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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손녀 유일링에게는 대학 졸업까지 학자금으로 1만 불을 준다. 둘째, 딸 유재라에게는 유한공고 주변 땅 5천 평을 물려준다. 셋째, 일한 자신의 소유 주식은 전부 사회에 기증한다. 넷째, 아내 호미리는 재라가 돌봐주기 바란다. 다섯째, 아들 유일선에게는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거라’.” 지난 1971년, 76세로 영면한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유언장이 공개됐을 때 세상은 깜짝 놀랐다. 내로라 하는 회사 대표가 아내와 아들에게 단 한 푼의 유산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삶을 돌...
2023.07.20 17:38‘차가워 너무나 속이 시려 너무나~ 이빨이 너무 시려 냉면 냉면 냉면~ 질겨도 너무 질겨 냉면 냉면 냉면 그래도 널 사랑해~’ 지난 2009년 여름 TV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여 히트를 쳤던 명카드라이브의 노래 ‘냉면’의 가사다. 노래만 듣고 있어도 찌는 듯한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줄 것 같다. 바야흐로 냉면의 계절이 도래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에 얇게 썬 고기수육과 오이채, 그리고 삶은 계란 반쪽을 얹은 냉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더위에 지친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냉면의 유래는 고려시대까지 거...
2023.07.19 13:29서기 578년, 일본 고대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쇼토쿠 태자가 백제의 건축 장인 여럿을 초빙했다. 일본에 최고의 절을 지어 달라는 것이었다. 여기에 참여한 이가 백제 사람 유중광. 그는 15년 동안 식음을 전폐한 채 사찰 건설에 힘을 쏟아 서기 593년, 시텐노지(四天王寺·사천왕사)를 완공했다. 사찰의 위용에 감탄한 태자는 그에게 대대손손 건물을 관리해 달라고 부탁했고 이렇게 만들어진 기업이 1500년을 이어온 곤고구미(金剛組)다. 유중광이 만든 곤고구미의 철학도 ‘기본에 충실해라’, ‘보이지 않는 곳에 좋은 자재를 써라’ 등이었다....
2023.07.18 16:16“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을 살아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는 미국 명문고 웰튼 아카데미 새학기 공부가 인생의 전부였던 학생들이 키팅 선생을 만나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1990년 개봉한 작품으로 ‘카르페디엠 (carpe diem)’이라는 명대사를 남긴 명작이다. 아카데미 각본상을 비롯해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로 관객들의 가슴속에 ‘인생 영화’로 남은 작품이다. 키딩 선생은 모교 영어교사로 부임한 뒤 첫 수업에서 ‘할 수 ...
2023.07.17 14:20더불어민주당에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민주당 혁신위원회의 1호 쇄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의원총회를 열고 혁신위원회가 요구한 ‘민주당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및 가결 당론 채택’ 수용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혁신위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수용하지 않으면 ‘당이 망한다’고 경고했음에도 반대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와 추후에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불체포특권에 대한 민주당 내 찬성과 반대 진영의 온도차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찬성하는 의원들...
2023.07.16 15:34정부·여당이 월 180여만원 수준인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다룬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를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현주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담당자는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사람들이 센터를 방문하는데 웃으면서 방문한다. 어두운 얼굴로 오시는 분들은 드물다”고 말했다. 조 담당자는 “(어두운 표정으로 오는) 그런 분들은 장기간 근무하고 갑자기 실업을 당해서 저희 고용보험이 생긴 목적에 맞는, 그런 남자분들 같은 경우”라고 했다. 조 담당자는 이어 “여자분들, 계약기간 만...
2023.07.13 16:30‘떨어질 낙(落)’자를 써 징벌로 곡해할 수 있으나, 전통사회에서 낙향(落鄕)은 선비의 미덕이었다. 지조 있는 선비가 곧은 심지를 드러내 세간의 우러름을 받았던 낙향 사례는 우리 역사에 수없이 많다. 역성혁명으로 조선 왕조를 세운 이성계가 고려말 대학자 이색을 찾아가 ‘나를 버리지 말아 주시게’ 하며 출사를 간청했다. 목은은 단호했다. ‘나라안에 내가 앉을 곳이 없소. 망국의 대부는 그저 낙향해 있다가 죽으면 고산에 묻힐뿐이요’라고 답했다. 낙향을 뜻하는 귀거래(歸去來)를 십여 차례나 행한 선비도 있었다. 성리학의 비조 ...
2023.07.12 16:04“나에게 골프는 볼을 치고 걸어가, 그 볼을 다시 강하게 때리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프로골퍼 앙헬 카브레라는 캐디 출신 골퍼의 전설이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10살 때 골프장 캐디로 들어간 카브레라. 제대로 된 레슨을 단 한번도 받지 못했지만 그는 강한 정신력으로 PGA 투어에서 3승을 올렸다. 2007년 US오픈에서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1타 차로 물리치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가난과 부모 없이 자란 외로움, 캐디 생활의 경험이 내 골프의 원동력.” 이라는 게 카브레라의 회상이다. 캐디는 골...
