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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 용면 가마골 ‘용소’에서 발원된 영산강은 남도의 젖줄이다. 총길이 115.5km, 유역면적 3371㎢규모로 광주·전남 8개 시·군을 아우른다. 강은 고대문명의 발원지였던 것처럼 영산강도 마한 등 고대문명을 탄생시켜 오늘날 350만명의 시·도민이 거주하는 거대 도시로 발전시켰다. 전라도 천년사를 유유히 지켜본 영산강은 1980년 이후 크게 변화했다. 1981년 하굿둑이 축조되면서 바다와 연결됐던 통로가 가로막혔고 산업발달, 도시팽창 등으로 수질은 악화됐다. 2000년 이후엔 이명박 정부시절 ‘4대강 살리기’ 일환으로...
2023.05.11 17:07정치권에 잊을만 하면 터지는 사건이 ‘돈봉투’(불법정치자금)다. 지난 2011년 11월, 당시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신문에 칼럼을 썼다. ‘전당대회 유감’이란 글인데, 2008년 한나라당 7·3 전당대회때 돈봉투가 배달됐고 돌려줬다는 내용이다. 글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당 비대위는 검찰에 직접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결과, 3년전 이 사건의 당사자였던 박희태 당시 국회의장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실상 실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대의제 민주주의와 정당제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것으로 큰 죄의식 없이 법을 무시하고 돈...
2023.04.27 13:01“저희도 할 만큼 했습니다. 만약 기사에 저희 병원을 지목하는 단어들이 명시되면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취재를 했던 기자로부터 해당 병원의 입장을 들었을 때, 화가 나기보다는 안쓰러웠다. 그들이 아등바등하며 이끌어 온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이었다. 사회부원 한명이 “정신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 학생들이 모인 병원에서 대안학교를 운영 중인데, 더 이상 운영하지 않게 됐다”고 보고했다. 호기심이 들어 세부 보고를 받았다. 정리하자면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병원에서 공부를 하는데, 관계기관의 ...
2023.03.23 15:26자동차 산업과 함께 광주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력산업이 있다. 바로 반도체 산업이다. 지난 2010년대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집적회로 수요도 급증, 반도체 산업은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후 전자 및 IT 기기가 고도화되고, 반도체 적용 분야가 인공지능(AI),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확장되면서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광주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 2019년 36억7600만 달러, 2020년 38억1500만 달러, 2021년 49억8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68억7400만 달러로 ...
2023.03.16 13:07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8일 막을 내렸다. 광주·전남에서 420명이 도전을 내밀었고 최종 200명이 조합장 뺏지를 거머 쥐었다. 투표율도 높았다. 광주 82.6%, 전남 80.9%다. 조합원들만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선거라서 다른 선거보다 상대적인 관심은 덜했다지만 여느 선거보다도 뜨겁고 치열했다. 대선과 총선, 지선에 이은 대한민국 4대 선거중 하나였기에 비중 역시 결코 작지 않다. 그 간의 조합장 선거의 역사도 깊고 사연도 많다. 군사정권 시절 농협과 수협, 산림조합은 임명제였지만 1988년부터 조합원들이 선거로 ...
2023.03.09 14:55자본주의 사회서비스의 ‘분배적 정의’란 무엇일까? 코로나19 당시 정부와 지자체는 앞다퉈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지급 당시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됐던게 ‘보편vs선별’이라는 말이었다. 선별주의는 특정계층을 대상으로 한 소득재분배효과가 큰 반면, 보편주의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운영의 효율성이 높다. 재정적 한계와 정치적 갈등, 소득격차 등 팬데믹을 통해 우리사회는 ‘복지’라는 사회서비스의 구조와 시스템에 대한 깊은 성찰을 했던 것 같다. 두 분류의 복지 중 우리는 보편복지를 정의할때 ‘...
2023.03.02 14:28요즘 서민 경제에는 암울한 소식뿐이다. ‘난방비 폭탄’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큰 폭의 전기료 인상에 이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대기중이다. 상하수도 요금과 종량제 봉투, 주차요금도 줄줄이 인상이 예고됐다. 생필품 가격 인상도 이어졌다. 아이스크림, 과자, 음료수 등 안 오른게 없다. 외식 물가도 치솟았다. 지난해 연간 외식물가 평균 상승률은 7.7%였다. 1992년 10.3%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다. 정부는 “하반기 부터는 안정된다”고 성난 민심을 다독였다. 과연 믿을수 있는 말인가.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2023.02.09 13:312023년도 벌써 열흘이 훅 지났다.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은 삶의 변화가 많지 않고, 처리해야 할 일들(대략적으로 엇비슷한)이 계속 주어질 때 오는 현상이다. 익숙함이 주는 망각 같은 것이다. 그날은 그나마 여유가 있었다. 전날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 1주기와 관련, 여든네번째 일주이슈를 막 마친 터였기 때문이다. 전날 전쟁통 같은 마감에 비춘다면 이날 오전은 마치 ‘모비딕’이 지나간 바다 같은 느낌이랄까. 오후 들어 한 노인이 사무실을 방문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오는 직원들에 의해 들어와서는 편집국장실 옆 의자...
