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끝낸 이재명 "야당 대표 역할, 국민이 해달라"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선거
재판 끝낸 이재명 "야당 대표 역할, 국민이 해달라"
  • 입력 : 2024. 04.09(화) 19:20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사건 1심 20차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4.04.09. mangusta@newsis.com
제22대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출석한 대장동 재판은 8시간 가까이 예정대로 진행된 후 종료됐다.

총선 막바지까지 재판에 모습을 나타낸 이 대표는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국민들이 대신해달라”며 법원 앞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은 오전 10시30분 시작해 오후 5시52분께가 되서야 종료됐다.

이 대표는 그간 총선에 앞서 재판부에 변론분리 등 재판 일정을 조정해달라 요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법정에 출석했다. 이 대표 측이 그간 선거유세 등을 이유로 재판에 지각하거나 불출석하자, 재판부는 불출석 반복 시 구인장 발부 등 강제소환에 대한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이날 공판에서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이 대표 측은 재판 말미 30분이 넘도록 직접 신문을 통해 자신이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민간업자들과 유착됐다고 주장하는 유 전 본부장과 공방을 벌였다.

이 대표는 재판을 마친 뒤 늦은 오후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에서 총선 전 마지막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이날 오전 법정에 출석하며 이 대표는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의 의무를 다하겠다”며 “제가 다하지 못하는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국민이 대신해달라”며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저는 2년째 겪고 있는 억울함과 부당함, 저 하나로 모자라 아내까지 끌어들인 정치검찰의 무도함에 대해선 말씀드리지 않으려 한다”며 “제가 겪고 있는 고통과 불편이 아무리 크다 한들, 국민 여러분이 겪고 있는 삶의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2년 전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취임했을 때,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랐다”며 “지금도 그러하다. 그것이 국가와 국민의 입장에서 더 바람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의 존재 이유는 오직 민생”이라며 “국민의 삶이 단 반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먼저 정부여당에 협력하고, 성공을 위해 돕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안타깝게도 지난 2년 간 윤석열 정권은 경제, 민생, 외교, 안보, 민주주의 모든 측면에서 국가를 후퇴시켰다”며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쌓아 올린 모든 성과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윤 정권 실정을 부각하며 “국민통합에 앞장서야 할 대통령이 이념전쟁을 벌이고 폭압적인 검찰통치가 이어지며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 공존은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정권이 나라의 주인을 대하는 태도”라며 “국민을 완전히 무시하고 능멸하는 정권 탓에 정치는 통치와 지배로 대체됐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우리 국민의 삶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잘못된 길을 가는 정권은 주권자가 나서 멈춰 세워야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주권을 포기하지 마시고 꼭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국민을 거역하는 권력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음을,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음을 보여달라”며 “국민을 배신한 정치세력의 과반 의석 달성을 막아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별히 한 가지 부탁을 드리겠다. 정권 심판의 열망을 받아 안은 우리 민주당 후보들이 전국 곳곳에서 박빙의 접전을 치르고 있다”며 ‘험지’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7명을 거명했다. 경남 진주갑 갈상돈 후보, 강원 강릉 김중남 후보,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이재한 후보, 충남 서산태안 조한기 후보, 경기 포천가평 박윤국 후보, 충남 공주·부여·청양 박수현 후보, 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남병근 후보 등이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인 오늘, 초접전지들을 돌며 한 표를 호소하고 싶었다”며 “재판에 출석하지 말고 지역을 돌아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1분 1초를 천금 같이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손이 닿는 모든 연고자를 찾아 투표해달라고 독려해달라”며 “주권자인 여러분의 신성한 한 표 한 표를 모아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우리 국민 여러분의 손으로 직접 써주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대표 기자회견장에 몰린 일부 지지자들이 이 대표를 연호하기도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