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 맨지오니. 연합뉴스 |
전설적인 재즈 그룹 ‘아트 블레이키 재즈 메신저스’의 트럼펫 연주자 출신인 맨지오니는 정상의 플루겔혼 연주자로 불리며 1970∼1980년대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트럼펫과 비슷하게 생긴 플루겔혼은 트럼펫보다 풍성하고 서정적인 음색을 지닌 관악기다.
맨지오니는 1977년 발표한 앨범 ‘필스 소 굿’과 1978년 영화음악 앨범 ‘산체스의 아이들’(Children Of Sanchez) 등이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래미상에 총 14차례 노미네이트됐고, 1976년과 1978년 두 차례 그래미상을 받았다.
맨지오니는 지난 2000년을 시작으로 2001년, 2004년, 2007년, 2010년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내한 공연을 했다.
그는 네 번째 내한 공연을 앞두고 2007년 한 인터뷰에서 “플루겔혼은 음색이 부드럽고 멜로스럽다. 반면 트럼펫은 파워풀하고 어둡다”며 “플루겔혼은 마치 선글라스를 써야 할 것처럼 눈부시게 밝은 느낌”이라고 악기의 매력을 소개했다.
또 한국 팬에 대해 “관객의 풍부한 지식에 놀랐다”며 “‘필스 소 굿’ 뿐만 아니라 나의 다른 곡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내가 한국을 몰랐을 때부터 나를 좋아해 줘 늘 감사하다”고 했다.
남무성 재즈평론가는 “맨지오니는 노랫말이 없는 악기 연주곡만으로도 최고의 사랑과 인기를 얻어낸 재즈 음악가”라고 평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맨지오니는 1980년대 팝적이고 낭만적인 ‘무드 음악’의 대표 주자로 활약했다. ‘필스 소 굿’이나 ‘산체스의 아이들’은 TV CF,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등에 많이 삽입됐고, 분위기 좋은 호텔 로비나 카페에 자주 흘러나왔다”며 “한국인이라면 척 맨지오니는 몰라도 이들 곡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평론가는 “고인은 아트 블레이키 재즈 메신저스의 트럼펫 연주자로도 활동했는데, 이 자리를 거쳐 간 사람들은 리 모건 등 당대 최고의 실력가들이었다”며 “재즈 트럼펫 연주자로도 촉망받았지만, 당시 붐을 이루던 인스트루멘털 뮤직(Instrumental Music·경음악) 분야에서 플루겔혼으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박찬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