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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섬진강 물이 넘쳤다. 구례 주민 1000여명은 한순간에 소중한 보금자리를 잃었다. 당시 여야 정치권은 너나 할 것 없이 수해 피해 현장에 달려갔다. 주민들에게 하루빨리 본래의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미래통합당 초선의원들이 발빠르게 수해 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예정된 전당대회 일정마저 연기한 채 수해 현장을 찾았다. 직접 봉사활동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주민들에게 조속한 피해 복구와 개선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아픈 민심을 달랬다. 그러나 수해가 발생한 지 1...
김진영 기자2021.08.02 14:13"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상처를 투사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로마의 부유한 자유민인 에파프로디토스 밑에서 노예로 살면서 모진 학대를 받았다. 사실 에파프로디토스 역시 네로 황제로부터 해방된 노예였다. 주인이 자신의 다리를 부러트렸을 때, 에픽테토스는 깨달았다. 치유되지 못한 상처는 전가된다는 것을. 2021년 대한민국에도 상처를 가진 이들이 많다. 수없이 다치고 무너져도 꿋꿋이 '버텼던' 이들은 현재를 '버티는' 이들에게 본인들의 상처를 전가한다. 과거의 상처가 현재에도 아물지 못하고 덧나...
양가람 기자2021.08.01 14:03한때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필드를 누볐던 여자 필드하키 국가대표 출신 김순덕 씨는 1999년 한국을 떠났다. 국가대표 시절 사상 최초로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아 국가로부터 받은 대통령 훈장은 모두 반납하고서 그렇게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 그녀는 한국을 떠나면서 "사랑스러운 아들을 빼앗아 간 이 나라에 더 머물 수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녀의 첫째 아들 형민 군은 20년 전 '씨랜드 참사'로 희생된 19명의 유치원생 중 한 명이었다. 그녀의 이민 결심은 정부의 무성의한 대처와 둘째 아들마저 잃게 될 것 같...
도선인 기자2021.07.20 15:31'저녁이 있는 삶' 10여년 전, 한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후보자의 캐치프레이즈는 이제 대한민국 노동시간 단축과 워라벨 사회를 대표하는 문구가 됐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점차 그 범위를 늘려가면서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의미까지 모호해지는 분위기다. 최근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논란이 거세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저녁이 있는 삶은 차치하고 생계 자체가 수렁에 빠지고 있다. 특히 제조, 생산 등 뿌리산업으로 불리는 업종의 경우 근무시간을 ...
곽지혜 기자2021.07.19 17:01정부는 지난 11일까지 코로나19로 침체된 내수경제를 살리기 위해 '20201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진행했다. 동행세일은 대형 유통업체부터 제조업체,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전국 단위로 진행되는 대규모 할인·판촉행사다. 이번 동행세일에 참여한 유통업계에서는 보복 소비의 효과로 행사기간 동안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란 기대가 컸고, 실제로 광주지역 한 대형 유통업체의 동행세일 기간(6월24일~7월11일)동안 오프라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0% 이상 상승했다. 중기부는 전체 행사 기간 동안 1000억원이 넘...
김은지 기자2021.07.14 16:00"저희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니까… 참 감사합니다." 장애인의 취업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장애인에 비교해 간단한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많은 시간이 드는 것이 주된 이유다. 당연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알맞은 채용일 것이다. 광주 서구장애인복지관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3년 이내 취업 경험이 없는 장애인 4명을 대상으로 색다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복지관은 아이스팩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환경 보호를 하며 장애인 일자리를 마련하는 '일거양득'의 방안을 마련했다. 버려진 아이스팩 겉면을 깨끗하게 씻은 뒤 물기를 ...
김해나 기자2021.07.12 13:00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암군에 10명의 군수 후보군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역대 유례없는 일이다. 후보가 난립하면서 출마를 공식선언 하거나 조직을 정비하고 인지도 올리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영암군수 후보군이 난립하면서 각 선거후보군들이 조직정비를 위해 퇴직공무원에 대한 구애 요청을 하고 있어 벌써부터 과열 경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시점에 군 퇴직공무원들로 구성된 사조직 '영암발전희망연대'가 창립해 군민 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양상이다. '지역발전에 해가 될수 있다'는 우려와 공직에...
영암=이병영 기자2021.07.06 14:32최근 광주·전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 정치인들과 인터뷰를 했다. '30대', '0선' 경력을 소유한 이들은 주요 정당에서 활동하는 정치인이란 공통점이 있다. 기득권에 대항하거나, 수도권 집중에 반항하거나, 소외와 차별에도 굴복하지 않는데 그것은 기자의 프레임일뿐 그들은 생존을 고민하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청년 눈엔 민주당도 기득권 정당이다". 더불어민주당 젊은 정치인 강수훈씨의 말이다. 광주·전남은 민주당 중심으로 정치판이 견고하게 짜여져있어 신인 정치인들의 설자리는 거의 없거나 비좁다. '합류하거나 낙오되거나'. 이 가혹한 양...
