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의 출연금을 검토하겠다던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 후폭풍이 지역에서 거세다. 지역 정치권은 물론이고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전의 적자와 한전공대 출연금은 별개 사안이다. 한전의 적자 요인은 복합적이지만, 연료 값이 상승했다는 것이 가장 크다. 여기에 여당은 전 정권에서 시도한 탈원전 때문이라고도 압박한다. 설혹 100번 물러나서 한전과 전 정권의 일부 잘못이 있다 치자. 그것이 한전공대와 무슨 상관인가. 한전공대가 전 정권의 사유물인가. 한전공대는 이미 시작된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국가 차원의 에너지 연구개발과 에너지 신산업 육성,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됐다. 국내 최고의 학생들과 최고의 교수진을 구성해 대한민국이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인 것이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국회가 제정한 특별법...
2023.05.16 18:11오는 7월 조재연·박정화 대법관이 퇴임한다. 그에 따른 후임 후보는 37명(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 심사 동의)이다. 이중 9명이 광주·전남 출신(출생·등록지 기준)이다. 광주·전남 출신 9명 중 법원장은 1명으로 윤준(62·16기) 서울고법원장이 심사를 받기로 했다. 나머지 8명도 법관이다. 그런데 지역 법조계의 예측은 회의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광주·전남은 ‘판사들의 종착지’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곳에서 더는 오르지 못하고 은퇴하는 수순을 밟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난 1981년 이성열 전 대법관 이후 무려 38년 동안 대법관이 나오지 않았다. 이 전 대법관은 1985년에 은퇴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지만 대한민국의 대법관 인선 방식은 지역 균형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먼저 대법관은 후보 추천위에 의해 후보가 선출되고 그에 따른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적격 유...
2023.05.15 17:365·18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1980년 5월 18일. 권력욕에 눈이 먼 신군부는 광주에 군대를 보내 평화적인 시위를 하던 시민을 무차별 폭행하며 수많은 시민을 희생시켰다.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는 각계 각층의 참배와 추모 물결이 43주년을 맞는 5·18의 진상을 규명하고, 분열을 넘어 5·18의 민주정신을 계승하는 계기로 승화되길 기대한다. 본격적인 5·18주간을 앞둔 5월 셋째 주 주말부터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에는 그날의 광주를 기억하려는 추모객의 발길이 끊임 없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버스를 빌려 타고 온 공직자부터 대학생과 학교 관계자, 초등학생과 유치원생까지 찾는 이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외국인도 많이 눈에 띄었다. 미얀마·캄보디아·베트남 이주민 70여 명으로 구성된 광주전남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도 민주묘지를 찾았...
2023.05.15 17:36지난 11일 광주시의회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이 나왔다. 1980년 5월 항쟁 이후 태어난 젊은 시의원들이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5·18과 관련해 자신들의 생각을 이어 말한 것이다. 광주시의원들이 다른 사안도 아닌 ‘5월 광주’를 주제로 이어가기 발언에 나선 것은 1991년 시의회 개원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발언에 나선 의원은 정다은(북구2), 심창욱(북구5), 채은지(비례), 강수훈(서구1), 이명노(서구3) 의원 등 5명이었다. 이들은 그동안 금기시 되다시피 했던 5·18과 관련한 문제들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먼저 정다은 의원은 “5·18은 특정 개인이나 조직의 것이 아니다”고 외쳤고 “주먹밥과 헌혈로 상징되는 오월정신으로, 한국과 타국의 국가폭력 피해자를 감싸안고 보호하는 ‘역사의 어른’이 될 수는 없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야말로 정곡을 찌...
2023.05.14 16:56교육대학 총장들이 학생 수 감소와 정부의 교사 감축 계획에도 2024년도 학부 입학 정원을 줄이지 않기로 했다. 신규 교사 임용은 매년 줄어드는데 예비교사 양성 규모를 그대로 두면 갈수록 심해지는 ‘임용 절벽’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대 총장들도 공감하는 정원 감축을 교대 진학을 준비하는 고 3 수험생과 등록금 수입 때문에 또 다시 미루는 것은 문제해결의 방법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2024학년도 전국 교대 및 초등교육과 13곳의 입학정원 조정 신청을 받았으나 변경을 신청한 대학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에 따라 내년 교대 입학정원은 3847명으로 지난 2012년 이래 13년째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교육부는 지난 달 24일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에 따라 초등교사 신규 채용 규모를 내년 3200명, 2027년 2600명까지...
