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의 나눔톡톡>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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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의 나눔톡톡>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것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 입력 : 2025. 07.29(화) 15:57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도로가 강물처럼 변했다. 차량은 물에 잠기고 사람 허리까지 물이 차올랐다. 이처럼 순간적인 폭우는 광주 시내를 마비시켰다.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집중호우, 극한 호우, 극한 폭우, 괴물 폭우라는 말이 나왔다.

이번 폭우로 수많은 큰 피해를 보았다.

농작지가 잠기고, 시설하우스가 내려앉고, 축사가 무너지고 가축은 폐사하고, 산사태로 생명을 잃고. 이재민도 1만5000 명에 이른다.

이런 와중에도 고립된 80대 노인을 구하고, 물의 압력으로 차에 갇혔던 사람을 구하고, 급물살에 맨홀로 빨려 들어가는 노인을 구하는 일도 있었다.

또한 적십자봉사원들은 임시 대피소인 체육관에 쉘터를 설치하고 이재민을 돌보며, 대형 세탁차를 이용하여 세탁 봉사를 하며,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생수나 초코파이, 생활용품 등을 보내왔다.

재난 피해 현장에는 복구작업을 위해 군인과 공무원, 정치인, 공공기관 직원을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렸다. 재난 현장마다 우리 사회가 보여주는 공동체를 위한 나눔과 연대의 모습이다.

반면에 폭우로 비상근무 중 야유회에 가서 춤과 노래를 즐긴 구리시장과 같은 사례는 공동체 의식의 결여에서 나오는 행태라 할 수 있겠다.

숨이 막히는 폭염, 사방으로 번지는 산불, 예고 없이 터지는 대형 사고까지… 이제 재난은 더 이상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닥칠 수 있는 우리의 삶을 매일 흔드는, 현실 그 자체다.

이러한 끔찍한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함께하고자 하는’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다.

우리가 직면한 재난은 개인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다시 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하고, 연대와 협력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

공동체 의식을 키운다는 것은 단순히 생각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이웃의 고통에 공감하고, 내가 아닌 우리를 먼저 떠올리는 마음의 태도를 말한다.

더 나아가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두고, 불편을 함께 감수하며, 행동으로 공동의 미래에 기여하는 하는 것이다.

나눔의 관점에서,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일은 작은 관심에서부터 실천적으로 자신의 시간과 재능,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다.

이미 실천하고 있지만 그래도 부족한, 우리가 당장에 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제안해본다.

하나, 일회용 컵 안 쓰기, 에어컨 1도 높이기와 같은 일상 속 탄소 중립 캠페인에 참여해보는 것.

둘, 지금 수해로 고통받는 현장에 자원봉사나 성금으로 참여해보는 것.

셋, 이번 여름은 역대급 무더위로 혈액 수급의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저출산으로 줄어드는 헌혈에 참여해보는 것.

또 하나, 오늘날 우리 삶의 터전과 공동체를 있게 해 준 독립운동가 후손의 주거 개선과 생계를 돕기 위해 오는 8·15 광복절 80주년을 맞아 대한적십자사가 펼치는 모금 캠페인에 참여해보는 것.

이러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나와 가족, 우리의 공동체를 지키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피할 수 없는 재난 속에 살고, 또 살아갈 것이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우리는 모두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살아간다. 우리는 함께 떠오르거나, 함께 가라앉는다”라고 말했다.

오늘날 우리 공동체가 깊게 새겨야 할 경고이자 다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