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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푸른 뱀띠 해로 을사년(乙巳年)이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20년 전(前)인 1905년도 을사년이었다. 어쩐지 ‘을사년’이라고 하니까 학창시절 역사시간에 많이 들어 익숙한 기억이 있다. 이때 나라를 일본에 강제로 넘기는 을사늑약(乙巳勒約)에 찬동했던 을사5적(敵)을 우리는 이완용, 이지용, 박제순, 이근택, 권중현으로 칭한다. 이들은 모두 지금의 장관직을 수행한 사람들이고 대표적인 친일파라고 할 것이다. 당시 일본대표가 막무가내로 합방을 강요한 ‘늙은 여우’ 또는 ‘늙은 늑대 우두머리’에 비유한 악명 ...
2025.02.10 18:06영화 ‘파묘’는 제목이 주는 으스스함 때문에 썩 그리 보고 싶지 않은 영화였다. 그런데 천만 관객 영화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감독상, 여우주연상 외에도 ‘2024 관객이 뽑은 올해의 영화상’ 등 굵직한 상을 수상하고 보니 궁금증이 생겨 무서움을 무릅쓰기로 했다. 감독은 전작 ‘검은 사제들’(2015)과 ‘사바하’(2019)의 오컬트 장르를 ‘파묘’(2024)에도 이어갔다. 이 세 작품을 통해 신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장재현 감독의 집약적 탐구는 기획과 시나리오 작가를 겸한 감독으로서의 걸출함을 과시하게 한다. 비행기 안 ...
2025.02.10 17:29내란의 시대다. 입법부가 행정부의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총을 든 나라, 사익을 위해 거짓 국익으로 포장하는 나라, 통치행위를 유치원생 소꿉장난처럼 하는 나라, 온 국민을 듣기 훈련시켜 거짓말이 일상인 나라, 법치의 상징인 법원이 침탈되는 나라,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똑같은 현상을 두고 생각이 너무 다르다. 한쪽은 다수당의 의회 독재가 만든 내란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쪽은 대통령이 수괴가 되어 일으킨 친위 내란이라고 말한다. 어이없는 대립각이다. 삼권 분립의 민주공화국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대치는 참...
2025.02.09 17:55현재 대한민국 농산어촌은 초고령화, 기후변화, 노동력 부족 등의 문제로 지역 소멸 등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농어민들의 생산과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수·축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생과 협력이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이를 위해 고흥군과 지역 협동조합은 농·수·축산업의 발전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여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농어민들이 안정적으로 생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흥군은 농·수·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농어민들이 안정적으로 생산에만 ...
2025.02.06 17:51그리스 신화에서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자신을 매개로해 자연 만물을 탄생시킨 생명의 근원으로 묘사된다. 토양은 인간을 비롯해 모든 생명의 생존과 번영에 필수적인 근원이고 ‘가이아’일 것이다. 수 세기에 걸친 인구 증가, 산업 발전 및 경제성장은 토양을 이용해 이뤄졌고 이러한 성장은 각종 환경오염물질에 의한 토양 오염을 수반했으나 토양은 어머니처럼 다 품었기 때문이다. 토양 오염은 단기간에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오염이 발생한 시점과 오염을 발견하는 시점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토양 오염물질이 자연...
2025.02.06 17:46지난해 길고 긴 더위가 물러갈 무렵,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트 자카르타(Art Jakarta)’와 ‘자카르타 비엔날레(Jakarta biennale)’를 관람하기 위해 다시 더위로 향했다. 약 7시간의 비행을 버티며 도착한 자카르타의 첫인상은 듣던 대로 덥고 습한 공기였지만, 처음 도착한 이국 땅에서 어떤 예술이 펼쳐질지에 대한 기대감은 그 더위를 잊게 만들었다. 필자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한 지난해 10월 3일부터 6일 사이에는 다양한 예술 축제들과 이를 염두하며 개최된 다양한 전시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 중 ...
2025.02.06 17:41설마 하던 트럼프의 관세 부과 엄포가 현실이 돼버렸다. 지난 5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한달간 관세 유예를 결정했지만 중국에는 10%의 관세 부과를 공언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미국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전쟁’이라고 혹평할 정도다. 하지만 트럼프는 미동도 하지 않고 조만간 유럽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무역전쟁 확전의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무역전쟁은 미국을 포함해서 세계 모든 국가들이 승자 없는 패자가 될 수 있다. 물가가 오르고 금리 인상도 불가피해질 것이다. 기준통화인 달러가 약세...
