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이, 물레, 베틀지난 2015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중요무형문화재 합동공개행사 2015 천공(天工)을 만나다'에서 무형문화재 제28호 '나주의 샛골나이' 기능보유자 고 노진남 할머니가 베틀에 올라 무명을 짜고 있다. 뉴시스 세상에 하는 일 없어/ 옥난간에 베틀 놓고/ 흑룡황룡 비친 해에 앉을개를 돋아 놓고/ 그 위에 앉은 양은/ 잉애대는 샘행제요/ 고단하다 눌림대는/ 이수강에 띄워놓고/ 앵기락꿍 도투마리/ 자로 자로 뒤깨내어/ 뱃대 낼치는 소리/ 쩍미르는 소리로다/ 남화수 무지개는/ 북외수로 외야놓고/ 질드리는 배옥이는/ 금사올을 목에 걸고/ 배옹강을 나댕긴다 /알그닥 짤그닥 짜는 베는/ 언제 짜고 친정에 갈꼬/남도의 베틀노래다.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노랫말을 지어나가는 지역별 편차는 있지만 첫머리는 유사하다. "월궁에라 노던 선녀 지상에라 내려오...
편집에디터2018.12.19 14:47진도지역 결혼식사진, 1972년 이토아비토 교수 촬영남도풍속과 여성진실로 폐단의 근본을 헤아려 보면 요망한 무당과 교활한 박수가 활과 화살을 만들어 선인을 수천백년 간 더러운 구덩이로 빠뜨린 짓이 아님이 없다. 이 같은 요망하고 교활한 말은 부녀자가 혹 질병과 우환에 걸렸을 때 믿고 감동하면, 가장이 당연히 냉정하게 꾸짖고 엄하게 배척하여 감히 근접을 못하게 막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믿고 스스로 현혹되어 오히려 그들이 감히 신주를 옮기는 여부, 제사의 여부를 관여하게 한다. 슬프게도 남도의 준수한 자들은 본래 같은 이성(彝性, 타고난 떳떳한 본성)을 지녔는데도 어찌하여 지극히 슬픈 마음을 참고 어렵지 않는 일들을 포기하며 정상에 가깝지 않게 천륜 아닌 인정을 달게 받아 들이는가? 오늘날 풍속은 요망하고 허탄한 지관의 말에 많이 현혹된다. 자손이 영체(零替)하면 산화(山...
편집에디터2018.12.12 13:15고즈시마(神津島)의 조선인 오다아(おたあ) 쥬리아이 묘지는 옛날부터 보탑님(宝塔様) 또는 협답님(篋塔様)이라 한다. 대부분은 에도시대에 죄로 유배되었다. 후쥬후세파의 승려와 같이 촌민의 스승이 되어 존경을 받은 자도 있다. 다른 종파로 비가 없는 자도 있다. 원록(元祿)시대의 사람들이 많다. 서쪽에 있는 조선 양식의 석조 2중 탑은 경장(慶長)17年(1616)봄 유죄(流罪)로 40년간 그리스도 신앙으로 살아온 성녀 오다아 쥬리아를 모신 묘비다. 순뿌죠(駿府城)의 안으로 모셔져 이에야스에게 개종을 강요받았으나 권력에 굴하지 않고 먼 섬으로 유배의 형을 받았다. 생전에 촌민에게 깊은 감화를 주었다고 생각된다. 예로부터 존경받아 다른 묘와 같이 향과 꽃을 올리며 계속 지켜온 사람들에게 귀중한 묘지이다. -소화 45년(1960) 3월 31일 건설 고즈시시마무라 교육위원회.오다아 쥬리...
편집에디터2018.12.05 15:23창극 목민심서 공연장면-제공 전남도립국악단 초가 주점 새벽 등불 깜박깜박 꺼지려하는데/ 일어나서 샛별 보니 이제는 이별인가/ 두 눈만 말똥말똥 나도 그도 말없이/ 목청 억지로 바꾸려니 오열이 되고 마네/ 흑산도 머나먼 곳 바다와 하늘뿐인데/ 그대가 어찌하여 여기 왔단 말인가/ 고래는 이빨이 산과 같아/ 배를 삼켰다 뿜어냈다 하고/ 지네크기 쥐엄나무만큼 하며/ 독사가 다래덩굴처럼 엉켜있다 하네~다산 정약용이 형 약전과 나주 율정 삼거리에서 헤어지면서 읊은 시의 일부다. 1801년 신유사화의 유배길, 이들 형제는 이곳 밤나무정자에서의 헤어짐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 고래와 지네 이야기로 폄하되었음직한 흑산도의 풍경도 사실은 생이별에 대한 문학적 수사에 다름 아니다. 일촉즉발, 49세의 정조가 갑자기 세상을 뜨자 노론 벽파의 호위 속에 11세의 어린 순조가 왕위에 오른다....
편집에디터2018.11.28 13:03진도군 지산면 인지리 출상 장면(1982. 6. 1 설진석 조모상)-사진제공 설진석 장례는 축제일까?꽹과리를 울리고 북을 치며 큰 소리로 노래를 한다. 사람들은 뒤따르며 땅에 발을 구르고 덩실덩실 춤을 춘다. 막걸리와 소주를 서로 주거니 받거니 마시는가 하면 질펀한 웃음들과 진한 농담들이 오간다. 한편의 축제장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앞자리에 상여가 있고 긴 베를 잡고 가는 소복의 여인들이 있다. 뒤따르는 한 무리의 상주들이 있다. 웃고 떠드는 무리들 속에 간간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던 까닭이 여기 있었구나. 어디서 보았음직한 풍경들. 그렇다. 현행되고 있는 진도지역의 장례행렬 풍경이다. 근자에는 흘러간 유행가를 제창하기도 하고 수입한 춤을 추기도 한다. 나는 이를 주목하여 라는 책을 썼다. 장례가 죽음을 슬퍼하는 의례가 아니라 어떤 곳에서 다시 태어날 이른바 '거듭남'을 축하하고...
편집에디터2018.11.21 17:23진도군 지산면 인지리 출상 장면(1982. 6. 1 설진석 조모상)-사진제공 설진석 장례는 축제일까?꽹과리를 울리고 북을 치며 큰 소리로 노래를 한다. 사람들은 뒤따르며 땅에 발을 구르고 덩실덩실 춤을 춘다. 막걸리와 소주를 서로 주거니 받거니 마시는가 하면 질펀한 웃음들과 진한 농담들이 오간다. 한편의 축제장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앞자리에 상여가 있고 긴 베를 잡고 가는 소복의 여인들이 있다. 뒤따르는 한 무리의 상주들이 있다. 웃고 떠드는 무리들 속에 간간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던 까닭이 여기 있었구나. 어디서 보았음직한 풍경들. 그렇다. 현행되고 있는 진도지역의 장례행렬 풍경이다. 근자에는 흘러간 유행가를 제창하기도 하고 수입한 춤을 추기도 한다. 나는 이를 주목하여 라는 책을 썼다. 장례가 죽음을 슬퍼하는 의례가 아니라 어떤 곳에서 다시 태어날 이른바 '거듭남'을 축하하고...
편집에디터2018.11.21 1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