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
가뜩이나 방학으로 헌혈자 수가 적은 시기에 전혈에서 분리하는 농축 혈소판(PLT) 수급은 적혈구보다 보관기간이 짧아서 더욱 심각하다. 그래서 전혈 분리 농축 혈소판에 비해 6배 가까운 용량을 채혈하는 백혈구 제거 성분채혈 혈소판(A-PLT) 헌혈을 권장하지만, 일정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고 헌혈 시간이 1시간 이상 소요되는 등 다수가 참여하기는 어렵다. 이런 까닭에 일일 농축 혈소판 보유량은 대개 1~2일분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환자 가족은 간병 뿐만 아니라 지정 헌혈자를 구해야 하는 매우 불편한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겨울철 헌혈 참여는 더 소중하며 특별하다. “한 번의 헌혈로 세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라는 표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전혈을 말하는 것으로 적혈구, 혈소판, 혈장으로 분리되어 세 명의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혈이 부족한 동절기에는 적어도 정기적으로 성분 혈장 헌혈에 참여하는 헌혈자도 전혈이나 성분 혈소판 헌혈에 동참해주어야 한다.
아직 대체할 수 없는 헌혈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그래서 더 고귀한 사랑의 실천이다. 대한민국 헌혈공모전 수기에서 “ 아이가 수술과 항암을 하면서 받게 된 혈액은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의 귀중한 시간과 돈…. 희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라고 아이의 어머니는 헌혈자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렇게 헌혈은 살아있는 세포를 나누어 생명을 살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이에게 건강을 되찾게 해주는 생명 나눔은 물론 헌혈 기부권을 통해 나눔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혈 기부권은 또 하나의 나눔이다. 헌혈자 기념품 대신 기부권을 선택하면 기부금으로 이듬해 장학금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에 사용된다. 지난해 연간 34만여 명이 기념품의 유혹을 뿌리치고 기부권을 선택하는 나눔을 실천했다. 쉽지 않은 이 선택으로 조성된 13억 8천여 만원의 기부금은 올해도 수많은 힘든 이웃에게 전달될 것이다.
또한 헌혈은 이 기부권에 또 헌혈증 기부까지 나눔에 나눔을 더 할 수 있다. 이 헌혈증 기부는 의료비 부담이 많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또 한 번의 나눔이 된다. 여기에 헌혈증만 제시해도 유람선 이용료, 커피나 음식값을 할인하는 가게, 아예 치킨이나 사진 촬영 등 할인쿠폰을 발행하여 기부하는 업체도 있다. 이렇듯 헌혈을 통한 나눔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헌혈은 기부와 봉사를 포함하는 나눔의 시작이다. 다시 말해, 헌혈은 (봉사) 시간을 내어 혈액을 기부하고 기부권이나 헌혈증을 통해 기부하는 나눔으로 구성된 종합선물 세트와 같다.
올겨울 여러분도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세트를 누군가에게 주고 싶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