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의 경제칼럼>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그는 과연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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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의 경제칼럼>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그는 과연 존재할까
송호 경제칼럼니스트
  • 입력 : 2024. 07.11(목) 13:20
송호 경제칼럼니스트
비트코인 창시자는 사토시 나카모토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누구도 본적이 없어서 비트코인 창시자가 지어낸 가공의 인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2009년 비트코인이 세상에 등장한 후 언론계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까지도 그를 만나본 사람은 없다. 되레 스스로 본인이 사토시라고 주장하는 몇몇 사기꾼만 등장했다. 최근에는 크레이그 라이트라는 호주의 컴퓨터 공학자가 그럴듯한 증거를 제시하며 본인이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주장을 했고 거대 비트코인 소유자들로부터 영국법원에 소송을 당해 지난 3월 사토시가 아니라는 최종판결을 받기도 했다.

그는 과연 가공의 인물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암호학자이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할피니를 사토시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최초로 사토시로부터 테스트용 10개의 비트코인을 전송받았고 이메일로 지속적으로 사토시와 교류하며 비트코인의 기술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할피니의 비트코인 채굴방식이 사토시와 유사하고 지난 2014년 할피니가 사망한 이후 사토시로 추정되는 비트코인의 채굴이 뜸해졌다는 것도 이유다. 하지만 할피니가 사망하기 1년여 전에 세상에 쓴 ‘비트코인과 나’ 라는 편지를 보면 할피니가 사토시라는 추정 또한 잘못된 것 같다. 편지에서 할피니는 사토시를 정확히 3인칭으로 지칭하며 사토시에 대한 칭찬과 채굴한 비트코인을 물려줄 유산으로 집착했다.

비트코인이라는 엄청난 신 자산을 창조해낸 창시자가 밝혀지지 않고 있고 심지어 사라졌을 것이라는 가정은 아이러니하게도 비트코인을 더욱 완벽한 자산으로 만들고 있다. 탄생부터 탈중앙화를 기치로 창조된 비트코인은 창시자조차도 나타나지 않으면서 어디에서든지 누구에게든지 구속되지 않고 통제되지 않는 자유롭고 주인이 없으면서도 존재를 부정할 수도 없는 완전한 자산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자산이 처음부터 사토시 나카모토가 의도적으로 만들고자 했던 자산인 것으로 생각된다.

비트코인 전문가들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영원히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사망한 할피니를 사토시 나카모토로 믿고 싶은지도 모른다. 만약 갑자기 사토시가 등장한다면 비트코인에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토시가 가공의 인물로 영원히 남아있어야만 비트코인의 완결성이 더욱 공고해진다는 사실은 가상화폐 자산시장의 재미있는 한 단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