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기관을 출입하다보니 주기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게 된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가난한 사람들의 사연을기계적으로 쓰게 되는 것 같다. 그럴때마다 빈곤 포르노에 그치는 콘텐츠를 양산하는 거 아닌가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이도 썼다. 집 화장실이 더러워 용변을 참는 아이들, 38도에 육박한 집에서 선풍기를 틀고 생활하는 할머니, 연탄이 없어 구공탄을 사다 때우는 노인 등. 올 겨울에도 당연히 썼다. 몸이 아픈 홀어머니와 살면서 태권도 선수가 꿈이라는 소년, 꽁꽁 언 골방에 텐트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2023.01.31 16:41일상생활 속에서 자원순환 실천 사례와 아이디어 12가지가 지난해 12월 도출됐다(본보 1월10일자 8면). 광주 남구가 주관한 자원순환 실천사례·아이디어경진대회에서 실천부분에 △최우수상·광주 동구 지한초 △우수상·봉선남양휴튼1차(스티로품 자동 파쇄기)·용산초교(기후환경생태교실 운영) △장려상·효천LH천년나무7단지(자원순환빗물저금통)·양림펭귄마을협동조합(제로웨이스트 날 운영)·선광학교(우유팩 재활용), 아이디어 부분에 △최우수상·윤소희씨(폐 카트리지 자원순환) △우수상·권유나씨(현수막 LED전광판 재활용)·박지애씨(담배꽁초 수거 보...
조진용 기자 jinyoung.cho@jnilbo.com2023.01.29 15:13‘일본의 현재를 보면 한국의 10년 후가 보인다’ 과거 일본에서 일어난 여러 사회현상이 일정 주기가 지난 뒤 한국에서도 일어나는 것을 두고 한국과 일본의 발전 속도를 빗대기 위해 사용하던 말이다. 부동산시장이나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변화 등 한국의 미래를 내다보는 전망에서 일본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일도 잦았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 우리와 일본은 너무나도 유사한 인구 구조와 산업 형태로 경제를 지탱했다. 한국 입장에선 일본의 선례를 보고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
김은지 기자 2023.01.25 13:11‘5·18민주화운동’ 용어가 삭제된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관련해 연초부터 지역사회가 들끓었다. 초·중·고 사회과목 교육과정에 항상 등장했던 ‘5·18민주화운동’이 개정 교육과정에서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자, 지역사회는 “민주주의 훼손”이라며 반발했다. 교육부는 ‘교육과정 대강화’차원에서 이뤄진 개정안이라고 해명했다. 교사들의 교과과정 재구성 ‘자율성’을 높이고자 교육과정의 서술항목, 내용을 간소화하는 과정에서 5·18민주화운동을 비롯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역사적 사건 서술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
양가람 기자 2023.01.15 14:40지난해 부산 기장군에 있는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취재할 기회가 있었다. “부산으로 오시라”는 의미를 내포한 오시리아는 그 이름 값대로 전국구 ‘핫플’이 됐다. 현재 롯데월드, 아난티 힐튼, 이케아 등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기업들이 입주를 완료했다. 관광단지의 퍼즐인 쇼핑, 레저, 체류까지 맞춰져 전국에서 찾는‘필수 코스’로 발돋움했다. 오시리아의 한해 관광객은 1000만명이 훌쩍 넘는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오시리아와 어느 순간 멈춰있는 어등산 관광단지의 현재가 겹친다. ‘닮은꼴’인 두 사업은 지난 2005년 함께 출발했지...
최황지 기자 2023.01.10 17:04순천 도심을 관통하는 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기본계획 확정 고시를 앞둔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입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경전선 전철화 사업은 1930년 건설 이후 한 번도 개량되지 않았던 광주~순천 구간을 전철화하는 사업이다. 시속 60㎞가 250㎞로 빨라지면서 기존 5시간 이상 걸렸던 광주~부산 간 이동시간이 2시간대로 단축된다. 하지만 고속철 중 4.2㎞ 구간이 순천 도심을 가로질러 조성된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현재 노선대로 2028년 개통이 되면 전철 운행이 기존 하루 6회에서 하루 40회 이상으로 늘면서 30분에 ...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2023.01.03 17:01지난해 12월 화순군 정기인사가 발표됐다. 헌데 어인일인지 군청 공무원들의 관심이 시큰둥했다. 타 자치단체 같으면 온통 관심사가 인사현황일텐데 말이다. 영 관심이 없는 모양새였다. 왜 그럴까 의아했다. 며칠 뒤 이유가 밝혀졌다. 인사발표 나기 2~3주 전부터 이미 승진자에 대한 구체적인 실명이 소문으로 난무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로 비슷한 인사내용으로 밝혀졌다. 화순군은 민선8기 들어 2회 정기인사가 진행됐다. 첫번째는 지난 7월 취임 이후 곧바로 첫 인사가 났다. 하지만 이때도 비밀이 다 새어 나간 뒤였다. 이미 5급 승진자...
화순=김선종 기자2023.01.02 16:37지난해 6월 9일 학동 철거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이후 7개월만인 1월 11일 화정동 신축 아파트를 짓던 공사장에서 건물이 무너졌다. 이 참사는 7명의 사상자를 낳았다. 두 사고를 지켜봤던 광주시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한 층 한층 올라가는 콘크리트층, 보기만해도 아찔해지는 크레인 등 그날의 참상이 아직도 잊혀지긴 어렵다. 때문에 최근 일어난 바닥 뒤틀림 사고에서 우리가 느꼈던 공포는 이유없이 나온 게 아니다. 지난 19일 광...