2023.01.12 14:12중·장년의 삶이 위태롭다. 흔히들 100세 시대라 말하지만 마냥 축복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뭐 하나 제대로 이뤄놓은 것 없는데 은퇴 시기는 빠르게 다가온다. 아직 끝나지 않은 자녀 교육에다, 은퇴 후 인생 2막 준비도 걱정거리다. 장기화된 경기침체 속에 기업들의 퇴직 시기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40~50대 한창 나이에 직장을 잃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 연령이 만 49.3세라는 통계도 있다. 퇴직도 두려운데 새 일자리를 구해 지금껏 일해왔던 세월만큼을 다시 일해야 하는 처지이니 안쓰럽...
최권범 기자 2023.01.05 13:14'지방의 논리(호소가와 모리히로·이와쿠니 데쓴도·1991)' '전설의 군번'인 언론사 선배가 '기자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며 권해준 책이다. 듣고 막바로 떠오른 생각은 "이런 책을 왜 여태 몰랐지?" 였다. 저자는 호소카와 모리히로와 이와쿠니 데쓴도가 절반씩 나눠 서술했다. 이들은 당시 각각 큐슈 구마모토현 지사, 혼슈 이즈모시 시장 재직중이었다. 자치단체 장(長)으로서 지방정부 단체장들에게 '쫄지말고 중앙정부와 행정적으로 당당하게 맞설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목차만으로도 설렘이 느껴졌다. '지방이 ...
박간재 기자2022.12.22 15:58"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다." 공직사회의 고질병인 '부실 용역' 이야기다. 용역은 흔히 정부기관이나 지자체가 어떤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할 때 근거로 내세우는 도구다. 정책연구 용역 남발과 짜맞추기 연구 용역까지…. 공직사회에서 이뤄지는 연구 용역 상당수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 식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마다 부실용역이 남발되는 것은 "타당성이 충분하다"라는 정책연구 용역결과에 쉽사리 수긍하고, "문제 있다" "잘못됐다"라는 지적이 나오면 지자체는 용역 탓으로 돌리는 까닭이다. 부실용역은 자...
김성수 기자2022.12.08 13:42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아세안 정상회담과 G20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했다. 4박 6일 동남아 순방에선 숨가쁜 외교전이 펼쳐졌다. 미국, 일본, 중국 정상들과 릴레이 정상 회담을 성사시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은 2년11개월만이다. 윤 대통령은 12월중 외교 성과와 새정부 국정과제 이행 등을 국민에게 직접 알리는 보고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취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만나지 않고 있는 정치인이 있다.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다. 중국 정상도 3년만에 만났는데, 여소야대 정국에서 아...
서울=김선욱 기자2022.11.24 12:53세월이 하 수상하다. 뛰는 물가 나는 금리에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작금의 나라 현실은 암담하기 그지없다. 지난 10월29일, 서울 한복판에서 자그마치 158명이 목숨을 잃었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3.2m의 좁은 골목에, 그것도 내리막길에 수백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압사'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희생자 일부는 서 있는 상태로 압박받아 숨지기도 했다. 외국인도 26명이 숨졌고, 부상자도 196명에 달했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였고, 미리 막을 수 있었기에 가슴 아팠다. 무엇보다 희생자 대다수가 이른바 '세월호 세대'들이어서 더 가슴 아프다. 참사 이후 하나둘 드러나는 '진실', 말문이 막힌다. 현장 총괄 책임자인 용산경찰서장은 참사 발생 50분이나 지나 현장에 도착했다. 그것도 차량 정체가 심각한 상...
홍성장 기자2022.11.17 15:4923살 젊디 젊은 여성이 사망했다. 아니 어린 노동자가 사망했다. 그것도 아니다. 우리의 이웃이 갑작스레 사망했다. 병이 있는 것도, 차 사고가 난 것도 아니다. 이른 아침 졸린 눈을 비비며, 기계를 빨리 돌리고자 손을 넣다가 빨려 들어갔다. 그녀를 삼킨 기계는 소스교반기(소스를 섞어주는 기계)였다. 그 기계는 2인1조로 운영돼야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기계가 멈췄고 23살의 어린 여성 노동자는 선배들이 알려준 위험천만한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사라져간 그 노동자의 흔적을 회사에서는 흰색 천으로 덮었다....
노병하 기자2022.10.27 15:27광주·전남 지역경제의 버팀목인 토종기업들이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잇단 금리 인상에 따른 재정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목줄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기준금리가 연 3%대에 진입하면서 일부 지역기업들은 영업이익을 모두 쏟아부어도 대출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한계점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광주상공회의소가 지난달 광주·전남 기업 120곳을 대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지역기업 영향 및 대응 실태조사'를 벌였는데, 기업 전체에 달하는 97.5%가 '...
최권범 기자2022.10.20 1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