2025.02.06 09:53지리산이 구름모자를 벗고 가냘픈 햇살에 웅크리고 있다. 나무 사이로 하얀 눈을 안고서 성스러운 위용을 보여준다. 지리산을 보면서 비닐하우스 단지인 구례읍 뒷들로 향했다. 오이·호박 등 하우스단지는 하얀 들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뜨거운 열기와 일렬로 늘어선 푸르른 농작물들이 반긴다. 서재수·이하정 부부를 만났다. 애호박 선별작업과 라임잎을 포장하고 있었다. “날씨가 무척 춥습니다. 힘드시지요” “괜찮아요. 커피 한잔하셔요” 생글생글 웃으며 커피를 권한다. 바쁘신데 몇 가지 질문만 하겠다고 했다. 부인 이하정 씨는 베트남에서 국...
2025.02.05 17:50새해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어수선한 시국 속에서 마음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긴 설 연휴 동안에는 마치 생각을 정리해보라는 듯 춥고 눈도 많이 내렸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농사를 짓는 시인은 4.5톤 트럭에 트랙터를 싣고 남태령까지 올라와 밤을 새우고, 은박지를 몸에 두르고 영하 10도가 넘는 강추위를 견디며 한남동에서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그런 그도 설 연휴에는 눈 쌓인 골짜기에 들어가 나무와 눈길을 찍어 카톡에 올렸다. 마치 로버트 프로스트가 시 ‘눈오는 밤, 숲가에 서서’에서 한해의 가장 어두운 저녁 ...
2025.02.04 17:31이미 세상은 얼마 전부터 한참 정신이 나가 있다. 필자도 작년 말부터 무엇엔가 홀린 듯이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아직도 미성숙한 인격을 가져서인지 성지순례를 다녀 왔어도 분노와 화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랜동안 곳곳에서 자신의 인지도식과 다른 정보들을 차폐한 채 오로지 자신의 목소리만 앵무새처럼 떠벌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주변을 바라보는 눈이 부패하면 나르시시즘이 된다.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권력에 조건형성된 사람들은 헌법적 판단이나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이미 그 자격이 상실되었다. 국민들로부터 심리적으로...
2025.02.04 17:29거제시 옥포에 있는 해수욕장에 다녀왔다. 이 추운 겨울에 해수욕이 웬 말이냐고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작년 12월 8일 해운대에서 열린 제37회 북극곰 축제에 참가했을 때에도 주위의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엄동설한에 무슨 바다 수영축제, 제정신이 아니고서는 감히 엄두도 못 낼 도전이다. 필자처럼 매일 2㎞ 실내 장거리 수영과 여름 한 철 바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이 한파의 계절이 동면동물의 겨울잠처럼 지루하기 그지없다. 어디에선가 열린 바다에 뛰어들어 ‘외로운 자유’를 다시 만끽하고픈 욕망에 몸이 불타오르고 안달...
2025.02.04 17:25불면증, 악몽, 두근거림, 무기력과 우울증. 자살 충동.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대형 참사 후 생존자와 유가족이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들이다.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179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경상을 입은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조류 충돌로 인한 랜딩 기어 고장, 활주로 길이, 콘크리트 둔덕 등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한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참사는 단순한 물리적 재난을 넘어 심리적, 사회적 충격을 동반한 ...
2025.02.04 17:243865GW 전 세계 설치된 재생에너지 전력 용량(2023년 말)이다. 최초로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공급의 30%를 넘어섰고 수력을 제외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16%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초 태양광 풍력 등은 겨우 0.2%로 미미했다. 그 무렵 재생에너지는 변방의 에너지로 경제적 기술적 측면에서도 비싸고 비현실적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인류사회의 주력 에너지로 입지를 굳히며 화석연료나 원자력을 이겨내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확실히 인류사회는 거대한 전환의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
2025.02.03 18:01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콜린 후버. 올해 46세에 접어든 그녀의 소설은 ‘내가 너의 시를 노래할게(Slammed)’(2012)로 각광받은 이후 출간되는 족족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작품을 제외하고 거의 번역 출판되어 꽤 알려져 있는 편이다. 그녀는 폭력의 대물림, 인간의 악한 본성,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 미움, 용서 등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자유자재로 문장 안에서 녹여내는 마법을 부리고, 독자는 한번 책을 손에 쥐면 놓지 못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베스트셀러이고 미국 최고의 인기 작가인가...
2025.02.03 17:22지금 대한민국은 대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말연시에 새로운 희망을 말하고, 일년 계획을 세워야 할 때 국민들은 혼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란 수괴와 동조자들은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헌정질서를 무시하고 있다. 갈등과 혼란을 조장하며 아집과 독선으로 노골적인 내란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중권력 상태이다. 내란범들의 면면을 보면 수재로 불리며 대학서열체제의 정점에 있는 대학을 나왔고, 육군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고 졸업했던 자들이 대부분이다. 학창 시절 공부...
2025.02.02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