2023.07.11 18:09중앙집권.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이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중앙집권적인 지방행정체제를 유지했다. 일제강점기 때 지방의회가 설치돼 ‘자치단체’라는 형식을 갖췄지만 ‘무늬만’ 존재했던 지방자치였다. ‘지방자치’시대를 연건 1991년이다. 주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지역 대표를 선출, 자치단체 집행기관과 의결기관을 구성, ‘자치’를 실현시켰다. 첫 지방자치가 개막한지 벌써 30년이 흘렀다. 올해로 8번의 선거를 거쳐 민선 8기가 1년을 맞았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예산·인사 등의 권한을 여전히 행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앙과 지...
2023.07.10 17:46중국 한나라에 한신이라는 명장이 있었다. 그는 유방이 제위에 오르기 2년 전인 204년 유방의 명에 따라 위나라를 격파한 여세를 몰아 병사 수 만명을 이끌고 조나라를 공격했다. 조나라는 군사 20만명을 동원해 한나라가 쳐들어올 길목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한신의 군대는 잇단 승리로 사기는 높았으나 숫자도 적고 보급선이 길어져서 장기전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한신은 일부러 강을 등지고 진을 쳐 조나라 군사를 맞아 싸우기로 했다. 한신이 배수진을 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아군이 퇴각할 수 없다는 결사의 각오...
2023.07.09 17:00“믿을 수 없는 놀라운 발견이다.” 1908년 일본 도쿄 제국대학 이케다 박사가 실험 중 환호성을 질렀다. 다시마의 감칠맛을 분리하던 그는 이 맛의 비결이 글루탐산나트륨(MSG)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예견대로 반응은 놀라웠다. MSG는 단 숨에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천연 물질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도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 가지 않았다. MSG의 유해성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MSG 같은 ‘흥분독소’는 뇌를 자극해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다.” 2013년 신경외과 의사 러셀 블레이록이 쓴 ‘죽음을 부르는 맛의 ...
2023.07.06 17:00치솟는 물가와 주거비, 여기에 사상 최악의 실업난까지...오늘을 사는 지구촌 청년들의 고통이 이루 말할수 없는 지경이다. 이러다 보니,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세대, 이른바 ‘캥거루족’이다. 최근에는 ‘리터루족’(리턴+캥거루족)까지 등장했다. 독립을 선언했다가, 경제적 난관에 부딪혀 다시 부모의 품으로 회귀하는 청년들을 말하는 신조어다. 1인 가구의 자유로운 삶은 고물가와 전셋집 계약 만료와 함께 막을 내렸다. 정부 조사에서도 청년들의 고된 삶이 드러난다. 국무조정실에...
2023.07.05 12:11조선 숙종 33년(1707년), 예조판서 윤세기가 임금에게 상소를 올렸다. 가가도(可佳島·지금의 가거도)에 주민이 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고려시대부터 왜구 토벌에 한계를 느꼈던 조정은 해안가 백성을 대거 내륙으로 이주시키는 공도(空島)정책을 폈다. 하지만 임진왜란이 끝나고 유민들이 하나 둘 섬에 정착하면서 섬에서 살기를 원하는 백성이 늘어났다. “이 섬이 적로(賊路)의 첫길이 된다고 백성을 몰아내고 땅을 비워두었는데, 근래에 와서 유민들이 다시 모여들므로 그대로 훈국에 소속시켜 군향에 보탤 것을 청하니, 아울러 따랐다.” ...
2023.07.04 17:33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휴가지를 고민하는 이가 늘고 있는 가운데 ‘촌캉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촌캉스’는 시골마을을 뜻하는 ‘촌(村)’과 휴양을 의미하는 ‘바캉스(vacance)’가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있는 여름휴가 트렌드다. 코로나 시기에 처음 등장했는데, 해수욕장 등 밀집된 장소를 피해 한적한 시골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는 것이다. 숲·논·밭을 멍하니 바라보는 숲멍·논멍·밭멍, 논밭 뷰를 배경으로 한 인생샷, 일명 할미룩인 밀짚모자·꽃무늬 몸빼바지(일바지) 착용 등이 필수인 ...
2023.07.03 15:49쓰레기는 늘 골칫거리다. 쓸 땐 좋지만 다 쓰면 귀찮은 존재다. 그동안 아무데나 버렸다. 강이나 바다, 산을 가리지 않았다. 유럽도 해양 쓰레기에 골머리를 앓았다. 그래서 나온 게 런던협약이다. 1972년 유럽 국가들이 폐기물 해양투기로 인한 해양오염 방지를 위해 협약을 맺었다. 그후 바다 생태계는 좋아졌을까. 해양오염은 더 심각해졌다. 회원국들이 다시 모였다. 1993년 11월 런던협약 당사국 회의에서 종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적용된 해양투기 금지를 저준위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폐기물의 해양투기도 금지했다. 1996년 ...
2023.07.02 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