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최고 투표율… 정권심판·신당 흥행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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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32년 만에 최고 투표율… 정권심판·신당 흥행 효과
●광주·전남 선거구별 투표율 분석
전국 투표율 67%, 0.8%p 상승
전남 69.0%·광주 68.2% 3·4위
민주 강세 속 ‘정권심판’ 부각
  • 입력 : 2024. 04.10(수) 21:17
  • 곽지혜 기자·김은지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종료된 10일 광주 동구 다목적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4·10 총선에서 광주·전남지역 투표율이 각각 68.2%, 69.0%를 기록하며 국회의원 선거 중 광주는 32년 만에, 전남은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광주·전남지역 모두 전국 평균 투표율 67%를 상회하면서 ‘정권심판론’의 강세 속에 조국혁신당 돌풍 등 비례대표 선거 열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4·10 총선 총투표율은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중 2966만1951명이 투표를 마쳐 67.0%로 잠정 집계됐다. 총투표율은 이날 본 투표율과 앞서 진행된 사전·재외·선상·거소 투표율을 합한 수치다.

이는 지난 1992년 제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의 최고치로, 지난 2020년 21대 총선(66.2%)보다는 0.8%p 상승했다.

광주·전남지역도 각각 14대(70.1%), 15대(69.8%) 총선 이후 32년, 28년 만에 국회의원 선거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는 세종(70.2%)과 서울(69.3%) 다음으로 전남(69.0%)과 광주(68.2%)의 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광주지역 투표율은 지난 총선(65.9%) 평균보다 1.2%p 높은 68.2%를 기록했으며 8개 선거구별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 동남을이 가장 높은 70.2%를 기록했다. 지난 총선보다 3.1%p 상승한 수치다.

동남을은 ‘광주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선거구로, 이번 총선에서 광주 8개 지역구 중 가장 많은 후보자들이 등록해 치열한 대결을 펼친 만큼 유권자들의 관심도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남갑은 69.7%로 21대(67.4%)보다 2.3%p 상승했으며 서구갑은 21대 총선 때보다 2%p 상승한 66.9%를 기록, 서구을은 광주지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인 69.5%로, 지난 총선에 비해 1.9%p 상승한 투표율을 보였다.

북구갑은 0.2%p 소폭 상승한 66.5%로 나타났으며 북구을은 69.2%로 2.7%p 상승했다. 광산갑의 투표율은 66.6%로 3.2%p가 올라 지난 총선 투표율에 비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광산을은 67.3%로, 광산갑과 마찬가지로 3.2%p 올랐다.

광산을의 경우 민형배 민주당 의원과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가 맞붙어 격전지로 부상,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며 투표율 상승이 기대되던 선거구였다.

광주는 지난 총선에 비해 8개 지역구 모두 투표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북구갑과 서구갑을 제외한 6개 지역구에서 전국 평균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남지역 투표율은 지난 총선(67.8%) 평균보다 1.2%p 높은 69.0%를 기록했다.

전남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선거구는 담양·함평·영광·장성으로, 지난 21대 총선(68.5%)보다 4%p 상승한 72.5%를 기록했다. 담양·함평·영광·장성은 4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과 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석형 후보가 맞붙은 지역으로 전남 최대 격전지로 꼽힌 곳이다. 민주당 강세 속에서도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며 유권자들의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전남 선거구 중 지난 총선 대비 투표율이 상승한 순으로 살펴보면 영암·무안·신안은 21대(65.7%)보다 3.6%p 상승한 69.3%로 집계됐으며 나주·화순은 지난 선거(65.3%)보다 3.5%p 오른 68.8%로 나타났다.

여수을은 2.5%p 오른 67.7%, 여수갑은 2.1%p 상승해 66.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 권향엽 후보와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의 맞대결로 여야간 접전이 펼쳐진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는 지난 선거(67.1%)보다 2%p 오른 69.1%를 기록했다. 해남·완도·진도는 1.8%p 올라 69.8%의 투표율을 보였다.

전남지역의 평균 투표율은 상승했지만, 오히려 투표율이 하락한 선거구도 있었다.

목포와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의 경우 지난 총선보다 3%p 하락해 각각 64.9%, 70.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고흥·보성·장흥·강진은 21대(73.4%) 총선보다 2.1%p 하락한 71.3%로 집계됐다.

이와 같이 70%에 육박한 높은 투표율은 여야가 각각 앞세웠던 ‘거야(巨野)심판론’과 ‘정권심판론’을 바탕으로 양당의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민주당이 강세인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정권심판론이 상당한 지지를 얻을 수밖에 없음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국민의힘이 앞세운 ‘거야심판론’ 보다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이 야권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더욱 불러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야권 강세인 호남 지역 투표율은 전남(69.0%)과 광주(68.2%), 전북(67.4%) 등 모두 평균(67.0%) 이상을 기록했지만, 보수 강세 지역인 TK 투표율은 경북 65.1%, 대구 64.0% 등 평균 이하에 머물렀다.

이외에도 이낙연, 이정현, 송영길 등 신당과 여권의 무게감 있는 후보들의 출마도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렸을 것이라는 평가다. 비례대표에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상당했던 점 등도 투표율을 상승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곽지혜 기자·김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