전 당 대표(영광), 정세균 전 국무총리(전북 진안), 박용진 의원(전북 장수)이 전남과 전북 출신이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유력 대권주자다. 4명을 뽑는 본경선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장흥)이 5·2전당대회 이후 대권 도전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이 본경선에 오른다면, 4명...
서울=김선욱 기자2021.04.27 12:494·7재보궐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흘렀다. 결과는 충격적이었고, 후폭풍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예견은 됐지만 여당 참패의 현실은 더 가혹하다. 청와대부터 여당 지도부까지 늦은 반성을 하며 고개를 숙인다. 그 중심에 '2030세대'가 있다. 선거 결과를 두고 갖가지 분석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2030세대의 반란'이 주목받는다. 2030세대는 원래 진보적 성향으로 분류되는 게 통상의 인식이다. 그들은 2003년 강력한 정치적 세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2030세대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진보적인 정치를 지지하는 정치 세력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1년 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도 2030세대가 주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나이별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는 만큼 출구조사를 통해 2030의...
홍성장 기자2021.04.13 16:462021년도 벌써 3월이 지나간다. 꽃 피는 것도 못 보았는데, 꽃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는 마음이라니… 얼마 전 사고가 났었다. 필자의 차를 뒤에서 오던 4.5톤 트럭이 받아버린 것이다. 차는 반파가 됐고 수리비만 몇백만원이 나왔다. 차를 고치는 공업사 사장이 보험사 직원에게 "운전자는 살아 있나요?"라고 물었다는 후문도 들었다. 차가 그 모양이니 운전자도 크게 다쳤을 텐데 왜 고치려는지 의문이 들었을 법도 하다. 당시 4.5톤 트럭이 운전석 쪽을 치고 갔는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사이드 미러가 날아가고 차가 360도 돌았다. ...
노병하 기자2021.03.30 18:101년 넘게 되풀이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조치 강화 혹은 연장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오늘도 막막한 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이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사회 전반에 확산된 모임 자제 분위기는 손님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고, 감염 차단을 위한 영업제한조치는 매출에 직격탄을 안겼다. PC방과 식당, 카페, 주점 등은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수시로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에 걸려 제대로 된 수입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방역수칙 준수를 위한 '비정상적 영업' 상황이 지속되면서 못 살겠다는 자영업자들의 아우성이 크다.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의 고통은 더욱 크다. 종업원을 둘 정도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업소는 매출 하락에도 버티는 반면, 혼자서 장사를 꾸려 가는 소규모 식당 등은 '코로나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무더기로 폐업을 하는 실정이다. 얼마 전까지...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2021.03.16 15:57"저 안쪽 숲속이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온 집터가 발굴된 장소입니다." 지난 2015년 취재차 렌터카를 몰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스위스로 가던 중 가이드가 들려준 얘기다. 어릴적 두 딸에게 읽어줬던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실제 장소가 이곳이라니. 컴컴한 숲을 보며 감격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독일 서남부 바덴-뷔르템베르그주 어디쯤이었던가 보다. 그 숲이 유명한 흑림(Schwarzwald)이다. 남북 160㎞, 폭 50㎞이며 높이 20~30m의 전나무와 가문비나무가 빼곡했다. 중세시대 독일에서도 가난 탓에 영아를 숲에 버리는...
박간재 기자2021.03.23 14:12지난 설 연휴 약속이나 한 듯 광주를 찾은 정치인들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그리고 정세균 국무총리였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권내 잠룡들이다. 민주당에서 대권에 도전하려면 '전통적인 집토끼'인 호남 민심을 얻어야한다. 광주는 호남 민심의 바로미터다. 대선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일은 내년 3월9일인데, 잠룡들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분주하다. 신축년 설 연휴부터 신발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광주가 출발점이 됐다. 3월부터는 여권내 대선주자군이 수면위로 부상할 것이다. 그 기점은 이낙연 대표...
서울=김선욱 기자2021.03.02 12:36광주 현안 중 하나인 '자치구간 경계조정', 참 어려운 문제다.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다. 이유야 많다. 정치적 이해관계 탓으로 돌리기도 하고, 광주시의 중재 부족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경계조정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대상이 되는 곳 지역민도 찬성보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많은 현실이다. 주민을 위한 경계조정이라는데, 정작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상한 경계조정이다. 지금 광주에서 논의 중인 자치구간 경계조정도 그렇다. 이야기가 나온 게 2017년이다. 광주시가 세금을 들여 경계조정을 위한 용역까지 했고, 결과가 나온 지도 수년이 흘렀다. 하지만 지금껏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짚어보고 싶은 게 있다. 다소 원론적이다. '균형발전' 측면부터 살펴보자. 절반이 넘는 광주시 인구가 북구와 광산에 집중돼 있다. 광주시 통계다. 광주시 전체 인구 145만...
