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갈고 마음을 썩인다’는 의미의 절치부심(切齒腐心)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절치부심은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의 ‘자객열전’에 처음 나온다. 중국 전국시대 연나라 태자 단(丹)은 진시황의 침략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런 즈음 진시황에게 죄를 짓고 수배된 진나라 장군 번어기가 연나라로 도망쳐 왔고, 위나라 사람인 자객 형가가 나타났다. 태자는 형가에게 진시황의 천하 통일을 막아야 한다며 진시황에게 가까이 접근해 죽이자고 제안했다. 진시황을 미워하는 형가는 태자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진시황의 환심을 얻기 위해 번어기...
2024.01.22 14:41‘맹자(孟子)’양혜왕장구상(梁惠王章句上)에는 ‘항산(恒産)’과 ‘항심(恒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제(齊)나라 선왕(宣王)과의 대화에서 맹자는 “(백성에게 중요한 것은) 항산(恒産)과 항심(恒心)을 갖게 하는 것이다. 항산이 없으면 항심도 없다”고 말한다. 훗날 주자는 ‘맹자집주대전(孟子集註大全)’을 통해 항산과 항심을 이렇게 설명한다. “항산은 수입을 만들어내는 생업이고, 항심은 사람이 항상 가지고 있는 선한 마음이다(恒常也 産生業也 恒産可常生之業也 恒心人所常有之善心也).” ‘민본주의(民本主義)’를 주장한 맹자는 ...
양가람 기자2024.01.21 15:46“지름길을 모르거든 큰 길로 가라. 큰 길도 모르겠거든 직진하라. 그것도 어렵거든 멈춰 서서 생각해 보라.” 지난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가 한창일 때,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대변인이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글 한편을 썼다. 당원들을 향해서 였다.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민주당에서는 탈당자가 많이 나왔다. 후보 교체의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이낙연은 노무현을 떠날 수 없었다. “노무현과의 의리, 그와의 진한 인연을 버릴 수 없었다.” 결국 그 해 12월 19일, 노무현은 16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
2024.01.18 16:17국적은 미국. 생년월일은 1928년 11월 18일, 만95세다. 영리하고 호기심 많고 사교적인 성격이다. 엉뚱한 면도 있어 말썽을 자주 일으킨다. 전세계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다. 이 정도의 단서로도 떠올릴수 있는 대중 문화의 상징은 누굴까. 월트 디즈니사의 상징이자 마스코트인 미키 마우스다. 미키 마우스는 현실의 쥐와는 다른 귀여운 개구쟁이 캐릭터다. 주위에 친구들도 많다. 여자 친구 미니 마우스, 그리고 도날드 덕, 구피 구프는 영원한 3인방이다. 여기에 애견 플루토. 쥐가 개를 키운다는 아이디어가 무척 흥미롭다. 미...
2024.01.17 14:37‘배드파더스(bad fathers)’. 양육비를 안 주는 사람들을 통칭하는 배드파더스는 지난 2018년 7월 개설된 대한민국 웹사이트다.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양육비 지급 미이행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해 양육비 지급을 촉구하기 위한 취지로 개설됐다. 사이트명이 파더스(아빠)라는 이름이 남성을 차별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양육비 피해자의 80%가 여성이기에 사이트 이름을 ‘배드파더스’로 지었다고 한다. 지난 2021년 7월 ‘양육비 이행법’ 시행령이 개정된 것도 배드파더스의 영향이 컸다. 양육비 이행법 시행령 개정으로 채무...
2024.01.16 15:58광주·전남의 스타트업들이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혁신기술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2일(현지시각)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통신기술(ICT) 융합 전시회 ‘CES 2024’에서 두각을 나타내서다. 지난 1967년 미국 뉴욕에서 전자제품 전시회로 시작된 CES는, 지금은 전세계의 ICT 제품과 기술이 총집결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최대의 전시회로 발전했다. 매년 ICT 분야에서 최신 기술을 보유한 수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참가해 그들이 이뤄낸 기술적 성과들을 공개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최첨단 ICT ...
2024.01.15 13:04“술을 잘 만들었는데 어찌하여 손님들이 안 오는걸까요?” “혹시 집에서 기르는 개가 사납지 않나요?” “예 사납긴 합니다” “그래서 장사가 안되는 겁니다. 어른들이 어린 자식들에게 호리병에 술을 받아오라고 심부름을 시킬텐데 어린아이들이 개가 무서워서 주막에 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송나라 사람이 술이 팔리지 않아 먹는 사람이 없어 술이 쉬었다며 그 까닭을 마을 어른에 물었더니 들려준 대답이다. 술집 주인은 술 재료가 잘못돼 맛이 없어진 줄 알고 백방으로 개선에 나섰지만 백약이 무효였던가 보다. 술이 안팔린 원인이 술을 잘못 ...
