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무시해서는 안 될 손목 통증… 빠른 진단 필요”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의료건강
[전남일보]“무시해서는 안 될 손목 통증… 빠른 진단 필요”
●도움말=주상돈 한사랑병원 정형외과 원장
과거 노화현상으로 일환 취급
현대 들어 전연령 통증 발생
증상 발현시 전문적 치료 필요
“작은관절이라 무시해선 안돼”
  • 입력 : 2024. 01.23(화) 18:07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주상돈 한사랑병원 정형외과 원장이 손목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한사랑병원 제공
주상돈 한사랑병원 정형외과 원장.
과거에는 손목 통증을 노화 또는 노동에 당연히 수반되는 증상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치료 역시 큰 관절에 대한 치료를 우선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손목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경향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대를 막론하고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작은 관절을 사용하는 노동이 늘어남에 따라 손목 관절의 질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손목의 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질환에 주상돈 한사랑병원 정형외과 원장과 같이 알아본다.

●삼각섬유연골복합체 손상

인간의 아래팔에는 요골(엄지손가락 쪽 뼈)과 척골(새끼손가락 쪽 뼈) 두 개의 뼈가 마치 한 쌍의 젓가락처럼 나란히 있다. 그 중 요골은 엄지쪽의 손뼈와 직접 접촉한 상태로 관절을 형성하지만, 이와 달리 척골은 새끼손가락쪽 손뼈와는 서로 멀리 떨어져있다.

이러한 여분의 공간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스레 손목을 새끼손가락 쪽으로 많이 꺾거나 비틀 수 있다. 대신 뼈 사이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그 공간 내부에는 ‘삼각섬유연골 복합체(TFCC)’라고 하는 연골 및 섬유성분의 탄력있는 방어막이 있다.

그래서 손목 관절을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적절히 하중을 분산시켜주는 지지대 역할을 한다. 만약 염증이 동반되면 새끼손가락 쪽 손목을 눌렀을 때 통증이 유발된다. 또한 손으로 땅을 짚거나 병뚜껑 따기, 손잡이돌리기 등의 비트는 동작이 어려워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

초기에 단순 염증으로 인한 증상에 국한된 경우에는 4주 이내의 손목 고정치료를 통해 호전되는 편이다. 특히 손목을 구부리는 것보다는 꺾어 올리거나 비트는 동작을 확실히 제한해야만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만약 손목을 움직일 때 통증과 함께 ‘딸깍’소리가 느껴지면서 척골이 흔들리거나, 주먹 쥐는 힘이 감소하고, 일상생활 중에도 순간적으로 힘이 빠질 정도의 통증이 지속된다면 파열을 의심해 볼 수 있으므로 MRI등의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검사에서 파열 부위가 한 곳이면서 복합체가 전반적으로 건강하다면 2㎜직경의 초소형 관절경으로 봉합이 가능하며, 수술 후 약 6주간의 고정기간을 가지고 나서 3개월 뒤에는 대부분의 운동이 가능하다.

파열의 양상이 복잡하거나, 척골이 과도하게 흔들리는 불안정성이 동반된 경우, 또는 척골의 길이가 과도하게 길어서 요골과 부조화를 이루는 경우 각각의 상황에 알맞은 치료법이 필요하다. 삼각섬유연골 파열 중에서도 외상으로 인한 경우는 주상월상 인대 손상이 동반된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면밀한 관리 및 처치가 필요하다.

손목은 작은 관절이지만, 한번 통증이 발발하면 지속적으로 고통을 주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발현됐을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사랑병원 제공
●손목건초염

손목건초염의 정확한 진단명은 이 병을 최초로 소개한 의사의 이름을 딴 ‘드퀘르뱅 병’ 또는 ‘제1신전구획 협착성 건막염’이다. 엄지를 올리거나 벌릴 때 사용되는 힘줄들의 바깥에는 이를 단단히 덮어주는 섬유성 띠 조직(신전지대)이 있는데, 둘 사이에서 마찰이 반복되다가 힘줄의 껍질에 해당되는 활액막(건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 바로 손목건초염이다.

주로 엄지와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환자군(출산 후 육아 중인 여성, 요리사, 미용사, 주부, 아이를 돌보는 중장년층, 손목 사용이 잦은 기술자)이 병원에 자주 내원하는 편이다. 스마트폰 사용의 증가, 탁구처럼 라켓을 사용하는 스포츠도 원인들 중 하나이다. 손목건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엄지를 움켜쥔 상태에서 손목을 반대쪽으로 꺾었을 때 ‘악’ 소리가 날만큼 날카롭게 유발되는 통증이다. 그 정도가 심한 경우, 통증이 염려되어 엄지를 잘 사용하지 않으려는 탓에 쥐는 힘이 약해서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기도 한다.

손목건초염의 치료는 우선 엄지와 손목의 사용을 최대한 낮추고 엄지를 고정하는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이다. 더불어 약물 및 주사치료, 체외충격파 등의 보존적 치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1cm가량의 작은 절개를 통해 압박된 조직들을 풀어주는 간단한 시술을 통해 근본적인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손목건초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물건을 잡더라도 최대한 엄지에 힘을 빼고, 손목을 비틀지 않아야 한다. 또한 스트레칭을 할 때는 통증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 테이핑이나 손목 보호대 착용으로 지지력을 강화하는 것도 손목건초염의 하나의 예방책으로 볼 수 있다.

주상돈 한사랑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손목 통증의 원인은 굉장히 다양하고, 직업, 질환 및 외상의 기왕력을 면밀히 따져봐야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면서 “작은 관절이지만 우리를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과도 같은 손목을 아끼면서, 부담없이 전문가와 상담하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