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좀 보소”… 유권자 눈에 띄게 ‘이색 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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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날 좀 보소”… 유권자 눈에 띄게 ‘이색 선거운동’
자전거로 유세현장 곳곳 누벼
짐발이·전동형·꽃장식 등 다양
지게 메고, 용달차 타는 후보도
“유권자 가까이서 만나기 위해”
  • 입력 : 2024. 04.01(월) 18:23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왼쪽 사진)윤민호 광주 북구을 후보의 자전거 유세단.(오른쪽 사진)윤선웅 국민의힘 목포 후보가 선거 유세 전 자전거를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각 후보 페이스북 캡쳐
4·10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광주·전남지역 각 후보자들의 특별한 선거운동 방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각 후보 캠프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선거운동 중 유세차량 외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이색 이동수단은 ‘자전거’로 나타났다.

목포시 선거구에 여당 후보로 출마하는 윤선웅 국민의힘 후보는 ‘짐발이’라고 불리는 과거 막걸리나 쌀 등을 실어 배달하던 자전거를 타고 유세 현장을 누비고 있다. 윤 후보는 현재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에 출마한 이정현 후보가 과거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을 했던 것에서 착안해 첫 선거운동 이동수단으로 ‘짐발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과거 아버지들이 이 짐발이를 타고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힘차게 페달을 밟았듯이 저도 아버지의 마음으로 지역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드리기 위함”이라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자전거와 같이 너무 빠르지 않으면서도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도 현재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에서 여전히 자전거를 타고 유세를 펼치는 중이다.

과거 밀짚모자를 쓰고, 자전거 위해 올라타 지역민들을 만나는 모습이 화제가 됐었는데, 이번에는 밀짚모자 대신 헬멧을 쓰고, 전동 자전거로 지역구 곳곳을 누비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당색인 붉은색으로 이뤄진 선거운동용 점퍼 대신 일상복을 입고, ‘천지개벽’이라 적힌 헬멧을 착용하는 등 여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거부감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도 펼치고 있다.

광주지역 후보들도 자전거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광주 북구을 선거구에 출마한 윤민호 진보당 후보는 ‘자전거 유세단’을 꾸리고 뒷 바구니에 형형색색의 꽃을 담아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윤 후보는 “일당독점으로 본선이 사라진 광주 정치판에 축제 같은 즐거움을 주는 선거를 만들고 싶어 구상한 방법이다”며 “꽃을 선사 받듯 시민이 대접받는 정치로 지역을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 동남을 선거구에 출마한 김성환 무소속 후보도 자전거를 이용해 지역 곳곳을 살피고 있다.

예비후보 당시에도 자전거를 활용해 지역을 누볐던 김 후보는 “자동차로 이동하기 힘든 골목 등 지역 구석구석을 돌며 주민을 만나기 최적화된 방법”이라며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을 만나 지역을 바꿀 정치에 대해 설명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색 선거운동은 광주·전남지역에서 입지 기반이 약한 여당과 군소정당 등 신당 후보들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인지도가 낮은 만큼 조금이라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광주 북구갑 선거구에 김정명 국민의힘 후보는 지게를 짊어지고 유세활동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게에는 ‘“광주시민, 북구주민을 위하여~ 국회의원 1명 정도는 마음껏 사용하십시오’라고 적힌 문구나 ‘광주시민 북구주민을 위하여 집권여당 김정명은 합니다!’라는 문구의 판넬을 올리고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또 다른 여당 후보인 곽봉근 국민의힘 해남·완도·진도 후보는 화려한 유세 차량 대신 용달차에 스피커 하나만 올려놓고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전남에서 지지율이 낮은 정당의 특성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는 입장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시대가 바뀌면서 후보들도 무엇보다 친근한 이미지와 유권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자세의 선거운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색적인 방법으로 유권자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좋지만, 과도한 이미지 메이킹이나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은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