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인문학>‘사후 세계 상징’ 검은색 상복 입고 장례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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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
박현일의 색채인문학>‘사후 세계 상징’ 검은색 상복 입고 장례 참석
(259) 검은색과 생활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 입력 : 2024. 08.07(수) 17:29
●검은색의 감정

검은색을 좋아하는 타입은 현재의 환경에 대해 불만이 강하다. 자신은 어떻게 할 수 없는 힘에 억눌려 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사물을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이 타입은 반사적으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불공정한 제도들을 파괴하려는 강한 욕망을 나타낼지도 모른다(현실에 불만). 이들은 위대한 듯이 행동하려 하며, 자신이 세상의 모든 것에 통달해 있다고 남에게 인상을 주려고 한다. 특히 이들은 어떤 일에 재치 있게 대응하는 슬기인 기지가 풍부하고, 현명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나타내려고 한다.

●검은색의 심리

검은색을 싫어하는 사람은 죽음이나 영원의 해명하기 어려운 신비를 의미하고 있다. 이색을 싫다는 것은 숙명을 거부하고, 자신의 운(運)을 스스로 창조하며, 지배하고 싶다는 뜻이다(숙명적·신비적). 그래서 이들은 주어진 명령에 곧잘 분노를 느끼며, 어떠한 것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들을 제어하거나 지배하려는 사람은 강렬한 저항을 각오해야 한다.

검은색의 이미지에는 딱딱하다, 무겁다, 죽음, 불길, 강하다, 정숙, 날카로움을 나타낸다.

검은색의 심리효과에는 4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빛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두 번째는 가장 무겁게 느껴진다. 세 번째는 상대를 움직이는 힘을 준다. 네 번째는 외부의 자극과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지켜준다.

검정은 정치의 색이고, 무관심을 상징한다.

●검은색과 복장

검은색은 예복(禮服)이나 상복(喪服)을 의미한다. 공식적으로 검정이 애도의 색깔로 표시된 시기는 기원전 323년 알렉산더 대왕이 죽을 때부터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하얀 상복을 입는 민족은 대개 “검은색이 다산을 상징했으며, 다산이 검은색이면 죽음은 하얀색”이라고 믿었다.

1694년 영국의 왕인 윌리엄 3세는 메리 왕비의 죽음을 슬퍼하여 다음과 같이 명했다. 영국의 모든 변호사는 애도의 뜻으로 법정에서 검은색 드레스를 입으라고 했다.

오늘날까지 유럽에서는 통용되는 상복 규정이 있는데, 장례식에서 가장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은 완전히 검은색 옷을 입는다.

서양이나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의 대부분 나라에서는 상복(喪服)을 검은색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2가지 설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불에 타고 남은 재를 보며 검정을 사후세계의 상징색으로 여겼다는 설이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에서는 가족이 죽으면 얼굴이나 온몸에 검은 흙칠을 한 풍속이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더불어 죽는다는 뜻에서 온몸에 검은 흙을 칠했다. 두 번째는 인간에게 두려움을 안겨주는 어둠의 색이 검정인 데서 유래됐다는 설이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10세 이상의 여성이면 누구라도 외출할 때 검은색 차도르를 뒤집어써야 하며, 그 이유는 여성들에게 순종과 금욕을 강조하기 위해서 관습이 된 것이다.

검은색의 제약과 사회적인 반영은 17세기 초 이탈리아의 캄파넬라(Campanella)에 의해서 언급되었고, 키로 디 페르스(Ciro di Pers)의 저서에서 검은색 옷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색은 각 시대에 즐겨 사용되었고, 각 나라는 자기들의 관습이 있었다. 오늘날 모든 사람은 검은색을 좋아한다. 검정은 땅과 물질 그리고 지옥의 색이며, 죽음과 무지의 기호를 나타낸다.

역사의 어떤 시기에는 공식적인 옷으로 ‘엄격한 검은색’이 높이 샀다. 이 검은색은 17세기 말과 18세기 초 초상화에서 볼 수 있다. 물론 18세기의 검은색은 베네치아처럼 여러 계급이 섞여 살던 도시에서 거리감과 존경심을 만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러 색을 사용하던 긴 시기가 지나자 검은색 옷은 1830년경으로 되돌아왔다. 검은색 옷은 모든 시민이 입은 유니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