2023.05.14 16:565·18민주화운동진상조사위원회가 43년 전 행방불명된 이창현 군이 양동초등학교(당시 양동국민학교) 학생임을 확인했다는 사실이 전남일보의 취재에 의해 11일 보도됐다. 무려 43년만의 일이다. 더욱이 이군이 생존하고 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가족들은 일말의 기대를 놓지 못하고 있다. 5·18 항쟁동안 행방불명 돼 총상을 입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던 당시 7살 이군은 1980년 5월 26일 집 밖을 나간 뒤로 돌아오지 않아 행방불명 된 상태다. 그러던 중 지난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해외방송사로부터 받은 영상 속에 이군으로 추정되는 아이의 모습이 포착됐다. 이군의 가족들은 영상 속 빨간 옷의 남자아이가 이군이라 확신했다. 그러나 헌병대로 간 뒤의 행적이 묘연하다. 다만 헌병대 내에서도 막사 내에서 아이가 사라졌다는 증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도주했을 ...
2023.05.11 17:22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코로나19 심각경보를 해제하고 사실상 ‘엔데믹’(풍토병화)을 선언했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3년 4개월 만에 맞는 일상회복이다. 전세계를 할퀸 코로나는 11일 기준으로 3135만 1686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3만 4583명이 사망하는 등 우리에게 깊은 아픔과 상처를 남겼다. 일상 회복의 문턱에 선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할 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하고 6월부터 본격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가 공중보건비상사태를 해제하고 국가 감염병 대응 자문위원회도 코로나 심각 단계 해제를 권고해 이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윤 대통령의 설명이다. 확진자 격리 의무를 5일...
2023.05.11 17:22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만나 지역의 현안인 광주 군 공항 이전에 대해 양 시·도가 적극 협력할 것을 합의했다. 그동안 광주시는 전남도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전남도는 전남도대로 광주시에 구체적인 지원책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던 이전에 비해 진일보한 성과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민간공항 문제는 별도 논의키로 하면서 ‘통 큰 합의’를 기대했던 지역민에게 실망을 안겼다. 강 시장과 김 지사는 10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만나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2시간여 동안 협의한 뒤 3가지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현장의견을 청취, 이전지역에 대한 지원사업을 확정해 함께 발표하고 소음문제·이주대책·지역발전대책 협의·유치 예상 지역 대상 설명회 또는 공청회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미묘한 입장차를...
2023.05.10 18:305·18의 비극이 일어난지 43년이 됐다. 아직까지는 광주·전남 대다수가 5·18을 기억하고, 추모한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들은 어떠한가. 1년에 단 하루, 혹은 역사 교과서의 한 페이지만으로 1980년 5월의 비극을 공감할 수 있을까. 실제로 5·18을 희화화하고 조롱하며 왜곡했던 모 인터넷 사이트에 광주·전남 청소년, 청년들이 상당수 가입돼 있다고 한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그들이 5·18의 왜곡과 폄훼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교육계와 정치권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 다행히 광주지역 내 일부 학교는 5·18 당시 희생당한 선배들을 기리는 공간을 마련해 상시적인 계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후배들은 그 공간을 통해 5·18의 비극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선배를 추도한다. 허나 일부일 뿐이다. 상당수 학교들은 모교 출신 희생자가...
2023.05.10 18:30지난 8일 새벽 광주 광산경찰 112 상황실에는 국민은행 사거리 일원 임방울대로에서 폭주족들이 곡예 질주를 벌인다는 신고 전화가 잇달아 접수됐다. 신고는 0시42분부터 오전 4시10분까지 총 26건이나 이어졌다. 폭주족들은 자정께 한산해진 도로를 마치 자신들의 것인 마냥 오토바이와 승용차 20대로 구석구석 누비고 다녔다. 사고도 발생했다. 오전 1시 30분께 오토바이 1대가 주변을 지나는 승용차와 부딪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다목적 기동대 2개 팀, 형사 1개 팀, 교통 순찰차 4대, 담당 및 인접 지구대 순찰차 여러 대를 투입해 단속했다. 그 과정에서 폭주족들은 경찰의 주변을 둘러싸고 조롱하며 흩어졌다가 모이기를 반복했다. 대부분 청소년이었고, 인원은 50명 안팎이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이른바 ‘좌표 찍기’를 통해 충동적으로 수완지구 일원에서 폭...
