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도심 관통 '경전선' 국토부가 답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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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순천도심 관통 '경전선' 국토부가 답할때
  • 입력 : 2023. 01.03(화) 17:01
  •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김진영 기자
순천 도심을 관통하는 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기본계획 확정 고시를 앞둔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입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경전선 전철화 사업은 1930년 건설 이후 한 번도 개량되지 않았던 광주~순천 구간을 전철화하는 사업이다. 시속 60㎞가 250㎞로 빨라지면서 기존 5시간 이상 걸렸던 광주~부산 간 이동시간이 2시간대로 단축된다.

하지만 고속철 중 4.2㎞ 구간이 순천 도심을 가로질러 조성된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현재 노선대로 2028년 개통이 되면 전철 운행이 기존 하루 6회에서 하루 40회 이상으로 늘면서 30분에 한 대의 고속열차가 도심을 관통하게 된다.

고속전철이 30분에 한 번씩 도심을 지나게 되면 소음·안전사고와 교통체증이 늘게 된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반발이 높다. 전철이 도심 한복판을 관통하면서 순천시의 도시 계획 수립에도 걸림돌이 불가피하다. 순천시가 도심 통과는 절대 안 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순천시는 4대 우회 노선안을 제시했다. 먼저 보성 벌교역을 거쳐 서면 북부교회 부근 기존 전라선 상선에 접속해 순천역까지 연결되는 구상이 있다. 이 경우 도심을 통과하지 않고 우회하는 데다 도심이 분절되지 않아 도시 계획 수립도 수월하다. 그러나 총연장 구간 28.24km 중 23km가량을 신설해야 하므로 공사비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또 가곡·서면·용당·조곡동 일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벌교역에서 기존 노선을 활용하되 전라선 성산역까지 노선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성산역 남쪽과 전방으로 연결하는 우회 안이 각각 제시된 상황인데, 두 경우 모두 사업비 증액이 예상된 데다 순천역과 성산역으로 이원화 운영될 수밖에 없다.

순천 도심부 노선을 지중화하자는 방안도 나오지만 도심을 가로지르는 문제는 여전히 안고 있다.

우회 노선안을 놓고 국토부의 고심이 깊다. 확정고시가 해를 넘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국토부 역시 경전선이 순천 도심을 관통할 경우 순천시민들이 겪을 피해가 너무나다도 명확하다는 내부 판단도 했을 것이다.

확정고시가 올해로 연기되면서 전남도와 순천시는 정부와 국토부를 설득할 시간을 벌었다. 정부 등을 상대로 경전선 우회안을 관철시킬 수 있도록 노력이 요구된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까지 경전선 도심관통에 관심을 보인 만큼, 국토부가 현장에서 순천시민들의 입장을 충분이 듣는다면 전향적인 태도로 바뀌지 않을 까 기대된다. 순천시민들의 경전선 우회 요구안, 이제 국토부가 답할 차례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