홍성장 기자2021.02.16 15:332021년이 시작한 지 벌써 두 달 째로 접어들었다. 2월부터 새롭게 출발하는 데스크 칼럼 첫 주자가 필자라는 통보를 받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한 달 전 이야기가 돼 버렸다. 그간 '이것은 꼭 칼럼으로 써야지'라고 메모해 둔 것들을 꺼낸다. 모조리 코로나19 이야기다. 그만큼 지난 한 해와 올 해 코로나19의 위치는 엄청났다는 뜻이리라. 허나 너무 많이 썼기에 다음을 기약하면서, 이번엔 메모장 앞쪽을 뒤적인다. 그러다가 '호남정치=줄서기?'라는 구절을 발견한다. 이게 무엇인가 하고 날짜를 살펴보니 지역 정치인 몇 분이 벌써부터 대선...
노병하 기자2021.02.02 17:14"감옥에 들어 앉아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일본놈들 하고 싸울 사람은 누구니 누구니 해도 그놈들 한테 짓밟히고 있는 농민들 밖에 없더라 이겁니다. 지금 우리가 직접 왜놈들 하고 싸우는 것은 아니지만 한발 더 내처 생각하면 그대로 독립운동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소작쟁의 만이 아니라 독립운동이 되는 거니까 그렇게들 알고 마음 단단히 먹읍시다(중략). 암태도 소작쟁의는 여러분들이 신념을 가지고 투쟁하는 한 절대로 승리할 것입니다. 승리를 위해 만세삼창 하겠습니다. 만세!, 만세!, 만세!. 소작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불...
박간재 기자2020.12.07 12:25세월호 참사 6주기였던 지난 16일 새벽 0시. 한 무리의 '이방인'들이 광주동부경찰서를 찾았다. 자유연대, GZSS 등 소위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극우 보수단체 관계자들이다. 한 달 뒤인 5월16일 금남로 집회 신고를 가장 먼저 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치밀한 '작전'까지 폈다. 혹여 다른 이들이 금남로 집회를 먼저 신청할까 봐 하루 전부터 광주동부경찰서 인근에 머물렀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규정 때문이다. 법에는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면 신고서를 옥외집회나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720시간(30일) 전이 바로 16일 새벽 0시였다.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전날부터 광주동부경찰서 인근에 머물며 16일 0시를 기다렸던 이유였다. 그들은 16일 0시1분 '5월16일 금남로에서 집회를 ...
홍성장 기자2020.04.20 13:25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은 다가오고 있다. 후보자 등록은 모두 마무리됐고, 내달 2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총선 얘기 전에 정당들의 지난 공천과정에 대해 몇 줄 적고자 한다. 본선거에 앞서 정당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공직자 선거 후보자를 추천하는 '공천'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등 각 정당은 공천 작업을 시작하며 '시스템 공천', '현역 물갈이' 등의 원칙을 앞세워 공정한 후보 선출을 약속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뚜렷한 기준 없이 진행된 컷오프(공천 배제), 단수공천, 전략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후유증이 컸다. 광주·전남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전략공천은 실세들의 영입인사 챙기기용으로 전락했다. 경선 뒤 재심수용 여부를 둘러싼 오락가락 결정은 후보자는 물...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2020.03.30 17:31"4년 후, 국민들이 20대 국회는 정말 달랐다고 박수 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오직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하겠다는 다짐을 잊지 맙시다." 지금으로부터 4년여 전인 지난 2016년 6월 13일.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의 취임사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새롭게 출발하는 20대 국회가 과거의 적폐와 특권에서 탈피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스스로의 자성이었을 게다. 더 늦기 전에 달라진 국회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호소이기도 했다. 의례적 수사라며 큰 의미를 두진 않았지만 여소야대로 국회가 개편됐고, 3당 체제로 국민의당이 주목을 받았던 터라 그래도 뭔가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20대 국회의 성적표를 복기해 보면 참담할 뿐이다. 출발부터 국회는 우왕좌왕 파행으로 일관했다. 정권...
이용환 기자2020.04.06 14:30#"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긴급뉴스를 전해드립니다.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했습니다. 화성인들의 군대가 뉴저지주 부근 한 농장에 착륙했습니다. 화성인들이 주요시설을 파괴하고 도로는 피난민 행렬로 북새통입니다. 미국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1938년 10월30일 일요일 오후 7시58분. 미국 CBS 라디오에서 드라마를 방송하다가 갑자기 뉴스를 전했다. 이 뉴스는 실제 상황이 아니라 '화성인의 습격' 이라는 드라마의 일부였다. 매스미디어 역사상 가장 큰 해프닝으로 기록된 이 사건은 영국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 공상과학소설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을 각색한 드라마였다. '우주전쟁'은 1953년(조지 팰 감독)과 2005년(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로 방영됐다. 웰스는 구한말 한국을 방문해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the Calm)'라...
박간재 기자2020.03.09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