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아빠 찾아주세요. 찾아주세요” 하면서 울부짖는 혼자 남은 조카 녀석이 안쓰러웠다. 외동딸로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믿기지 않은 현실 앞에서 망연자실했다. 그나마 다행이도 저녁 8시경 남동생을, 10시경 올케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하면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렸다. 많은 사람들 중에 아는 사람이 보이면 서로 걱정 어린 눈으로 위로했다. 후배 부부가 사고를 당해 중학생 아들만 남겨져서 공항에 함께 왔다는 지인. 함께 일하던 직원의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는 지인. 트라우마센터에서 일하는 선생님은 도움이 될까 해서 급히 왔다고 했다. 봉사자들이 속속 도착하고 구호물품들도 도착하면서 유가족들을 세심하게 살피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무안읍내를 다 돌아서 떡국거리를 사갖고 왔다는 무안자원봉사단체에서 저녁을 해결해주었다. 어떻게든 먹고 힘내서 버텨야한다고 친구네 가족들을 데리고 식사를 하면서 참 고마웠다. 장기전으로 갈 거 같다고 걱정하는 가족들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하루하루 서로를 의지하면서 버텨내고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장례절차를 마무리 하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거 없냐는 질문에 친구는 아무것도 필요한거 없어 구호물품도 많고 식사도 잘 제공해주고 많이 도움 받고 있다고 감사해 하였다.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해” 라면서 한없는 감사를 표현하였다.
전국 각지에서 봉사단이 몰려오고 구호물품들이 답지하면서 힘들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고 하였다.
법인의 기관장들과 합동 참배를 하고 1월 4일에는 시민 상주가 되어 분향객들을 맞이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진심을 다해 기도하고 눈물을 흘렸다. 무안공항분향소에서 봤던 낯익은 여학생의 친구인지 어떤 여학생은 쉼 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방문록에 “00야 잘지내, 그 곳에서는 행복해”라고 쓰고 부모님과 함께 두 손을 모아 기도하였다. 친구에게 위로가 될지 모르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기도해주고 명복을 빌어주어 좋은곳에서 평안 할 것이라고 얘기 해주었다.
다시는 이 땅에 이런 사고가 일어나서는 안 되겠다. 사고에 대한 여러 가지 말들도 많지만 제대로 밝혀져서 억울한 죽음에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더 개탄스러운 것은 SNS상에 유족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악플러들이다.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온 나라가 혼란스러운 이 시기에 먼길 마다 않고 달려와 봉사하고 헌신해주는 수많은 훌륭한 국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가족을 잃은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보내고 싶다.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 있는 우리가 되자. 우리는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