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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다가오면 거리에는 설렘과 분주함이 가득하다. 시장은 차례상 준비로 붐비고, 오랜만에 만날 가족을 생각하며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이어진다. 하지만 모든 이에게 명절이 반가운 것은 아니다. 가족 없이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오히려 긴 연휴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 무료 급식소나 복지관이 문을 닫는 기간에는 하루 한 끼 해결조차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러한 이웃들에게 광주 서구의 ‘천원국시’는 단순한 국숫집이 아니다. 하루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자, 사람들과 따뜻한 정을 나...
2025.02.03 18:05축구와 야구 등 춘추제로 열리는 프로 스포츠에서 1월은 새봄을 준비하는 시기다. 모든 구단이 저마다의 목표와 희망을 품고 비행기 혹은 버스에 오르는 때이기도 하다. 우리 지역에서도 광주FC와 전남드래곤즈가 이미 비행기에 올라 전지훈련지인 태국으로 떠났고, KIA타이거즈는 1차 스프링 캠프가 개최되는 미국으로 떠날 준비에 한창이다. 광주FC는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 코사무이로 떠났다. 오는 22일까지 마랄레이나 스포츠 리조트를 베이스캠프로 체력 훈련과 전술 훈련 등을 실시한 뒤 국내로 복귀하는 일정이다. ...
2025.01.20 17:57“성심당 빵 사러 대전 간다.” 대전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성심당에는 연간 1000만명 이상이 찾아온다. 오직 성심당 빵을 구매하기 위해 대전을 찾는 이들도 많다. 잘 키운 동네 기업 하나가 대전을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든 것이다. 성심당의 성공은 수도권 집중, 지역 불균형, 지방소멸을 극복하기 위한 ‘로컬산업’의 중요성을 증명한다. 지역 대표 로컬 기업을 통해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고 나아가 지역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전남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소멸 위험이 가...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2025.01.13 17:44한 해 마무리를 앞두고 있어서는 안될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179명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지난 2022년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이어 2년 만에 마주한 ‘지역 참사’에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매 재해재난 사고마다 기자들은 앞다퉈 ‘속도전쟁’을 다툰다. 또 어떠한 실마리라도 하나 건지기 위해 무자비한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번 제주항공 참사에서도 그 모습은 여과없이 보여졌다. 모 중앙지와 지역지는 지난 29일 사망자의 ...
2024.12.30 18:35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른바 ‘꼼수 전략’으로 탄핵 심판 지연 전략을 벌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서류 송달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20일 송달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23일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19일 대통령 관저로 발송송달을 실시했고, 20일 서류가 도달해 송달 효력이 발생한 것으로 확정했다. 형사소송법 65조, 민사소송법 187조 관련 대법원 판례를 종합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소송 서류 송달을 거부할 경우 등기우편으로 발송할 수 있고 송달의 효력은...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2024.12.23 18:42“올해에는 꼭 취업해야지.” 청년들의 다짐이 또 다시 허망하게 흩어진다. 2024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지만, 취업시장의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취업에 성공하지 못했거나 취업을 포기하고 그냥 쉬기를 선택한 청년들에게는 겨울 한파보다 얼어붙은 고용시장이 더욱 매섭다. 채용 문화가 ‘신입 정규직 채용’에서 ‘경력·수시 채용’ 방식으로 전환되고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등 긴축경영에 나서면서 향후 고용시장 전망 역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인 이상 ...
2024.12.16 18:50대학시절 역사를 전공하면서 교수님께 자주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역사를 활자로 접하게 되면 가벼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사학도라면 역사를 배울 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고통, 기쁨과 슬픔에 공명하며 무게를 함께 짊어질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수많은 전쟁과 혁명의 기록들은 숫자로 요약되고, 목숨을 걸고 투쟁하던 이들의 외침과 절규는 쌍따옴표 안에 갇힌 짧은 문장으로 정리된다. 그러나 그 숫자와 문장 뒤에는 피와 땀, 그리고 이름 없는 수많은 삶이 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민주화...
