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속 정답률 1.5% 킬러문항… 난이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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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수능
불수능 속 정답률 1.5% 킬러문항… 난이도 논란
국어 1등급 컷 80점대 예상돼
10여점↓… 수학 22번 정답률↓
당국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돼“
교육계 “킬러문항기준 정해야”
  • 입력 : 2023. 11.19(일) 16:34
  • 김혜인 기자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공통과목 마지막 문항인 22번 문제 캡처.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불수능’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 수학 문항을 두고 난이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킬러문항(초고난도문항)을 배제한 출제 기조를 강조했지만 전반적으로 체감 난이도가 오른 상황에서 98.5%의 오답률을 기록한 수학 문제로 인해 킬러문항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19일 EBSi에 따르면 올해 수능 체감 난이도를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50%)이 ‘매우 어려웠다’고 답했다. 수험생들은 지난 9월 모의평가나 전년도 수능 보다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에서도 국어와 수학이 높게 나타나면서 수능 난이도가 확연히 드러났다. EBSi에 따르면 올해 수능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6점, 수학은 147점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지난해보다 국어 12점, 수학 2점 정도가 올랐다.

난이도가 올라가자 등급컷 또한 예년보다 하향한 모양새다.

EBSi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산출한 국어 1등급 컷은 원점수 기준 85~87점, 수학은 84~92점이다. 지난해 수능 국어의 1등급 컷은 92~96점, 수학은 85~89점이었던 점을 비춰봤을 때 국어 1등급 컷이 10여점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절대평가 영역인 영어는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다.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높아 ‘불수능’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수학 과목에서 출제된 한 문항이 극도로 낮은 정답률을 기록하면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고 나선 교육당국의 입장이 무색해졌다.

EBSi에 따르면 이번 수능 수학 공통과목 마지막 문항인 22번의 오답률(가채점 기준)이 미적분·확률과통계·기하를 선택한 학생들 모두 98.5%를 기록했다.

단답형 22번은 수학Ⅱ에서 출제된 것으로, 미분법을 이용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삼차함수를 구할 수 있는지 묻는 문제다.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 개형을 추론하고 이를 통해 함수식을 구해야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출제돼 복잡한 연산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시계에서는 보통 초고난도 문항은 정답률 5% 내외를 기록하는 수준으로 본다. 그러나 해당 문항이 1~2%의 정답률을 보이면서 사실상 킬러문항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교육당국은 ‘킬러문항’이 아닌‘변별력을 확보한 문제’라고 했다.

수능 당일인 지난 16일 EBS현장교사단 소속 심주석 교사는 “단답형 정답률을 9월 모의평가보다 강화해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며 “22번도 본인이 얼마만큼 연습을 해봤는지에 따라 정답률이 차이가 난다. 손을 못 댈 정도 문제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전에 킬러문항이라 불리던 문제와 양상이 다른 점은 있다. 예전 킬러문항은 극상위권 학생들만 풀 수 있는 난이도로 일반 학생들은 손도 못 댈 정도였다. 킬러문항이 배제된 건 맞지만 논란이 된 수학 문항 정답률을 보면 수험생들에게 킬러문항 역할을 한 셈”이라며 “이번 수학 문항을 계기로 교육당국이 킬러문항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논의하고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능의 높은 난이도에 따른 전략적인 입시대책을 당부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등급컷이 내려간 상황인만큼 수시생들은 대학에서 최저등급을 충족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니 포기말고 면접과 논술 등을 준비해야 한다”며 “정시생 또한 과목 점수를 유리하게 적용시킬 수 있는 입시전형을 탐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