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 풍선에 찢긴 '대북지원품'·우상화 문건 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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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北 오물 풍선에 찢긴 '대북지원품'·우상화 문건 등 포함
통일부, 오물 풍선 분석결과 공개
살포용 쓰레기 급조 정황 등 발견
  • 입력 : 2024. 06.24(월) 13:54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통일부가 24일 ‘북한 살포 오물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오물 풍선 안에 있던 의류 일부는 한국이 지원한 것으로, 가위나 칼로 훼손돼 있다. 통일부 제공
최근 북한에서 살포한 ‘오물 풍선’에 대한 분석 결과가 공개된 가운데 대북지원 차원에서 과거 남한 업체에서 보낸 의류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수집한 북한발 오물 풍선 약 70여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풍선 안에서는 가위나 칼로 훼손한 넥타이, 청재킷 등이 나왔는데, 이는 과거 대북지원 차원에서 북한에 의류를 보내온 한 남한 업체의 옷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는 지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민간단체 등을 통해 대북 지원을 해왔다.

또 통일부는 오물 풍선 안 내용물이 일반 생활 쓰레기보다는 일정 크기의 폐종이나 비닐, 자투리천 등이 다수 확인된 점 등을 토대로 살포용 쓰레기가 급조됐다고 분석했다. 페트병은 라벨이나 병뚜껑 등을 제거해 상품정보 노출을 방지하려는 노력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풍선에서는 김정일·김정은의 우상화 문건들이 잘린 채 발견되기도 했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대원수님 교시’라고 적힌 문건 표지나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라고 명시된 문건 표지 등이 식별됐으며 반으로 잘려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형법 등으로 ‘수령교시 문건 훼손’ 행위를 최대 사형까지 가능한 중죄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같은 문건을 손상할 정도로 부주의했다는 것은 오물 풍선용 쓰레기를 조달할 시간이 그만큼 촉박했다는 해석이다.

풍선에 적재됐던 토양에서는 회충, 편충, 분선충 등 기생충이 다수 검출됐으며 사람 유전자도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토양에 화학비료 대신 인분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통일부는 “다만 이번에 살포된 토양은 소량으로, 살포 오물로 인한 토지 오염이나 감염병 우려 등 위해요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남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지난 5월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담배꽁초 등을 담은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살포한 바 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