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과 식약처는 지난달 30일 국내외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뇌 건강 기능 개선·치료를 표방하며 판매되는 해외식품 중 19개의 성분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
한국소비자원과 식약처는 지난달 30일 국내외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뇌 건강 기능 개선·치료를 표방하며 판매되는 해외식품 중 19개의 성분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19개 모든 제품에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성분이나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성분 등 국내 반입이 차단된 (위해)원료·성분이 확인됐다. 조사 대상에는 ‘기억력 개선’, ‘집중력 향상’ 등을 표방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판매되는 제품 중 위해 성분 사용이 의심되는 제품이 포함됐다.
세부적으로 신경 정신계 전문의약품 성분인 갈란타민, 빈포세틴, 시티콜린 등을 사용한 제품은 8개였다. 이들 성분은 의사 처방 없이 잘못 복용하면 구토나 두통, 설사 등 부작용은 물론 심하면 쇼크 등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또 12개 제품에선 안전성 평가가 안 됐거나 위장장애를 일으킬 위험 등의 부작용 때문에 식품 사용이 금지된 누펩트, 바코파, 석송 등의 원료가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위해성분이 확인된 제품에 대해 관세청에 통관보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온라인 판매사이트 접속차단을 요청해 국내 반입이 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또 소비자원은 사업자 정례협의체를 통해 통신판매사업자에게 판매하지 않도록 요청했다.
식약처는 “해외직구식품 올바로 홈페이지에서 국내 반입차단 대상 원료·성분이 포함된 제품인지 먼저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며 “제3자에게 판매하거나 영업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에 식약처 조사에서 적발돼 국내 반입이 제한된 해외 직구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갈무리 |
10일 검색 포털에 식약처에서 적발된 제품명을 검색하자 수십개의 판매글이 쏟아졌다. 다른 제품들 역시 ‘집중력 향상’ 등을 내세운 판매글이 버젓이 올라와 있는 등 불법 보조제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SNS에서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를 일명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을 올려주는 약’으로 불법 판매 경우도 있어 오남용·부작용이 우려된다.
앞서 식약처가 지난달 식품·의약품을 온라인에서 부당광고·불법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집중 점검한 결과, 식품 등 부당광고 게시물 83건과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암페타민 계열)’ 불법 유통·판매 게시물 711건이 적발됐다.
주요 적발 사례는 △일반식품을 ‘기억력 개선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 △‘집중력 향상’ 등을 내세운 거짓·과장 광고 △질병 예방·치료 효능이 있는 것처럼 표현한 광고 △건강기능식품 자율심의를 위반한 광고 △집중력 높이는 ‘약’ 등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 등이다.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 치료제는 뇌전두엽 기능 발달의 취약성으로 인해 주의 집중력 등 인지행동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은 정신과적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주의 집중력이 부족한 질병’에 대한 개선을 목표로 하는 만큼 진단받지 않은 정상인에서 주의 집중력이 더욱 좋아지는 효과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