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광주 동구 서남동행정복지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시민들이 전남일보에서 제작한 투표 인증 용지에 기표를 한 후 인증샷을 찍고 있다. 정성현 기자 |
본보는 이날 1면에 총 9종의 일러스트와 메시지를 담은 투표 인증 용지를 제작해 실었다. 내용에 적힌 △민주주의에 좋아요 누르는 법:투표하기 △내 아이의 내일을 위해 투표 △나의 미래 내가 만들기 위해 투표 △투표 안한 사람, 나에게 연락도 하지마 등 유쾌한 문구들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해당 이미지는 전남일보 누리집에서 PDF 파일로도 제공돼 누구나 출력해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주목받은 건 ‘참여형 디자인’이다. 용지에는 한글 ‘ㅇ’ 모양이 비워져 있는데, 여기에 유권자가 기표 도장을 찍으면 문장이 완성된다.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유권자가 직접 완성하는 ‘참여의 도구’로 확장된 것이다.
광주 남구민 이수정(57)씨는 “신문을 보고 바로 사전투표를 결심했다”며 “참신한 디자인 덕에 자연스럽게 투표할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무안 몽탄면사무소에 근무하는 임금자씨도 “이렇게 재미있고 예쁜 신문은 처음”이라며 “직원들과 함께 인증용지를 오려 나눠 가졌고, 인증샷을 찍기로 했다”고 전했다.
경기도 수원시 공무원 박정현(52)씨는 “고향 신문이 대통령선거를 맞아 이런 획기적인 기획을 해줘 자랑스러웠다”며 “동료들에게도 출력해 나눴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투표 현장에서 만난 고령 유권자의 소감도 눈길을 끌었다.
‘민주주의에 좋아요 누르는 법, 투표하기’ 문구를 또박또박 읽던 임학례(77)씨는 “투표는 평생 해봤지만 이런 인증은 처음”이라며 “신문을 받아보니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자녀들에게 자랑하려고 인증지를 따로 챙겼다”고 활짝 웃었다.
![]() 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강기정 광주시장과 전남대 학생들이 전남대 용봉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후 입구에서 전남일보에서 제작한 투표 인증 용지에 기표를 한 후 인증샷을 찍고 있다. 김양배 기자 |
강기정 광주시장은 전남대학교 사전투표소에서 인증용지를 활용해 학생들과 인증샷을 찍었다. 그는 “전남일보 인증용지를 보고 감탄했다. 투표용지, 손등, 전남일보 용지까지 총 세 번 인증샷을 남겼다”며 “계엄을 막고 탄핵을 이겨낸 만큼, 이제는 투표로 민주주의를 완성하자. 다시 한번 광주의 힘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신승환(26) 전남대 총학생회장은 “전남일보 덕에 청년들이 즐겁고 부담 없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며 “정치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오늘 실감했다. 다음 정권은 청년 주거와 일자리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조선대 재학생 박수지(24)씨도 “투표 인증 캐릭터를 어떻게 고를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전남일보의 번뜩이는 아이디어 덕분에 즐겁게 해결할 수 있었다”며 “유쾌한 인증 문화 덕분에 잊지 못할 하루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 반응도 뜨거웠다. X(구 트위터)에 게시된 콘텐츠는 도합 20만 조회수와 1만여 건의 리트윗을 기록했고 인스타그램 등에는 인증샷과 패러디 콘텐츠가 속속 올라왔다. “굿즈급 신문”, “감다살(감 다 살아있네)”, “너무 귀엽다”, “이런 1면 처음 본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더쿠·여성시대 등 유수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에는 ‘전남일보라 더 멋있다’ ‘이미 사전투표해서 아쉽다’, ‘센스 최고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탄핵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필요한 한 글자, 가>라는 파격적 레이아웃과 파면 당일 디지털 호외 등을 지켜봤던 지역 정가는 ‘지역신문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며 높게 평가했다.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은 “탄핵 정국에서 보여준 전남일보의 빠르고 번뜩이는 대응력에 감탄했다. 이번 1면 역시 그 연장선”이라며 “지역 언론의 품격과 역할을 제대로 보여줬다. 앞으로도 지역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는 행보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 본보 지면 1면에 게재된 투표 인증 디자인이 29일 X(구 트위터) 등에 공유돼 있다. 정성현 기자 |
오지현·정성현·윤준명·정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