최황지 기자2021.06.30 12:39"비겁하고 무기력해 보이는 껍데기를 잡고, 흔들고, 압박하면 분명 하나쯤 뚫고 나온다. 다음 한 발이 절벽일 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도 제 스스로 자신을 어쩌지 못해서 껍데기 밖으로 기어이 한 걸음 내딛고 마는 그런 송곳 같은 인간이." - 웹툰 '송곳' 중 지난 달 28일 광주지법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업주 박 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청년장애인 노동자 김재순 씨가 작업 중 플라스틱 파쇄기에 끼어 사망한 지 1년여 만이다. 산재 사망 사건에서 법정구속은 이례적인 만큼 사...
양가람 기자2021.06.27 14:11나주 SRF(가연성 생활쓰레기 고형연료)를 둘러싼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둘러싸고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인 나주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이번엔 SRF연료 저장소 침출수 문제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강인규 나주시장이 지난 15일 직접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장성복합물류터미널에 보관 중인 SRF연료에 대해 긴급 현장 점검을 진행하자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절차를 모두 생략한 채 위법한 방문 점검을 했다며 무단침입을 이유로 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할 방침을 내놨다 한난은 "장성야적장에서 침출수 발생과 의무 정기 검사 미시행...
김진영 기자2021.06.22 16:33코로나19 정국에 레토르트, 인스턴트 식품이 넘쳐나고 있다. 배달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쌀은 낯선 존재로 밀려나고 있다. 쌀이 어디서 생산됐으며 언제 수확했는지, 종자는 뭔지, 브랜드는 무엇인지 따질 일은 더더욱 없다. 밥통에 직접 밥을 지어보지 않은 이들도 수두룩하다. 요리에 관심이 많아 나름 집밥 경력 10년 차인 필자 역시 쌀을 골라가며 밥을 짓지는 않는다. 어느 날 집에 선물로 들어온 쌀이 눈에 들어왔다. 올해 전남도 10대 브랜드 쌀에 선정된 해남 '한눈에 반한 쌀'이다. 밥맛 좋기로는 해남 쌀이 최고라는 얘기는 익히 들...
오선우 기자2021.06.20 14:23바뀌지 않는 것들에 관해 대책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무력함을 인정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계속된 지적, 반복된 관행, 원론적인 해명…. 따위를 받아 적는 일은 그저 무참함의 다른 이름이다. 지난 14일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참사에서 가장 어린 희생자 고교 2학년 학생의 발인이 엄수됐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부친은 상복조차 갖춰 입지 않은 채 앳된 소년의 사진을 들었다. 그렇게 우리와 다를 것 없는 9명의 광주시민이 곁은 떠났다. 얇은 가림막 뒤에 가려진 재개발현장의 온갖 불법적인 행태는 철거건물 붕괴와 동시에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도선인 기자2021.06.16 14:01"좀 그렇게 크면 어때서요." 보호종료 청소년을 소재로 한 영화 '아이'에서 술집에서 일하는 영채가 '이렇게 키우는 게 아이에게 좋을까'라고 자책하자, 만 18세가 지나 양육시설에서 나온 '아영'이 이렇게 반문한다. 좀 그렇게 크면 어때서요. 세상에 나와 부모의 손길과 도움 없이 양육시설이나 위탁시설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좀처럼 잔인한 말일 수도 있지만, 그 잔인함은 태어난 순간으로 충분하다. '아영'의 말처럼 좀 그렇게 크면 어떤가. 그 아이들도 잘 자라 사회구성원으로 꿈을 이루고, 삶을 꾸려나갈 권리와 자격이 있는 것은 다를 바가...
곽지혜 기자2021.06.14 12:54전 세계가 우주 열풍에 휩싸여 있다. 각국이 우주산업에 도전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도 세계 우주 강국 반열에 오르기 위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얘기다. 지난 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 인증시험장을 찾았다. 발사대 시험과 동시에 누리호의 첫 모습이 공개된 날이기도 하다. 조립동 문이 열리며 세상 밖으로 나온 누리호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발사대에 서서히 기립하는 장면은 설레임이었다. 현장에서 지켜보던 취재진들 역시 감탄사를 연발했다. 흡사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하는 유명 연예인 같았...
최원우 기자2021.06.09 13:56어릴 적 과학시간에 보여줬던 공상과학영화 속 기술들은 이제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편안하고 편리한 삶'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앞당긴 인공지능의 발전은 하루하루 시시각각으로 발전해 어쩔 때는 영화 '매트릭스'가 현실화되는 건 아닌지 불안감도 들게 만든다. 얼마 전 이런 인공지능을 활용한 돌봄 서비스 시연 현장을 찾았다. 80세를 훌쩍 넘긴 할머니는 AI(인공지능) 스피커를 꿀단지처럼 품에 쏙 안고 "이놈 없이는 이제 심심해서 못 산다"고 말했다. 할머니가 시연을 위해 뱉은 "나 죽겄다"라는 한마디에 AI ...
김은지 기자2021.06.08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