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등재 제주 4·3 기록물…희생자 증언 등 1만5000건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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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유네스코 등재 제주 4·3 기록물…희생자 증언 등 1만5000건 담겨
불법 군사재판 수형인 명부도
  • 입력 : 2025. 04.11(금) 15:31
  • 뉴시스
형무소에서 보내 온 엽서. 국가유산청 제공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제주4·3 기록물에는 4·3 희생자와 유족들의 증언과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운동 기록 등 1만5000건에 달하는 자료가 담겼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유네스코에 등재된 4·3 기록물은 총 1만4673건이다. 희생자와 유족의 증언이 1만4601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진상규명·화해를 위한 시민운동 기록 42건, 군법회의 수형인 기록 27건, 정부 진상조사 관련 기록 3건이 포함됐다.

기록물들은 1949년부터 2003년까지 생산된 것으로 형식으로 보면 문서가 1만3976건, 도서 19건, 엽서 25건, 소책자 20건, 비문 1건, 비디오 538건, 오디오 94건이다.

희생자 유족 증언 자료에는 제주4·3연구소가 1989년 펴낸 ‘이제사 말햄수다’ 1편과 2편 2권이 포함됐다. 최초의 4·3 구술자료집으로 발간된 기록물로 의미가 크다.

제주4·3연구소 관계자는 “6월 민주항쟁 이후 희생자와 유족을 40여명을 직접 만나 4·3 당시 얘기를 들으면서 자료를 수집해 펴냈다”며 “이 책은 이후 4·3 연구에 기초 토대가 된 객관적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무명천 할머니’로 불린 고(故) 진아영 할머니가 생전에 증언한 영상물도 담겼다. 1914년생인 진 할머니는 4·3 당시 집 앞에서 경찰이 쏜 총에 턱을 맞아 평생 ‘무명천’으로 턱을 가리고 살아 ‘무명천 할머니’로 불렸다.

수집된 희생자 유족의 증언들은 4·3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전국적인 시민사회 운동으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됐다.

진상규명·화해를 위한 시민운동 기록에는 현기영 작가가 4·3을 소재로 쓴 소설 ‘순이삼촌’과 마을 간 협력과 화해를 위한 공동위령지 조성 기록, 4·3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운동 영상과 책자들이 담겼다.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을 위한 유족회, 시민사회 운동 기록, 좌우의 분열을 넘어서 화해와 상생을 추구하는 지역민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자료들이다.

군법회의 수형인 기록에는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수형인 명부가 주요 자료다. 당시 수형인들은 한국전쟁 발발 후 대부분 행방불명됐다. 특히 당시 수형인들이 가족들에게 남긴 엽서와 증언도 포함됐다.

정부의 진상조사 관련 기록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4·3특별법 공포 문서에 서명한 자료와 정부위원회의 진상조사보고서가 담겼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4·3 관련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이를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인권 교육의 살아있는 자료로 활용하겠다”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 구축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