2023.05.09 18:3010일로 출범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과정 제시했던 지역 발전 공약 상당수가 첫 발도 떼지 못한 상황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의 임기 내 시작도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대선 공약은 절차적 어려움과 경제성 논리 등 사업추진의 걸림돌을 대통령의 의지로 풀어내겠다는 공적인 약속이다.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대통령과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의지를 촉구한다. 윤 대통령은 광주지역 대선공약으로 AI대표도시와 광주~영암 초고속도로, 서남권 원자력의료원 건립 등 7가지를 제시했다. 하지만 복합쇼핑몰 유치와 광주 군공항 이전 등이 겨우 첫 걸음을 뗐을 뿐, 나머지 공약들은 논의 조차 되지 않고 있다. 광주~영암 초고속도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채택한 균형발전 프로젝트였지만 사업 추진을 위한 최소한의 용역비도 국비에 반영되지 못했다. 광주에 한국원자력의학원 분원을 설립하...
2023.05.09 18:31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투입된 계엄군이 성폭행을 가한 사실이 정부 조사 결과 공식 확인됐다.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목숨을 끊거나, 지역 정신병원을 전전하며 오랜 시간 입원해 있었다고 한다.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의혹은 5·18 직후부터 끊임없이 제기 돼 왔지만 조사는 더딘 상황이다. 이제라도 진상을 낱낱이 밝혀 단죄에 나설 때다. 8일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5·18 당시 계엄군이 자행한 51건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대상 51건은 지난 2018년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 등이 조사한 내용 17건과 광주시 보상심의자료에서 추려낸 26건, 자체 제보를 받은 8건 등이다. 조사위는 이중 24건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 조사 결과 전체 성폭행 피해자 가운데 최소 2명은 여고생이었으며, 정신병원에 입원했거나 관...
2023.05.08 17:18지난달 7일 개막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가 개막 한달을 맞았다. 6일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13만 3000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기존과 달리 변주를 줬다. 역대 가장 많은 외부 전시장과 여러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광주비엔날레는 베니스비엔날레가 100주년이 되던 1995년, 한국 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정부 주도로 시작됐다. 군사정권이 막을 내리면서 문화예술의 부흥은 시대적 과제였다. 문민정부가 내걸었던 ‘세계화·지방화’ 정책 기조도 분위기 조성에 한 몫 했다. 국제적인 첫 비엔날레가 다른 도시가 아닌 광주에서 열려야 한다는 명분도 뚜렷했다. 5·18민주화운동이 남긴 상흔을 문화적으로 치유하고 승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런 광주의 특성은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만들었다. 광주정신은 특정 지역을...
2023.05.08 17:18자율방범활동은 의용소방대와 함께 대표적인 주민자치 조직으로 지난 1953년 지역주민들이 부족한 경찰력의 공백을 메워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내 힘으로 지키겠다는 ‘주민야경제’에서 출발했다. 1963년 치안국 지시로 방범원 제도가 도입됐다가, 1989년 이들을 전원 지방직 공무원으로 채용하면서 주민에 의한 방범원 제도는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1990년 10월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면서 현재와 같은 자율방범대로 재편됐다. 자율방범대는 기본 단위를 읍·면·동으로 구성하고,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활동 범위는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과 신고, 청소년 선도·보호 등이다. 전국에 4225개 조직, 총 10만442명(2021년 10월 기준)으로 구성돼 운영 중이다. 지역 내 자율방범대는 광주 82개대·전남 349개대가 각각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무려 70여 년 만...
2023.05.07 17:43광주지역 교육단체가 일선 고등학교의 ‘0교시’와 ‘야간보충수업’이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0교시’와 ‘야간보충수업’은 학벌 만능주의가 만들어 낸 일그러진 교육의 민낯이다. 학생들이 가진 다양한 특기와 적성을 살리기는커녕 오직 좋은 대학을 위해 강제교육도 불사하겠다는 교육현장의 현실이 안타깝다. 7일 광주학생삶지키기교육연대에 따르면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부임 이후 인문계 고교 10개 중 6개교가 폐지했던 0교시 등교와 야간 보충수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제학습의 부활은 광주시교육청이 조기등교와 야간 보충수업 금지 조항이 담긴 ‘정규외 교육활동 기본 계획’을 폐지했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연대의 설명이다. 전교조광주지부 등도 교육활동 기본계획을 폐지 할 경우 광주시교육청이 단체와 협의를 해야 하는데 진행하지 않았다며 노동청의 조...
2023.05.07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