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27-1>“배달앱서 1만원짜리 음식 팔아 1000원 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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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일주이슈 127-1>“배달앱서 1만원짜리 음식 팔아 1000원 벌어요”
‘배민’ 중개수수료 6.8→9.8% 인상
市 점유율 50% 차지…의존 심화
음식값 인상·외식물가 상승 ‘우려’
탈퇴 선언… 공공 배달앱 이용 당부
  • 입력 : 2024. 07.28(일) 18:35
  •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점유율 1위 배달중개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이 ‘배민1플러스’의 중개 수수료를 6.8%(부가세 별도)에서 9.8%로 3% 기습 인상한 가운데 과도한 중개수수료는 영세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외식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달 플랫폼 중개 수수료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외식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영세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점유율 1위 배달중개플랫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배민1플러스’의 중개 수수료를 6.8%(부가세 별도)에서 9.8%로 3%p 인상한다. 이번 인상은 오는 8월 9일부터 적용되며 이용료율이 인상되면 경쟁사인 쿠팡이츠의 중개수수료(9.8%)와 동일해진다. 요기요는 12.5%의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배민은 중개 이용료율을 인상하는 대신 배달비를 건당 100∼900원 낮추겠다고 제안했지만, 자영업자들은 배달비보다 수수료 부담이 훨씬 더 크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가 1만원짜리 음식을 주문하면 업주는 980원의 중개 수수료를 내야 한다. 여기에 배달비, 결제 정산 이용료, 부가세 등을 더하면 4598원(서울지역 기준)가량의 총액을 지급해야 한다. 주문 금액이 증가할수록 개편 전과 비교해 총액이 늘어나므로 ‘배달앱’에 지불하는 금액만 음식값의 20~40%에 달하게 된다. 재료비·공공요금·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하면 이윤은 더욱 줄어든다.

자영업자들은 “1만원짜리 음식을 팔면 1000원도 남지 않을 때도 있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하지만 배민이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을 생각하면 높은 수수료와 배달비를 내면서도 대형배달플랫폼을 포기할 수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입점 식당이 많고 무료 배달·할인 쿠폰 등 혜택이 다양하며 사용이 편리한 대형배달플랫폼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배달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배민 2213만명, 쿠팡이츠 733만명, 요기요 555만명으로, 배민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광주지역 배달앱 점유율도 지난달 기준 배민이 50.54%를 차지했다. 이어 쿠팡이츠 16.70%, 요기요 15.42%, 공공배달어플인 위메프오 12.41%, 땡겨요 5% 등 순이었다.

이처럼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플랫폼의 중개수수료가 인상되면 일부 자영업자들은 음식값을 올리거나 배달 주문을 포기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음식값이 줄인상 되면 외식 물가가 오르고 결국은 소비자에게 그 부담이 고스란히 전가된다.

그나마 있던 손님마저 떠날까 봐 함부로 음식값을 올릴 수도 없다는 영세 상인들은 경기침체, 고물가에 따른 제반 비용 상승, 인건비 부담, 배달중개수수료 인상 등에 따른 영업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98만64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11만9195명 증가한 수치이자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 부진’이 48만2183명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위기가 도래한 2007년(48만8792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이며 전년(40만6225명)과 비교해 7만5958명(18.7%) 늘며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에 광주지역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및 소비자 단체들은 지난 19일 배민의 중개수수료 인상에 거세게 반발하며 ‘배민 독립(탈퇴)’을 선언했다.

이들은 “배민의 중개수수료 인상은 배달앱에 의존하는 영세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부당한 배달중개수수료 인상 철회를 요구하고, 배민의 모회사인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를 규탄했다.

이들은 배민이 수수료 인상을 철회하고 중소상인·배달 노동자·소비자와 상생하지 않으면 ‘전국 릴레이 독립선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홍보’ 등을 통해 배민 탈퇴 운동을 확대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시민과 중소상인을 상대로 배민을 탈퇴하고 광주 공공 배달앱인 ‘위메프오’와 ‘땡겨요’를 이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기성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배민이 중개수수료 인상을 철회할 때까지 전국적으로 ‘탈퇴 선언’을 이어갈 예정이다”며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위해 도입한 공공배달앱이 3대 배달앱(배민, 쿠팡이츠, 요기요)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지역민들의 이용률이 올라가도록 시에서 공공배달앱 예산을 확대 편성해 홍보를 확실히 해 줬으면 한다. 소상공인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3일 배달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합리적인 배달중개수수료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상생협의체를 꾸렸다. 상생협의체에는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등 주요 배달플랫폼과 소상공인연합회 등 입점업체 단체들이 참여한다. 출범식에서는 상생협의체 운영 방안과 함께 △수수료 등 부담 완화 방안 △수수료 등 투명성 제고 방안 △공공 배달앱 활성화 방안 △제도적 대책 마련 등에 관한 토론이 진행됐다. 상생협의체는 입장 차이를 좁히고 입점업체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10월까지 상생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