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김대중 노벨평화영화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 국제평화영화제 사무국 제공 |
지난 16일 서울 국회박물관 2층 국회체험관에서 개최된 ‘2024 국제평화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이 김대중 노벨평화영화상을 수상했다. 국제평화영화제 제공 |
김대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2024 국제평화영화제’가 지난 16일 서울 국회박물관 2층 국회체험관에서 개막한 가운데 17~18일 나주를 거쳐 19일 광주에서 폐막한다.
이번 영화제는 김대중 재단,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 사업회, 대한민국 헌정회가 공동주최해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 신장을 목표로 제정된 상과 함께 12개국 장·단편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30여편의 다채로운 상영작을 선보이는 자리다. 전쟁과 불평등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주제로 전쟁·갈등·양극화·환경 위기 속에서도 희망과 연대를 탐구하는 작품들이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앞서 16일 개막식에서 김대중 노벨 평화영화상과 특별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올해 김대중 노벨평화영화상 수상자로 임권택 감독이 선정됐고 특별상은 프랑스의 영화 기관인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 수여됐다.
임 감독은 영화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데뷔해 ‘취화선’을 통해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거장이다. 심사를 맡은 백학순 심사위원장(김대중 학술원 원장)은 “평생에 걸친 영화작업으로 인류의 존엄과 휴머니즘,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남긴 임 감독은 한국 영화의 살아있는 역사”라며 선정 배경을 밝혔다.
특별상을 수상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1936년 설립된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시네마테크로 영화 보존과 상영을 통해 국제적 문화교류와 평화를 증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어 17일 나주 CGV에서 킨 로치 감독이 연출한 개막작 ‘나의 올드 오크’가 상영됐고 전국 대학생 독립영화제에 공모한 200여 작품 중 대상 및 우수상을 받은 작품들도 선보였다.
세계적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은퇴작인 ‘나의 올드 오크’는 영국 북동부의 폐광촌 주민들과 시리아 난민들의 갈등을 다룬다. 영화는 갈등 속에서 점차 피어나는 연대 의식을 통해 공동체를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경이로운 고래의 세계를 소개하고 지구의 위기를 알리는 다큐멘터리 ‘고래와 나’, 올해 헌츠페터상 수상작 ‘지금 가자에선’, ‘인사이드 이란: 자유를 위한 투쟁’, ‘가자로부터 온 목소리: 가자의 응급구조대’, ‘가자로부터의 목소리: 가자의 어린 목격자’가 상영됐다.
18일 같은 장소에서 ‘사진신부’, ‘목소리들’, ‘이타카로 가는 길’,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장편부분 수상작 ‘로봇 드림’ 등이 관객을 찾는다. 또 KCA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강당에서 ‘무지개 다리의 노래 라스트퀸 월선’이 특별상영된다.
‘2024 국제평화영화제 폐막작’ 포스터. 국제평화영화제 사무국 제공 |
광주 롯데시네마 충장로에서 ‘청년 사업가 김대중-애니툰’, 임권택 감독 헌정영상 등이 상영되며 폐막작으로는 다큐멘터리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이 스크린에 오른다.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은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이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포위된 우크라이나의 거대한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충격적인 진실을 보도한 AP취재팀의 위태롭고 절박했던 20일을 다뤘다.
한편 올해로 12회를 맞은 ‘국제평화영화제’는 영화의 힘으로 관객들에게 평화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특히 올해 영화제는 서울·나주·광주 등지에서 열리며 그 의미를 더했다.
유인학 김대중 국제평화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서울에서 개막식을 개최하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평화’는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은 의미라는 점을 되짚었다”며 “또한 나주와 광주에서 연이어 영화제를 이어간 것은 지역소멸 위기를 초광역화로 극복하자는 취지를 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