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취약업종 근로자 고용환경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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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광주지역 취약업종 근로자 고용환경 ‘악화일로’
올해 최저임금 준수율 86.9%
최근 1년 직원 감원율 17.2%
물가상승에 실질임금도 줄어
“임금 올라도 고용 불안 노출”
  • 입력 : 2024. 06.20(목) 17:37
  •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고물가 속 경기침체 장기화 여파로 광주지역 취약업종의 최저임금 준수율은 떨어지고 직원 감원율은 올라가는 등 고용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동구 충장로의 한 점포에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고물가 속 경기침체 장기화 여파로 광주지역 편의점, 청소미화, 아파트 경비 등 취약업종의 최저임금 준수율은 떨어지고 직원 감원율은 올라가는 등 고용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0일 광주시 비정규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 15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제조업·서비스업·판매업·용역업 종사자 등 취약업종 노동자 394명과 사업주 93명 등 총 487명을 대상으로 올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광주지역 사업장의 최저임금 준수율은 86.9%로, 지난해 92.5%보다 5.6% 하락했다. 이 중 74.1%는 10인 이하 영세사업장 종사자였다. 또 지난해부터 최근 1년 사이 인원 감축을 한 사업장은 전체의 17.2%를 차지했다. 최근 7년 조사에서 가장 높은 감원율로, 지난해(9.9%)보다도 7.3%p 상승했다.

또 최근 한 단체가 전국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7명은 내년 법정 최저임금이 최소 1만1000원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만1000원은 올해 최저시급(9860원)보다 1140원(11.5%) 늘어난 금액이다. 전년 대비 최저임금 인상률이 5.00%였던 2023년, 5.05%였던 2022년과 비교하면 대다수 직장인들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원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근로자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임금 인상에 따른 외식 물가 상승·고용 위축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취약업종 근로자들의 걱정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월급은 큰 변동이 없고, 고물가 속에 지출과 노동시간이 늘면서 오히려 실질임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임금이 오르면 고용주가 직원을 감축하거나 고용 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도 높다.

이날 광주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20대 정모씨는 “최저임금이 1만1000원대로 올라도 적정 임금을 받지 못하는 데다가 고물가로 인해 지출액이 늘어 오히려 실질임금은 줄어든다”며 “주휴수당은 차치하고 최저시급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곳이 생각보다 많다. 임금 준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게 먼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주가 직원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인원을 감축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며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하는 건 맞지만, 물가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막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 흐름에 따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하반기 중 2.5%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지난 2021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물가에 소비 위축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2021년 102.57(2020=100)으로 전년대비 증감률 2.6%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에는 107.79로 지난해보다 5.1% 상승했고 2023년은 111.76으로 전년대비 3.7%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보면 광주 소비자물가지수는 114.78(2020년=100)로 전월보다 0.1% 상승, 전년동월대비 3.2% 상승해 전월 3.3%보다 0.1%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117.31(2020년=100)로 전월 대비 0.0% 보합, 전년동월대비 3.3% 늘어 전월 3.6%보다 0.3%p 줄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