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후 찾은 CGV 광주충장로 내부. 박찬 기자 |
●골라 보는 재미 가득…‘멀티플렉스 극장’
11일 영화계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 주간을 맞아 멀티플렉스 극장 3사(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에서는 액션, SF, 드라마,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일제히 개봉·재개봉한다.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작품은 12일 개봉하는 마블의 신작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로는 지난 2016년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이후 9년 만의 후속작이다. 이 작품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집계하는 예매율 압도적 1위(43.4%·11일 기준)에 오르며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같은 날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로맨스 장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500일의 썸머’ 등이 재개봉하며 커플 관객들을 맞이한다.
신작 외에도 앞서 개봉한 ‘히트맨’, ‘검은 수녀들’, ‘서브스턴스’, ‘하얼빈’, ‘브로큰’ 등이 상영을 이어가며 관객몰이에 나선다.
![]() 광주 동구 충장로에 자리한 광주극장 전경. 박찬 기자 |
1935년 개관해 현재 국내 유일한 단관 극장으로 남은 광주극장과 대중영화보다는 독립영화를 상영하며 마니아층에 명소로 손꼽히는 광주독립영화관에서도 이번 주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시네필들의 선택 폭을 넓혀줄 예정이다.
광주극장에서는 각종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다음달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유력 후보로 떠오른 ‘블루탈리스트’를 12일부터 선보인다. 브래디 코베 감독이 연출하고 애드리언 브로디, 펠리시티 존스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30년에 걸친 한 인물의 연대기를 215분의 러닝타임에 담아냈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정착한 헝가리 출신 유대인 건축가의 이야기를 격동적으로 스크린에 구현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열린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3관왕(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에 오르며 입증한 작품성을 흥행으로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 밖에도 무성영화 시대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더 폴: 디렉터스 컷’, 스페인 영화 ‘벌집의 정령’, 킬리언 머피 주연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 성소수자를 다룬 다큐멘터리 ‘두 사람’ 등 다양한 작품들이 스크린에 걸린다.
광주독립영화관에서는 아버지의 주취 폭력을 피해 가출한 소년이 수배 중인 고려대 운동권 학생을 우연히 만나 펼쳐지는 1987년 봄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정돌이’를 12일부터 상영한다. 이 작품은 당시 전두환의 4·13 호헌조치로 격량에 휘말린 대학가에서 드라마틱한 세월을 보낸 실존 인물 송귀철을 조명해 개봉 전부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관객들을 맞이하는 가운데 영화계는 ‘밸런타인데이 특수’에 대해 난망하면서도 일부 대작 영화들이 힘을 써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이날 만난 영화계 관계자 A씨는 “최근 대형 흥행작들이 부재해 배급사들이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밸런타인데이가 휴일도 아니라 여러 신작들이 개봉하는 이번 주에도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그래도 1년에 한 번 있는 기념일에 맞춰 연인, 가족, 친구끼리 영화를 관람하러 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캡틴 아메리카’ 신작을 통해 올해 극장가 성황의 포문을 열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