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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해안 어업권역 분류도-해양수산부, 한국의 해양문화(서남해역 하), 2003 어구어법(漁具漁法)이란 무엇인가 남도는 전래적으로 바다물고기 잡는 방법(漁撈)들이 다양했다. 우리나라 섬의 2/3를 보유하고 있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이 방식들은 크게 어로 장치를 포함한 어구(漁具)와 그것을 이용해서 고기를 잡는 어법(漁法)으로 나 눌 수 있다. 어로장치 혹은 어구의 경우, '독살(돌살)'처럼 오늘날까지 전해 오는 것도 있고, 나무줄기나 면사를 이용해서 만든 그물처럼 오래 전에 없어져버린 것도 있다. 어법의 경우, 맨손어법처럼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도 있고, 어구와 함께 없어져 버린 것도 있다. 이것은 고정형 전래어로가 일반적으로 조류간만과 지형을 이용한 어로방법에 한정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형과 조류간만의 차를 뛰어넘는 어로기술의 보급이 이루어지면서 전래의 어로방법은 급속하...
편집에디터2021.07.08 15:19무안군 무안읍 매곡리 도깨비굿 이야기를 다시 소개한다. 무안과 함평 일대의 명산이라는 보평산 아랫마을이다. 보평산 정상에는 조선시대 때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봉수대가 있다. 보평산과 감방산 사이에 있는 능성에는 용굴샘이 있어 명산 보평산의 풍수 스토리를 완성해준다. 이 물이 마르거나 마르지 않거나를 가지고 한해의 기후와 운수를 점쳤다. 누군가 몰래 묘를 쓰는 일이 발생하면 이 샘의 물이 말라버린다. 보평산은 명산이고 용굴샘은 그를 보전하는 상징공간이기 때문에 아무리 큰 권력을 가진 자라도 이 산에 묘를 쓸 수 없다. 하지만 자기 자손...
편집에디터2021.07.01 16:53제주도 도깨비굿. 한국민속대백과 사전 곧 한여름이 오고 장마가 시작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영화산업이 주눅 들긴 했지만 연례적인 테마들은 변함없이 등장할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무엇일까? 한여름 밤의 영화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 그렇다. 고전적으로는 여고괴담 시리즈다. 영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여성 특히 처녀성을 강조하는 고전적 이미지는 소설 장화홍련전으로 좇아 오른다. 아니, 뱀에게 바친 처녀 이야기로, 백년 묵은 여우 이야기로 갈래를 치며 끊임없이 좇아 오른다. 이들 서사는 아마도 어떤 시대 어떤 의도에 의해 강요되거나 권장되었을 것이다. 이른바 권선징악의 표상이라 한다. 과연 그럴까? 드라마 마저도 성격은 귀신에 가까웠지만 이 전형적인 서사를 파괴한 것 같지는 않다. 여성이 피해자로 등장하는 이 스토리의 얼개는 물론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역사 이래 여성이 억압과...
편집에디터2021.06.24 16:11필리핀 홍두안지역 강 줄다리기. 기지시 줄다리기 제공 마두희(馬頭戱)가 뭘까?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서 안동대 한양명은 '대보름 무렵에 줄을 당겨 승부를 겨루는 편싸움 형식의 대동놀이'라고 정의했다. 2014년 '비교민속학'에 게재한 「울산 마두희의 전승양상과 지역성」에 보다 자세한 내용을 풀어썼다. 『학성지鶴城誌』(1749), 『여지도서輿地圖書』 경상도보유(慶尙道補遺)편 속의 『울산부읍지蔚山府邑誌』(1557∼1765), 『경상도읍지慶尙道邑誌』 속의 『울산부읍지』(1832), 『영남읍지嶺南邑誌』 속의 『울산부읍지』(1895), 『학성잡기鶴城雜記』(1902) 등 관련 기록을 이미 소개하고 분석했다. 말과 관련된 민속놀이나 줄다리기에 대한 문헌들이 희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만큼 마두희가 울산지역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아니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풍속이다....
편집에디터2021.06.17 16:48미역이나 톳은 푸른색일까 갈색일까? 푸른색이었는데 갈색의 정기를 입었을까? 살짝 데치면 푸른색이 되니 본래 푸른색일까 아니면 뜨거운 물에 놀라거나 멍들어서일까? '풀'은 '푸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 텐데 바다의 풀이 마냥 푸르지만은 않은 이유가 광합성에만 있을까. 사전에서는 '푸르다'의 어원이 '풀'에 있다고 말한다. 푸성귀니 푸새니 푸초니 하는 낱말들을 그 근거로 내세운다. 풀의 15세기 표현은 '플'이다. 17세기 원순모음화 영향으로 '풀'로 바뀌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풀'의 어원이 '푸르다'에 있다고 생각한다. 항용 ...
