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카이 캐슬' 현실판 된 봉선동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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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스카이 캐슬' 현실판 된 봉선동의 민낯
공교육·입시제도 개선 시급
  • 입력 : 2024. 07.03(수) 17:38
‘광주판 대치동’으로 불리는 봉선동은 ‘사교육 전쟁터’였다. 전남일보가 연속 기획보도중인 ‘호남 사교육 1번지 봉선동 집중해부’를 통해 봉선동만의 사교육 민낯이 파헤쳐졌다. 봉선동 학부모들은 초등생 자녀들부터 ‘명문중’ 입학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봉선동에 위치한 전문학원은 상담을 받으려는 학부모들로 매일 장사진을 이룬다고 한다. 각종 선물공세도 이어진다고 한다.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한 학부모들의 몸부림이다.

봉선동에 위치한 명문 사립중도 수업료 등이 일반 사립 대학교를 웃도는 수준이다. 과거 ‘귀족학교’로 불릴 정도다. 평균 수업료와 방과후 활동비·해외 및 특별활동비 등까지 더하면 연간 100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사고·과학고 진학률이 높은 탓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해당학교를 무조건 거쳐야 한다’는 인식이 크다. 결국 봉선동 키즈들은 초등생부터 ‘명문중’ 입학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의 목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립중은 ‘의대·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진학하기 위한 관문일 뿐이다.

수능 한 문제에 당락이 결정되는 명문대인 만큼, ‘족집게 문제’를 받기 위해 더욱 더 사교육의 늪에 빠져드는 곳이 봉선동이다. 특히 부촌인 봉선동 학부모들은 자녀 성공 욕이 강하다 보니 학교보다 학원 의존도가 갈수록 높다고 한다. 봉선동이 대한민국 입시 제도의 현실을 다룬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현실판 같다. 자녀들을 남들이 선망하는 속칭 명문대에 보내고 싶어 하는 현실 속 부모들의 욕망을 다룬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어쩌면 본보가 기획보도 중인 봉선동의 민낯이 드라마 속 ‘입시 전쟁’보다 더 잔인한지도 모르겠다.

공교육의 위기는 학부모들의 관심을 사교육 쪽으로 향하도록 만들었다. 최상위권 대학 진학이 부와 지위의 대물림 수단으로 여겨지는 교육 문화가 사교육 시장을 부추긴 꼴이다. 하루빨리 공교육을 바로세우고 입시과정의 대수술 없이는 교육의 미래는 암울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