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구도…‘한동훈 대 반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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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구도…‘한동훈 대 반한동훈’
한동훈 대세론 속 원희룡·윤상현·나경원 맞서
  • 입력 : 2024. 06.21(금) 07:41
  • 오지현 기자·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대세론을 형성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이 맞서는 ‘한동훈 대 반(反)한동훈’ 구도가 짜여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며 대세론을 구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전당대회에서 결선투표를 유지하기로 한 만큼 1차 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이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 타 후보간 단일화로 역전극이 펼쳐질 수도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오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총선 패배 책임론은 물론 당정 관계 설정부터 김건희 여사 의혹과 채상병 특검법과 같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킬레스건까지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은 비대위 시절 영입인사를 중심으로 당 현역 의원들을 규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시절 사무총장을 맡았던 장동혁 의원과 영입인사인 정성국 의원 등이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당 조직에서는 열세로 분류된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어대한 현상’에 대해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이라고 비판하는 등 국민의힘 최대 계파인 친윤계는 총선 참패 책임론 등을 들어 견제 심리를 감추지 않고 있다.

친한계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에 당선시킨 친윤계의 조직력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모양새다. 그러면서도 한 전 위원장이 ‘용산과 기싸움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 회복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친한계로 꼽히는 장동혁 의원은 이날 공개된 MBN 유튜브 ‘지하세계-나는 정치인이다’에 출연해 “당연히 협력 관계로 가되, 그 협력 관계의 전제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전당대회보다는 조직의 힘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출마를 두고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려는 윤심의 발로라는 해석이 나온다. 원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을 역임했고 총선 참패 직후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됐다.

원 전 장관은 20일 언론에 보낸 메시지에서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에 대해 숙고한 결과,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인 인천 계양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명룡대전’으로 보수층의 지지를 얻었다. 총선 참패 이후 잠행하면서 전당대회에 불출마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국민의힘 당권 주자 중에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 전 장관과 대통령의 친밀도를 볼 때 결심한 배경에 대통령과 상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다른 후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짚었다.

다만 한 전 위원장도 지난 총선 기간에서 원 전 장관을 수차례 찾아가 지원 유세를 하는 등 인연을 가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 이후 잠행 기간 원 전 장관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하기도 했다.

친윤계가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을 동시에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나 의원은 앞서 이철규 의원과 이른바 ‘나이연대’가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나 의원은 친윤계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거리를 두면서 당 안팎의 지지층을 규합하고 있다.

나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추경호 원내대표 주재 중진 회동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언제쯤 출마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는 질문에 “결정의 시간, 결정의 때는 차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전 의원장을 향해 견제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나 의원은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이 당이 주인도 없고 역사도 없고 뿌리도 없으면 누가 와서 이 당을 이용만 하고 가는 것 아닌가”라며 “정치도의상, 염치상, 그러한 점도 당연히 지적받고 아마 비판받을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는 ‘어대한’ 기류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의 결과는 같지 않다. 당원들은 조금 더 정치의 고관여층이고 당의 미래에 대해서 진정하게 고민을 할 것이고, 다른 판단들을 하시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나 의원은 앞서 페이스북에 “우리 당은 스스로 친윤, 비윤, 반윤 또는 친한과 반한, 이런 것들과 과감히 결별했으면 한다. 완전히 잊고, 묻어버렸으면 한다”며 “제가 지금껏 걸어온 정치에는 친(親)도 반(反)도 없었다.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은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을 함께 때리고 있다. 그는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에서 패배한 분들은 자숙의 시간이다”며 “어떤 전당대회를 통해서 어떤 정치일정을 징검다리 식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 “정말 수도권 승리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당의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 대통령에게 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 자세히 비교 평가해달라”고 강조했다.
오지현 기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