편집에디터2021.06.10 15:29성년례 시연 중 들돌들기 연극-광주전통문화관 제공 "나라에 일이 있거나 관가에서 성곽을 쌓게 하면 여러 건장한 젊은이가 모두 등가죽을 뚫어 큰 줄을 꿰고 또 1장(丈) 정도 되는 나무를 매달고 하루 종일 소리를 지르며 힘을 다하여 이를 고통으로 여기지 않고 작업을 독려하며, 또한 이를 강건함으로 여긴다." 근자에 회자되는 마한 풍속 중 하나, 위지동이전에 나오는 기사다. 장(丈)은 한 자(尺)의 열배다. 약 3M에 해당하는 통나무인 셈. '위지 동이전 마한조'는 또 다른 풍속을 보고한다. "많은 사람이 떼 지어 노래 부르고 춤추며 술을 마셔 밤낮을 쉬지 않았다. 그 춤추는 모양은 수십인이 같이 일어나서 서로 따르는 형국인데, 땅을 낮게 혹은 높게 밟되 손과 발이 서로 응하여 그 절주(節奏, 리듬)하는 모양이 마치 중국의 탁무와 같았다." 탁무(鐸舞)는 목탁이나 방울을 들고 ...
편집에디터2021.06.03 16:40덕적도. 이윤선 서기 660년 6월, 소정방이 이끄는 대군 13만 명이 한반도로 물밀듯 건너온다. 산동반도 성산을 출발한 군대다. '김유신열전'에 이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신라에서는 전선 100척 군사 오만 명과 태자 김법민을 보내 영접한다. 당군과 합류하니 18만 명, 백제군이 감당하지 못할 위력의 나당연합군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6월 20일 이들이 합류한 곳이 지금의 인천시 옹진군 덕적도다. 왜 덕적도였을까? 그것은 서해의 물길과 유사 이래 명멸했던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대립 혹은 네트워크를 전제해야 이해할 수 있다. 갯벌의 노두, 강변의 징검다리라고나 할까. 지금도 인천항을 드나드는 외항선들 길목이 덕적도의 작은섬 소야도와 건너편 소이작도 사이 물길임을 주목할 수 있다면 왜 이 섬인가를 알 수 있다. 예성강과 한강 아니 한 시대의 수도였던 개성과 한양을 오가...
편집에디터2021.05.27 15:18"홍어 댕기는 길은 홍어가 알고 가오리 댕기는 길은 가오리가 알지라." 영화 에서 장창대가 정약전에게 던지는 말이다. 의미심장하다. "씨만 중하고 밭 귀한 줄은 모르는 거 말이어라. 씨 뿌리는 애비만 중하고 배 아파갖고 낳고 기른 애미는 뒷전인디" 가거댁이 한 술 더 뜬다. 영화 전반을 에두르는 이 말들이 바람이 되었다가 파도가 되었다가 이내 검은 바다 흑산을 가로지른다. 이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나는 단연코 이 대사들을 들고 싶다. 드러난 주제라고나 할까. 홍어와 가오리와 혹은 가거댁으로 표상되는 섬사람들의 존재들 말이다....
편집에디터2021.05.20 16:23사찰에 극락보전을 지었다. 벽화를 그려야 할 차례였다. 마침 한 노인이 찾아왔다. "내가 이 법당의 벽화를 그리겠다. 그 대신 49일간 절대로 이 법당을 들여다봐서는 안 된다." 주지스님이 수락은 하였지만 보지 말라 하니 궁금증이 일었다. 마지막 날이 되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주지가 창호지에 구멍을 뚫어 살짝 들여다봤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그림 그린다던 노인은 온데 간 데 없고 파랑새 한 마리가 붓을 입에 물고 벽화를 그리고 있는 게 아닌가. 주지스님이 법당문을 열고 들어가자 깜짝 놀란 파랑새가 붓을 입에 문 채 날아가 ...
편집에디터2021.05.13 16:271980년 11월 1일. 전남대 농악반 추수감사제. 이윤선 징과 꽹과리, 북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전남대 정문에서 막힌 시위대는 농대 후문으로 탈출하여 유동 삼거리 금남로를 거쳐 오후 세시 경 도청 앞 광장에 도착했다. 여기서도 약 20여 분간 농악놀이를 했다. 1980년 5월 14일, "5.18광주민주화운동자료총서 제42권 불기소사건 기록편14(2006)" 중 김양래 조서에 나오는 상황들이다. 당시 전남대학교 농과대학 내 4개의 써클이 있었다. 4-H, 밀알, 청봉, 한농 등이다. 대표 6명으로 '농악반설립추진위원회'를 열었다. 호남혼구사에서 구입한 징과 꽹과리 등 20여종의 국악기, 의상 등도 꼼꼼하게 거론된다. '전남대농악반연혁'에는 4월 19일 발기총회, 회칙을 작성한 것으로 나온다. 김양래(임학4), 박승환(농학3), 장환(청봉회장), 정성찬(농대문예부장), 최종석(...