2024.12.09 21:26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 지난 1일 폐막했다. 올해는 86일의 전시 기간 70여만명이 방문했고, 종합 관람 만족도는 81.7%로 2000년대 이후 최고 만족도라고 한다. 그렇다고 모두가 만족한 비엔날레로 평가되진 않는다. 방문객 수가 시내 전역의 파빌리온 관람객까지 포함한 수치인데다 과거 대비 유료 관람객 수는 적었다는 주장이다. 특히 ‘30주년 전시’로는 완성도에 못미쳤다는 일부 예술계의 시각도 존재한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파빌리온의 분산 전시로 인한 낮은 몰입도·완성도, 광주정신·동양예술을 찾...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2024.12.02 18:40‘책임 없는 쾌락’ 강기정 광주시장의 체육 행정을 보면 떠오르는 말이다. 강 시장은 프로 스포츠 현장 곳곳에 얼굴을 내비치며 열혈 스포츠맨을 자처하지만 정작 스포츠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정책과 지원에는 소홀한 듯 하다. 광주시는 오는 30일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축하 카퍼레이드를 개최하기로 했지만 이 과정에서 KIA는 선수단 일정 등을 이유로 행사 개최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광주시가 KIA 우승을 시정 홍보에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IA는 기업 구단이고, 시는 단순한 연고지에 그치기 때문이다. ...
2024.11.25 18:31설립자 흉상에 뿌려진 오물, 본관 앞 벗어둔 수백 점의 학과 점퍼, 학교 곳곳 빨간 글씨의 대자보들. 동덕여대 학생들의 남녀공학 전환 반대를 위한 거센 반발의 흔적들이다. 동덕여대 내부 갈등은 교무회의에서 일부 교직원이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학교 측은 학교 발전을 위한 의견일 뿐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여성 학습 공동체라는 의미를 포기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비민주적인 절차라며 반발하고 있다.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반대 시위는 성신여대, 광주여대 등 전국 여대들의 ‘여대 존치’에...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2024.11.18 17:56“본 모습이라고 봐야죠. 행정사무감사를 안 했다면 언제까지고 이렇지 않았을까요. 관리 부실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죠.” 최근 광주시 산하기관들의 행정사무감사 허위·부실 자료 제출이 잇따르자 한 의원이 기자에게 전한 이야기다. 광주시의회는 지난 4일부터 광주시 주요 시책 사업 및 출연기관에 대해 위법·부당행위·예산 낭비 등을 점검하는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각 상임위원회 의원들은 기관에서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그러나 감사 전반에서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거나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첫날 광주그린카진...
2024.11.11 19:012022년 10월 29일. 159명의 꽃다운 청년들이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었다. 2년간 유지됐던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시민들은 기대감에 부풀었고,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올 거라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태원 골목은 가로세로 1m 안에 16명이나 몰릴 정도로 군중밀집도가 치솟았고,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참사를 두고 책임있는 기관들의 무책임한 대응에 따른 ‘인재’로 결론 지었다. 참사가 발생한 지 겨우 2년 지났다. 20년이 지나고 우리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다시 안전불감증이 도래했다고 해도 이해할 ...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2024.11.04 17:489월 중순까지 이어진 길고 긴 무더위가 가고 외투를 여미게 되는 쌀쌀한 날씨가 찾아왔다. 높고 푸르른 하늘과 붉은빛으로 물들어 가는 나뭇잎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완연한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가 무색하게도 우리는 여전히 지난여름 겪은 ‘이상기후’의 여파를 온몸으로 맞고 있다. 기후 변화가 불러온 폭염과 집중호우가 단순한 자연현상을 넘어 우리의 일상 곳곳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올여름 발생한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는 전국 각지의 농작지과 주거지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 바다에는 고수...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2024.10.28 18:09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활성화에 따라 온라인의 익명성에 기댄 미성년자 대상 신종 성매매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플랫폼이 ‘사이버 포주’로 악용되면서 아동과 청소년들이 멍들어 가고 있지만, 이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최근 일부 SNS 앱을 접속해 보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조건만남, 즉 성매매 상대를 찾는 게시글이 초 단위로 업로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성매매를 암시하는 키워드를 사용하며 담배와 금품 등으로 미성년자를 꾀어냈다. 가출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용돈을 주겠다”거나 “거...
2024.10.21 16:53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전 국민이 들썩인 가운데 그의 작품을 역사 왜곡이라고 폄훼하는 세력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와 정치는 본질적으로는 독립적 가치를 지닌 분야지만, 역사, 사회문제, 현안 등을 논할 때 양립하기도 하고 양 분야의 애매한 침범 영역을 두고 대립하기도 한다. 한강 작가를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부은 김규나 작가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는 모두 한강의 작품이 제주 4·3 사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라는 평을 들었던 작...
2024.10.14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