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서구 광주천 동천교 인근에서 중앙오수간선관로 정비사업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중장비 작업이 진행되고 각종 자재들이 장기간 적치되면서 장마철을 앞두고 침수 나 지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상아 기자 |
최근 찾은 동천교 인근 유촌보 하상 공사 현장에서는 관로 설치 작업을 위해 중장비를 투입한 지반 정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사 구간 옆 산책로 일부는 통제돼 있었고, 시민들은 가림막과 경고선 너머로 조심스레 발길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운동을 나온 시민들은 공사 구간에 설치된 가림막 옆을 빠른 속도로 지나치거나 우회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었다.
29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분류식 하수처리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중앙오수간선관로 정비사업 A-Line 2구간’으로, 하수처리 효율과 광주천 수질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주천 우안 무진교~광천2교 부근까지 오수 전용관로를 설치해 기존 합류식 체계에서 벗어나 오수를 하수처리장으로 직접 유입시키는 방식이다.
총 사업비는 490억6700만 원으로, 국비 143억3800만 원(30%), 시비 347억2900만 원(70%)이 투입된다.
사업은 A-Line 1구간과 2구간으로 나눠 추진되며, 이 중 1구간은 공사를 마친 상태다.
현재 진행 중인 2구간은 지난 2023년 6월12일 착공돼 세 차례에 걸쳐 공사가 나눠져 진행되고 있다. 1차분은 2024년 6월 25일 준공을 마쳤고, 2차분(2024년 5월 31일~2025년 7월 12일), 3차분(2025년 2월 12일~2026년 2월 28일)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광주시는 사업이 마무리되면 광주천으로 유입되던 오수를 하수처리장으로 직접 연결함으로써 수질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공사 장비와 자재가 장기간 하천 하상에 놓인 상태로 유지되면서 시민들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천변에서 자주 운동을 한다는 주민 최영준(72)씨는 “대형 장비들이 그대로 서 있다 보니, 장마철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공사로 지반도 약해졌을 텐데 혹시 무너져 내리거나 침수될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60대 주민 김모씨는 “공사가 시작된 지 2년은 된 것 같은데, 아직도 마무리될 기미가 안 보인다”며 “공사를 진행하면서 하천과 산책로를 구분하는 둑도 새로 만들고 있는 것 같은데, 비가 내리면 무너져 내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하천점용허가 조건에 따라 홍수기 시작인 오는 6월21일 전까지 모든 공사 장비와 자재를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시 관계자는 “홍수기에는 하천 공사를 일시 중단하게 돼 있다”며 “6월20일까지는 마대자루, 임시 구조물 등 허가 조건에 어긋나는 물품은 모두 철거하고 안전 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이 사업의 최종 준공 시점을 오는 2026년 12월로 잡고 있지만, 하천 공사의 특성상 여름철 홍수기인 6~9월에는 공사를 중단해야 하므로 올해와 내년 약 6개월 동안은 공정이 멈추게 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홍수기 기간에 공사가 중단되면서 전체 일정도 다소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시민분들이 걱정하는 범람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으며, 공사 일정도 최대한 지연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