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월 정신 체험, 학교 추모공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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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월 정신 체험, 학교 추모공간 만들어야
청소년 희생 연구 거의 없어
  • 입력 : 2023. 05.10(수) 18:30
 5·18의 비극이 일어난지 43년이 됐다. 아직까지는 광주·전남 대다수가 5·18을 기억하고, 추모한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들은 어떠한가. 1년에 단 하루, 혹은 역사 교과서의 한 페이지만으로 1980년 5월의 비극을 공감할 수 있을까. 실제로 5·18을 희화화하고 조롱하며 왜곡했던 모 인터넷 사이트에 광주·전남 청소년, 청년들이 상당수 가입돼 있다고 한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그들이 5·18의 왜곡과 폄훼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교육계와 정치권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 다행히 광주지역 내 일부 학교는 5·18 당시 희생당한 선배들을 기리는 공간을 마련해 상시적인 계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후배들은 그 공간을 통해 5·18의 비극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선배를 추도한다. 허나 일부일 뿐이다. 상당수 학교들은 모교 출신 희생자가 있는지조차 파악 못 하고 있다.

 1980년 5·18 항쟁 기간동안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수많은 청소년들이 국가폭력에 맞서 여러 방식으로 항쟁에 참여했다. 지난 2월 5·18민중항쟁고등학생동지회가 펴낸 증언록 ‘5월, 새벽을 지킨 소년들’에 따르면, 5·18 관련(사망·부상·구속) 학생들은 △고등학교 244명(사망 24명) △중학교 37명(사망 7명) △초등학교 12명(사망 2명) 등 293명이다. 전남에서도 많은 청소년 희생자가 나왔지만, 이들에 대한 자료나 연구는 거의 없다.

 5·18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국가폭력에 의해 시민들이 희생되는 비극적 역사의 반복을 막기 위함이다. 새로운 세대들에게도 물려주어야 할 광주·전남의 유산이기도 하다. 그러니 희생자 모교에 작은 기념비 등을 세워 후배들이 선배들의 숭고한 오월 정신을 기리고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역사는 잊혀지기 마련이다. 지금이라도 전수조사로 정확한 피해자 명단과 출신 학교를 파악하고, 학술 연구 및 기념 공간 조성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