편집에디터2021.05.06 16:34윤회매 문화관 다음 김창덕 제공 윤회매 문학관 다음 김창덕 제공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는 것일까. 권력 무상을 빗댄 언설이지만 성한 것이 반드시 쇠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낙엽 진 나무들이 봄에 싹을 틔우고 씨 속에 담겨있던 기운들이 언 땅을 비집고 나와 종국에는 거대한 나무가 된다. 쇠한 것이 다시 성하는 것인지. 이전 것이 사라지고 새로 생성되는 것인지. 본디의 것으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을 가역(可逆)이라 하는데, 순환하는 이 생성은 가역적인 것인가 불가역적인 것인가? 불교에서는 윤회를 말한다. 수레바퀴처럼 삼계육도의 생사세계를 그치지 않고 돈다는 뜻이다. 기독교에서는 거듭남과 부활을 말한다. 전혀 다른 개념 같지만 맥락은 유사하다. 내가 십여 년 차를 만들면서 정했던 이름이 '아직은 보내지 않은 봄'이다. 나 마실 분량만 만드니 무슨...
편집에디터2021.04.29 14:50신안군 하의도 섬을 이르는 우스개 중 하나, '서 있다'고 해서 '섬'이라 한다. 농담으로 하는 말일까? 제주도 비양도에 흥미로운 설화가 있다. 임신한 해녀가 흘러 내려오는 섬에 올라가 오줌을 누었는데 한림 앞바다에 서게 되었다. 아마도 이 섬에 올라 소변을 보던 해녀 아니었으면 우주 어느 한 별까지 흘러가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하늘에 날아오른다는 뉘앙스의 비양(飛揚)이라 이름을 지었을까. 그래서인지 북쪽 해안의 파식대에 발달한 호니토를 애기 업은 돌, 부아석(負兒石)이라 한다. 호니토(hornito)는 용암이 공중에 튀어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면서 굳어버린 바위덩어리다. 2004년 천년기념물 제439호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는 염습지 펄랑못 중앙에 정초 개의 날 제의를 하는 술일당(戌日堂)이 있는 이유도 이런 설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비양도 뿐...
편집에디터2021.04.22 15:34갈매기 짝짓기-이효웅 제공 "여린 풀 위로 솔솔바람 부는 기슭/ 높은 돛배 안에 홀로 잠 못 이루네/ 넓게 트인 들판엔 별빛 드리우고/ 달빛에 일렁일렁 양자강 흐르네/ 어찌 문장으로 이름을 드러내리/ 늙고 병들면 물러나야 하는 것을/ 이리 저리 바람에 정처 없이 날리니/ 천지간을 떠도는 난 한 마리 갈매기" 시의 성인(聖人)이라 불리는 두보(杜甫)의 '여야서회(旅夜書懷)'다. 평생을 가난과 병으로 고생하면서 결국 유랑하다 병사했다. 훗날 시성(詩聖)으로 추앙받게 되었지만 정작 고독하기만 했던 생전의 심사를 한 마리 갈매기로 드러냈다. 어디 두보뿐이겠는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동양의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갈매기를 노래하거나 그렸다. "백구야 펄펄 나지마라 너 잡을 내 아니다. 성상이 바리시니 너를 좇아 여기 왔다"로 시작하는 를 대표격으로 거론해도 좋으리라. 백구(白鷗)는 ...
편집에디터2021.04.15 14:11창극 명인의 봄 한 장면(승달우리소리고법연구보존회 제공) 우리 창극인들이나 고수 할 것 없이 제일 호사스러운 때가 언젤꼬? 그야 물론 원각사 시절이겠지요. 이동백이 묻고 한성준이 답하는 장면이다. 이동백이 말을 잇는다. 나도 그러이. 이전까지는 천시를 받아온 우리였지만, 고종의 총애를 받으면서 대우를 받았고, 그때는 소리하고 춤도 출 만 하였지. 순종을 한 대청에 모시고 놀기까지 했으니까....한성준이 받는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군요. 한인호가 두꺼비 재주를 넘다가 잘못하여 바로 순종의 무릎에 떨어졌을 때, 큰 벌이나 받게 되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는데, 순종께서 도리어 기쁘게 웃으시지 않았습니까? 그 당시 형님은 순종의 귀여움을 상당히 받았을 거요. 원각사에서 형님이 소리를 할 때면 순종께서 전화통 수화기를 귀에 대시고 듣기까지 하셨으니까요. 이동백이 다시 받는다. 그랬었...
편집에디터2021.04.08 14:18진도군 지산면 망뫼산 꿩밥난초, 2021년 봄 이윤선촬영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한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본래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 정한 모래 틈에 뿌리를 서려두고/ 미진(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雨露) 받아 사느니라." 저 유명한 이병기의 시 난초 4연이다. 작은 티끌이나 먼지도 가까이 않는 고매함이란 어떤 것일까? 바람과 구름만을 벗하여 비와 이슬 받아먹고 사는 청빈함이란 어떤 것일까? 누가 알아주는 이 없어도, 공명을 앞세워 찾는 이 없어도 저 홀로 피어 청초하니 그 자태를 누가 흉내 낼 수 있겠는가. 대체로 고금의 식자들이 난초에 투사한 마음들이 그러하다. 세파에 시달리며 살고 있지만 초야에 묻혀 청정하게 살고 싶다는 로망의 표현일 것이다. 이병기는 앞서 3연을 이렇게 노래했다. "오늘은...
편집에디터2021.04.01 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