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 잇따라 흥행…올 가을 광주는 '꿀잼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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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지역 축제 잇따라 흥행…올 가을 광주는 '꿀잼도시'
충장축제 성황…세계적 축제 목표
3회째 맞은 버스킹월드컵도 대박
김치축제 '흑백요리사’ 셰프 초청
'늘 하던대로’ 탈피해 '과감한 도전'
  • 입력 : 2024. 10.16(수) 18:48
  •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제21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 개막식이 지난 2일 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앞 메인 무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박찬 기자
지역 축제들이 잇따라 흥행을 거두면서 ‘노잼도시’로 불리던 광주가 ‘꿀잼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추억의 충장축제를 비롯해 여러 축제가 ‘늘 하던대로’가 아닌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면서 올 가을 광주는 전국에서 가장 유쾌한 도시가 될 조짐이다.

광주 동구는 최근 세계축제협회(IFEA)로부터 ‘세계축제도시’로 지정됐다. 20여년간 성장한 충장축제가 지역만의 축제가 아닌 전국의 이목을 받으면서다. 축제협회는 2010년부터 7개 권역·인구별로 가장 우수한 도시를 선정해 오고 있으며 세계축제도시로 선정될 경우 세계축제도시 로고를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통한 축제도시 홍보를 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시작된 충장축제는 국내에서도 20개 뿐인 ‘명예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매년 열리는 축제를 대상으로 ‘지역축제’, ‘예비축제’, ‘현행·명예 문화관광축제’, ‘글로벌축제’로 단계를 나눠 각각 차등 지원한다. 명예축제는 문체부로부터 재정지원을 10년간 받을 수 있으며 이후에도 세계적 축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모사업 지원을 지속한다. 지난해에만 국내에서 1129개의 지역축제가 개최된 것을 고려하면 충장축제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대표 축제로 도약한 것이다.

다만 예술의 거리, 충장로4·5가를 중심으로 지역 상인, 문화예술인들의 공연이 펼쳐졌으나 중앙무대에서 외곽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콘텐츠는 부족했다는 것이 충장축제 관계자가 스스로 내린 평가다.

이에 동구는 충장축제를 진정한 ‘글로벌 축제’로 만들기 위해 7080세대의 추억을 그리는 것에서 나아가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도록 충장로 중심상가 외에도 5·18민주광장, 예술의 거리 등까지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충장축제는 인근 상권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동구가 지난해 충장축제 기간 전과 후,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축제기간 충장로 전역과 지하상가, 천변 인근, 예술의 거리 등의 소비매출이 평상시 대비 40.7% 증가했다. 충장로 1·2·3가의 경우 매출이 59% 증가했다.

충장축제와 함께 개최된 ‘제3회 광주버스킹월드컵’도 각광을 받았다. 3년째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58개국 781팀이 예선에 접수하는 등 충장축제를 세계의 축제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해외에서 이미 다수의 앨범을 출시한 유명 가수부터 바스크 민속음악을 현대악기와 결합, 댄서들과 함께 역동적인 무대를 선사한 유로 포크 최고의 유럽 밴드 ‘코론치(스페인)’와 나폴리 음악의 정수를 들려줄 트리오 ‘수오노 다예레(이탈리아)’, 그리고 대한민국의 전설적인 블루스·록 밴드 ‘신촌블루스’가 버스킹 월드컵 무대에 섰다. 또 청춘들의 공감을 이끌며 한국 모던록의 계보를 잇는 ‘몽니’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재미를 더했다.

광주의 가을축제는 계속된다. 18일과 19일 광주 서구 광주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제31회 광주김치축제’에 인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연진인 최현석, 여경래, 파브리치오 페브리 셰프 등이 푸드쇼에 초청돼 주목받고 있다.

흑백요리사는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론칭 2주만에 OTT 시청률 신기록을 썼다. OTT 가입자 과반수가 시청해 지난 4월 이후 OTT에서 공개된 38개 K-오리지널 콘텐츠 중 역대 최고 기록이다.

셰프들은 광주 김치축제 경연대회에서 김치명인들의 김치를 재해석해 새로운 요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흑백요리사에서 묵은지를 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듯 김치가 한식·중식·양식 등 세계 어떤 요리와도 어울릴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셰프들이 만든 요리를 관람객들이 직접 맛볼 수 있는 시식 이벤트도 진행된다. 시식 티켓은 선착순 50명, 행사장 이벤트 참여자 50명 등 총 100명에게 당일 현장에서 배부한다.

광주시가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스타셰프들을 방송이 방영되기 전부터 섭외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져 과감한 도전과 선구안적인 시각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동시에 축제 현장에선 김치 제조·판매업체와 소비자 간의 활발한 거래의 장도 열린다. 배추김치의 원자재인 배추가격이 폭등한 상태이지만 광주시는 소비자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방문객들에게 김치를 판매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행사장에서 시중가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김치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김치축제는 세계에 김치를 소개하는 취지이기에 세계적 관심을 받는 흑백요리사 출연자 섭외에 노력했다”며 “축제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스타셰프 푸드쇼를 비롯해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