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침범한 음식물 쓰레기통…“악취에 안전 위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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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인도 침범한 음식물 쓰레기통…“악취에 안전 위협도”
높은 기온에 음식물 쓰레기 부패
악취·비위생, 보행자 '불쾌지수 ↑'
소규모 음식점 제재할 조례 미비
  • 입력 : 2024. 07.09(화) 18:22
  • 글·사진=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광주 동구 소재 번화가 인도 위에 음식점에서 내놓은 음식물 쓰레기통이 놓여있다.
“안 그래도 습한 날씨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은데 가득 찬 음식물 쓰레기통과 그 냄새로 기분이 더 상해요.”

광주 시내 일부 음식점에서 음식물쓰레기통을 인도와 길가에 방치 해두고 있어 시민들이 불쾌감을 호소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통이 무방비하게 놓여진 탓에 도시미관 저해는 물론 악취와 안전 문제 등이 야기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8일 광주 동구 소재 번화가 식당 앞. 인도 한쪽에는 음식점에서 내놓은 음식물 쓰레기통이 놓여 있었다.

해당 지역에서는 매주 월·목요일 일몰 후 자정까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지만, 수거용기는 배출일이 아닌 날에도 같은 자리에 방치된 상태다.

오락가락한 비로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한 날씨 탓에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에는 역한 냄새가 풍기는 상황이다.

도로를 점령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용기는 거리 미관도 훼손은 물론, 보행자들의 통행에도 방해를 주고 있다. 이 곳을 지나는 행인들은 인도 양쪽으로 놓여진 쓰레기통으로 인해 좁아진 인도에서 내려와 차도로 통행하기도 했다.

인근 주민 이연성(28)씨는 “식당이 줄지어 있는 번화가이기 때문에 식당에서 하나씩만 내놓더라도 음식물 쓰레기통만 수십 개다”며 “좁은 인도에 쓰레기통까지 있으니 보행하는데도 불편함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안 그래도 불쾌지수가 높은 날인데 코를 찌르는 음식물 쓰레기 냄새에 구역질까지 올라올 정도다”고 덧붙였다.

특히 음식물이 부패하기 쉬운 여름철에는 각종 해충까지 들끓으면서 감염병 우려까지 낳고 있어 행정 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광주 각 지자체 음식물류 폐기물의 발생 억제, 수집·운반 및 재활용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음식점과 상가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 장소는 구청장 권한으로, 대부분 ‘사업장 앞’으로 계도하고 있다.

수거일은 대부분 구역별 격일이며, 수거일 전날 일몰 후부터 자정까지만 배출할 수 있다. 현행법상 사업장 면적 200㎡ 이상의 다량 배출 사업장에는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나 배출 규정을 주로 어기는 소규모 음식점에서는 계도만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소규모 음식점에서는 영업에 지장을 우려해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

동구의 한 자영업자는 “여름철 유독 음식물 부패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통을 식당 내에 둘 경우 하루 이틀 내에 가게 안에 냄새가 진동한다”며 “가게 위생상 밖에다 두면서도 거리 미관상이나 행인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배출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자체는 이와 관련해 여름철마다 잦은 민원이 접수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자영업자들들을 제재할 방법은 없어 난감해 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수거 전날 음식물 쓰레기통을 내놓아야 한다는 원칙을 두고 계도에 나선 상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인한 불편함을 토로하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현행 조례로 단속을 하기에 한계가 있고, 자영업자 입장에서도 조례를 지키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본다”며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계도 활동을 강화하고, 관련 민원 접수 시 적절한 조치를 바로 취하겠다. 또 현실에 알맞은 조례 개정을 위한 논의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