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설명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가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11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는 정부가 국가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 2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인 사업으로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 중소기업·스타트업 등의 AI 서비스 개발과 정부의 AI 전환 사업에 우선 활용될 수 있는 국가 AI 인프라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국가 AI컴퓨팅 센터는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확보해 오는 2030년까지 1엑사플롭스(EF·1초에 100경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 처리 능력) 연산량을 소화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다. 향후 민관합동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하는 민간 기업의 추가 투자를 더하면 2엑사플롭스 규모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외국산 첨단 GPU를 우선 도입하되 점진적으로 국산 AI 반도체의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부는 수도권 전력난과 지역 균형발전을 이유로 비수도권에 센터를 건립할 계획이어서 공모에 참여하려는 지방도시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실제 사업설명회에는 광주시 뿐만 아니라 전남도, 대구시, 전북도, 포항시 등 전국 지자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광주시 AI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민간이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SPC가 구축을 맡아야 한다. 구성은 공공과 민간이 각각 51%, 49% 비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 총 4000억원을 출자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SPC 지분의 최대 30%(각 15% 이내)를 출자하고, 2027년까지 투자금 2조∼2조5000억원을 저리 정책금융으로 빌려주는 형태다.
컨소시엄도 구성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KT나 SKT, LG 등 통신사와 네이버나 구글 등의 클라우드사가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사업 참여자는 국내 AI 산업 활성화를 위해 AI 컴퓨팅 서비스 모델 구성, 제공 방안, 서비스 로드맵, 공공성 및 수익성을 고려한 부가 서비스 계획 등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대학·연구소 및 중소기업·스타트업 등의 AI 연구개발, AI 서비스 지원을 위해 저렴한 수준으로 운영해야 하며 국산 AI 반도체 활성화 지원 방안도 담아야 한다.
오는 28일까지 정부에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하면 세부 평가기준과 가산점 등이 담긴 공모지침서를 받을 수 있다. 사업참여계획서 접수는 오는 5월19~30일로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지자체들은 센터 유치에 행정력을 총동원 하고 있다.
경북 포항시의 경우 ‘포항 AI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구글, 아마존, 네이버,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 KT, 포항공대(POSTECH), 한동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고려대 관계자들과 협의를 추진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에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같은 첨단 연구시설이 있고 포항공대와 한동대를 중심으로 300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 인력이 있다”면서 “포항공대 반도체기술융합센터와 같은 연구소가 AI기반 신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국가 AI 컴퓨팅 센터 유치에 경쟁력이 있다”고 답했다.
광주시는 AI 중심도시로서 센터 설립의 최적지임을 내세워 광주에 꼭 설립될 수 있도록 유치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시는 이미 지난 2023년 11월15일부터 국가인공지능(AI)데이터 센터가 가동되고 있으며, 현재 국내 AI 기업, 공공기관, 대학 등 총 수백건의 과제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광주에 AI 컴퓨팅 센터가 들어서게 되면 이미 구축돼 있는 AI 데이터 센터까지 활용할 수 있어 AI 기업이나 학교 등은 여러 곳을 돌아 다니지 않아도 광주에서 한번에 해결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광주시는 AI 인재양성과 AI 기업 유치를 위한 다양한 혜택들을 준비하고 있어 여타 지역에 비해 기반이 완벽하게 갖춰진 상태다.
광주시 관계자는 “국내 AI 산업 수요와 성장 속도에 비춰 볼 때 앞으로 컴퓨팅 자원을 할당받기 위한 경쟁은 치열해 질 전망”이라면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 기업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데 반해 기업과 연구기관들은 GPU 자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광주에 AI 컴퓨팅 센터가 들어서면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주시로서는 센터 유치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지만 컨소시엄 구성 등 난제도 많다”며 “광주시의 AI 미래를 위해 꼭 유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