2024.01.14 14:48“비트코인은 사회를 바꾸는 기술이 될 것이다.” 지난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네티즌이 새로운 전자 화폐에 대한 구상을 내놨다. 중앙은행의 통제 없이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암호 화폐 시스템. 개인 대 개인과 네트워크, 익명성 보장 같은 원칙도 밝혔다. 이렇게 탄생한 화폐가 비트코인(BitCoin)이다. 이후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개인간 최초의 송금이 이뤄졌고, 불과 1년여 만에 1달러 당 1309 비트코인이라는 교환가치까지 성립됐다. 2010년에는 피자 2판과 실제 거래되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장점은 ...
2024.01.11 16:592024년은 대한민국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해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3년차에 치러지는 총선은 여당을 지지하는 ‘정권 안정론’과 야당 의원을 당선시켜야 한다는 ‘정권 심판론’이 맞설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로선 중대 고비다. 여당이 승리하면 임기 중반 새로운 국정동력을 만들 수 있지만, 패배하면 사실상 식물정부로 전락할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거’는 올해 전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미국, 러시아, 대만 등지에서 새 지도자를 선출하고, 70여 국에서 크고 작은 선거가 진행된다. 전 세계 인구의 ...
박성원 편집국장2024.01.10 14:38“그의 청백함을 알면서 비에다 새삼스럽게 그 실상을 새긴다는 것은 오히려 그의 청백에 누(累)가 될지 모른다.”(조선 13대 왕 명종 9년) 명종이 신하의 부고를 듣고 비를 하사한다. 그 비에는 한 글자도 쓰지 못하게 하고 다만 그 맑은 덕을 표시하기 위해 이름을 ‘백비(白碑)’라고 했다. 장성군 황룡면 금호리 호사(여절) 마을에 있는 조선중기 문신인 박수량(1491~1554)의 묘 앞에 세운 호패형 비석을 말한다. 조선시대 유일한 백비의 주인공인 박수량은 청백리로 통한다. 청백리는 재물에 대한 욕심이 없고 곧고 깨끗한...
2024.01.09 12:33취재1부로 배속되면서 평소 친분이 있고 존경하고 있는 조선대학교 공진성 교수와의 자리를 가진바 있었다. TV에서도 자주 얼굴을 비추는 터라 그와 있는 시간에 그를 알아보고 인사를 하는 시민들로 인하여 대화는 20여분마다 한번씩 끊기기도 했다. 그에게 현 더불어민주당과 관련 “문제가 있긴 있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공 교수는 단박에 바로 이야기를 꺼냈다. “저는 민주당의 주된 문제는 정치를 자꾸만 인격화(personalize)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바뀌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호도합니다. 탄핵이니 정권교체가 나오는...
2024.01.08 15:35“가만히 귀 기울이면 첫눈 내리는 소리가 / 금방이라도 들려 올 것 같은 / 하얀 새 달력 위에, 그리고 내 마음 위에 / 바다 내음 풍겨오는 푸른 잉크를 찍어 희망이라고 씁니다./” -이해인 ‘새해 첫날의 소망’에서 새해가 되면 덕담을 건네는 문화는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다만 그 형태가 볼썽사납게 일그러졌을 뿐. 고운 한지에 먹으로 쓴 선조들의 ‘낭만 연하장’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고, 화려한 문양에 형형색색으로 인쇄된 문방구 연하장도 그 때, 그 시절 이야기로 남겨진 지 오래됐다. 이젠 핸드폰 몇 번만 터치...
2024.01.07 18:10“소수가 지배하고 소수가 영욕을 누리던 반대중적 현상을 일소하고 희망에 찬 대중의 70년대를 열겠다.” 1970년 1월 24일, 45세의 3선 의원 김대중이 대한민국 7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40대의 신선한 힘으로 박정희가 노리는 3선 개헌을 저지하고 무력감에 빠진 야권을 되살리겠다는 이른바 ‘40대 기수론’이었다. 유진산 당수 등 당시 신민당 수뇌부 뿐만 아니라 경쟁자였던 박정희 조차도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김대중은 그 해 4월 27일 치러진 선거에서 521만 표를 얻으며 박정희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1924년...
2024.01.04 17:05흔히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코로나19를 겪으며 자영업자들은 이 말에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꼈단다. 노력도 나를 배신할 수 있는 세상이구나. 남들과는 다를 거라고,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믿어왔지만 나라고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구나.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체감했다고 한다. 지난해 봄, 3년4개월 만에 관련 규제들이 해제되고 대부분의 실내 공간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게 되면서 코로나19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날인 12월31일에는 언제까지나 길게 줄을 서 있을 것만...
2024.01.03 13:41예로부터 정월 초하룻날에는 조정으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새해를 축하하는 인사를 해왔다. 이러한 의식은 백성들에게 국왕을 정점으로 한 왕실의 위엄을 알리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수서(隋書)’ ‘당서(唐書)’ 등에 신라 왕실의 하례행사에 관한 기록이 있어 왕권국가로서의 기반이 갖춰진 이후 계속 이어져 내려온 행사임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신년하례(新年賀禮)를 통해 새해를 맞는 기쁨을 나눴다. 조선시대의 회례연처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한해를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새해 벽두...
2024.01.02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