김혜인 기자2022.12.27 18:11불요불급(不要不急).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기자가 어릴 적 한문 공부를 할 때 '제일 불요불급한 것은 공부다'는 농담을 하곤 했었는데, 요즘 들어 흔히 예산을 책정할 때 많이 쓰이는 단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주시의회는 지난 14일 본회의를 열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상정한 7조1102억원 규모의 내년도 광주시 일반·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을 의결했다. 시의회는 시가 당초 제출한 29개 실·국 전체 예산안(7조2535억원)에서 2089억8200만원(2.9%)을 삭감했다. 내년...
김해나 기자2022.12.19 12:40창단 7년째를 맞는 영암군민속씨름단이 돌연 존폐 기로에 섰다. '군정 홍보'와 군민들의 '혈세 낭비'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으며 지역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영암군은 지난 7일 '공론화' 위원회를 구성하고 씨름단 존속 여부를 결정하는 '공론화'에 착수했다. 영암군이 민선8기 최초 시행한 군 씨름단 '공론화'가 지역갈등 해소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을 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정책 결정자가 판단해야 할 사안이 공론화 과정에서 이해 집단과 이해 관계자들 의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영암군 정책 공론화는 지역민들에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공론화'란 여론파악 방식이다. 일반 여론조사의 경우 응답자가 수동적이라면 공론조사는 능동적이라는 점이 다르다. 우승희 군수는 '씨름단 존치' 여부를 공론화를 통해 주민의견을 듣고 운영방향에 대한 참고자료로 활용하겠다...
영암=이병영 기자2022.12.15 14:22전남지역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세대 아이들에게 물의 소중함을 각인시키고 있는 장소를 찾았다. (본보 2022년 11월28일자 1면) 광주 북구 양산동 인양유치원이다. 인양유치원에서는 빗물저금통을 활용 물의 소중함을 아이들에게 새겨주기 위해 저금통에 모인 물로 놀이터 청소와 장난감 씻기, 우유팩 세척 등에 활용하고 있으며 아이들이 기르고 있는 텃밭에 생명을 주는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빗물저금통을 활용한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에 대해 인양유치원장에게 물었다. 학부모들의 빗물저금통에 대한 호응을 예상했으나 반대로 하...
조진용 기자2022.12.11 15:06"본인은 법관으로서,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하고, 법관 윤리강령을 준수하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마음가짐으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대한민국의 판사들은 이와 같은 선서문 낭독으로 법조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간결하지만 묵직한 낭독문을 읽기 위해 긴 시간 고군분투해 온 그들의 손에는 '공명정대함'을 상징하는 법봉이 쥐어졌다. 하지만 현실에는 선서문의 내용을 까먹은 판사들이 많다. 광주지방변호사회가 12년째 해오는 법관 평가에서 올해도 고압적·모욕적인 언사, 과도한 예단 등으로 눈살을 ...
양가람 기자2022.12.04 16:17생명을 구하러 출동하는 소방헬기기 오래돼서 정작 생명이 다해 가고 있다. 전남의 산불 진화 업무를 책임지는 임차 소방헬기 얘기다. 이들 소방헬기는 산불 진화는 물론 고층 건물 화재 시 인명구조 등 막중한 임무를 책임지고 있지만 최대 50년이 넘는 노후 헬기가 사용되고 있어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남에서 운용되는 임차 헬기 8대의 평균 연령은 37.9년에 달한다. 정비비용과 가동률 등을 감안할 때 헬기의 적정 교체 주기는 20∼25년이지만 노후 헬기라도 연 1회 검사만 통과하면 운행이 가능해서다. 임차 헬기는...
김진영 기자2022.12.01 14:01푹신하고 알록달록한 애착 베개가 있다. 부모님이 사다 준 베개였는데 어렸을 적부터 속상할 때면 그 베개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리곤 했다. 내 사춘기 시절부터 함께한 터라 베개 솜이 뭉치고 천이 닳아져도 차마 버리지 못하고 있다. 누구나 하나씩 애착이 가는 물건은 있다. 옷, 베개, 이불, 인형 등 사람마다 다양하다. 애착이라 하면 사람이나 물건 등에게 갖는 특별한 정서적 관계나 마음을 말하는데 저장강박증에 걸린 사람들이 보이는 증상도 과연 애착이라 말할 수 있을까. 저장강박증 사람들의 애착은 내가 가진 헌 베개에 대한 마음과는 다르다. 지난 10일 저장강박증에 시달린 고광수씨의 집에서 7톤의 물품이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 선풍기, 이불, 전자레인지 등 생활가전이나 용품이었다. "우리같이 겨울이 추운 사람들한테는 이불 하나하나가 소중해요." 그 중에서도 고씨는 이불과 겨울옷에 ...
김혜인 기자2022.11.15 17:28"워매~ 이런 것도 취재해준다요. 안 그래도 말하고 싶었는디 잘 됐네. '노인들이 걷기 불편하다, 힘들다' 혼자 맨 떠들어 대도 개선되지가 않더라고~ 이참에 좀 다 바뀌었으면 좋겠네잉." 지난 8일 광주 동구 소태역 인근에서 만난 한 노인은 기자에게 읍소하듯 불만사항을 털어놨다. 당시 '보행자의 날(11월11일)'을 앞두고, 사전 취재를 하던 중이었기에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노인은 손으로 지하철역사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대중교통이 대중(大衆)을 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불특정 다수 누구나 쉽게 이용이 가능한 시...
정성현 기자2022.11.13 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